에코맘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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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맘들의 수다


‘에코맘’은 환경을 뜻하는 ‘에코’와 엄마를 뜻하는 ‘맘’의 합성어로 환경을 생각해 친환경적 살림을 하는 주부들을 뜻하는 말이다. 알뜰살뜰, 가족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까지 챙기는 대한민국 대표 에코맘 고용남·오성희 ·윤현숙 동갑내기 세 주부를 만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구 끌어안기]에코맘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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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며 환경에 관심 많아져
진행자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고 아이를 낳기 전에는 환경 문제가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 문제가 우리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문제를 피부로 느끼게 됐죠. 아이들은 자라면서 이런저런 병치레가 많아요. 우리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감기를 달고 살았어요. 둘째도 알레르기 수치가 높아서 소아천식까지 앓았고요. 아이들이 외부 환경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걸 알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윤 우리 아이는 아토피 체질이었어요. 태어나면서부터 태열도 있었고, 여자아이인데 고등학교 때는 아토피가 심해져서 콤플렉스도 있었죠. 그런 상황에서 환경연합에서 자원봉사로 식품완전표시제 모니터링을 하게 됐어요. 아이가 있기 때문에 더 꼼꼼하게 모니터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차츰 먹을거리에도 관심이 생기고 대기오염이나 기후변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오 ‘에코맘’이라는 단어가 미국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도 예전부터 친환경 살림을 하는 주부들이 많았어요.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환경 문제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가족들 먹을거리를 비롯해서 아이들과 연관된 것 하나하나 신경 쓰다 보면 결국 환경 문제를 피부로 느끼게 되더라고요.

고 저희 가족은 15년 넘게 주택에 살다가 새 아파트로 이사를 왔는데 아들한테 아토피가 생겼어요. 매스컴에서 보던 ‘새집증후군’이 이거구나 싶었죠. 면역성이 약한 아이들은 정말 민감하게 반응해요. 학교 급식에 들어가는 첨가물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아이들을 통해서 환경 문제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많이 느꼈어요. 엄마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신경 써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밥상은 유기농, 간식은 제철 과일
진행자 요즘 가장 관심을 두는 문제는 어떤 건가요?

오 아무래도 먹을거리죠. 광우병이나 멜라민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유기농, 무농약이 제일 좋죠. 가능한 한 가까운 곳에서 난 먹을거리를 찾고 외식은 피하는 편이에요. 최근 우리나라의 가정용 화학조미료 양은 많이 줄었는데 대신 외식업체에서 사용하는 중국산 화학조미료 양이 많이 늘었대요.

윤 음식에 들어가는 화학조미료 때문에 저희 집도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에요. 우리 아이는 아토피 때문에 먹는 것에 특별히 신경을 썼거든요. 가끔 밖에서 조미료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속이 메스껍다고 해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전에는 남편한테 외식하자고 조르면서 많이 싸웠는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죠(웃음).

고 제가 워낙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아요. 가끔 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서 먹을 때도 있지만 될 수 있으면 가공식품은 거의 구입하지 않아요. 아이들 간식으로 과자나 빵 같은 건 거의 먹이지 않았어요. 감, 배, 사과 같은 제철 과일을 박스로 사서 간식으로 줬죠. 아이들이 과자 먹고 싶다고 할 때면 강냉이나 땅콩 같은 걸 줬고요. 감자나 고구마는 활용도가 높은 음식이에요. 감자는 갈아서 전으로 먹기도 하고 고구마는 밥에 넣어 쪄서도 먹고. 맛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무척 좋죠. 아이들 어렸을 때부터 함지박에 옥수수나 감자, 고구마를 담아서 식탁 위에 올려놨어요. 이제는 습관이 돼서 아이들도 바깥 음식보다는 집밥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오 용남씨네 아이들은 진짜 행복할 것 같아. 며칠 전에 남편이랑 아이들이랑 유명한 호텔 뷔페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어요. 화려하고 맛있어 보이기는 했는데 먹고 나서 갈증이 너무 나더라고요. 다들 집에 와서 물 마시기 바빴어요. 평소에 조미료 들어간 음식을 잘 안 먹다 보니 확실히 몸이 민감하게 반응해요.

고 수입 밀가루는 농약이 60가지나 들어간대요. 그것을 오랫동안 밖에 뒀는데도 벌레가 안 생겨요. 예전에 물국수를 사다가 냉장고에 넣고 깜빡해서 2주 동안 둔 적이 있는데 상하지 않더라고요.

윤 그러고 보면 남자들이 제일 불쌍해요. 저나 아이들은 집에서 챙겨 먹으면 되지만 남편들은 회식이다 뭐다 해서 밖에서 워낙 많이 먹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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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장은 어떻게 보세요?
고 먹을거리는 주로 생협(생활협동조합)과 시골에서 부쳐주는 것들을 이용하고, 가끔 아파트 안에 서는 장에서 구입하기도 해요.

윤 저 역시 생협을 이용하고 주변의 유기농 매장에도 가고 그래요. 마트에 가면 꼭 원산지 표시, 성분 표시 확인하고요. 대형 마트가 살 거리가 많아서 좋기는 한데 이것저것 담다 보면 항상 넘치게 사더라고요. 저희는 식구가 셋인데 그렇게 장을 보고 오면 항상 버리는 게 생겨서 피해요. 또 차를 타고 가게 되니까 이산화탄소 문제도 있고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의 마트를 이용해요. 농약과 방부제 문제도 있고, 먼 거리에서 오는 수입 농산물에는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오 저는 얼마 전에 시골로 이사를 했어요. 텃밭에서 채소도 가꿔 먹고 생협 통해서 먹을거리를 구입해요. 하나로마트 같은 경우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이 많기 때문에 먹을거리를 수입해오며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어요.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은 장보기가 되는 거죠.

고 저도 가끔 대형 마트에 가는데 쇼핑카트를 보면 환경에 관심이 있는 분과 없는 분이 딱 차이가 날 때가 있어요. 채소나 유기농으로 가득 찬 카트가 있는가 하면 인스턴트식품으로 가득 찬 카트가 있어요. 그런 집은 ‘아이들이 참 안됐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조금만 신경 쓰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데, 관심을 갖다 보면 수많은 식품 중에 좋은 것을 골라내는 눈이 생겨요.


피할 수 없는 건 즐기되, 선택할 수 있다면 선택하자
진행자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지다 보면 스트레스 받지 않나요?

오 100% 유기농, 무농약, 무조미료 음식만 먹을 수는 없죠. 밖에서 친구들도 만나고 사회생활을 하니까 먹을 땐 행복한 마음으로 먹어요. 대신 선택이 가능한 경우에는 좀 더 살펴보는 거죠.

윤 저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도대체 뭘 먹어야 하는지 막연했어요. 그렇게 치면 정말 먹을 게 없거든요. 근데 뭐가 좋고 나쁜지 알게 된 뒤에는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더라고요. ‘피할 수 없는 건 즐기고 선택할 수 있는 건 선택하자’는 주의예요. 아직 많이들 모르시는 건 홍보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식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표시하는 식품성분표시제 같은 제도는 정말 필요하거든요. 먹을거리뿐 아니라 그릇 같은 생활용품도 그런 부분을 소비자들에게 좀 더 확실하게 홍보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어요.

진행자 유기농 식품이나 친환경 제품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가격이 비싸서 ‘부자들만 먹는다’라는 선입견도 있어요.

고 주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파는 친환경 식품들이 일반 식품들과 차이가 많이 나죠. 생협에서 파는 것들은 이제 거의 비슷해졌어요. 저도 처음 생협을 이용할 때는 1, 2백 원이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주부다 보니 아주 작은 가격 차이도 굉장히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지출을 줄이더라도 먹을거리만큼은 건강한 것으로 먹는 게 우리 가족에게 정말 좋은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오 실제로 유기농 친환경 식품이 다른 식품들보다 영양학적 측면에서 3배 이상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좋은 것을 선택해서 알뜰하게 먹자는 게 저의 철학이에요. 지출 비중도 식구들이 먹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가장 비중을 두고요. 그만큼 먹을거리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거든요.

윤 가격 차이도 물건에 따라서 달라요. 천연 화장품 같은 경우는 비싸야 3만원 이하예요. 오성희씨가 천연 화장품 덕을 많이 봤어요(웃음). 천연 화장품 쓰면서 피부도 전보다 훨씬 맑아지고 좋아졌어요.

진행자 친환경 살림으로 가족들의 건강과 생활이 나아지는 걸 느끼나요?

윤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저 스스로 완전히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아무거나 많이 사는 편이었거든요. 외식도 많이 했고. 지금은 유기농 식품 위주로 천연 조미료로 음식 만들고 외식도 하지 않아요.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해주니까 남편과 아이 모두 좋아해요. 아이 아토피도 거의 다 없어졌고요. 엄마가 신경 쓴 만큼 아이가 좋아지는 걸 보면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작은 행동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의미가 크죠.

고 언젠가 화학 세제가 묻어 있는 스펀지를 사갔다가 아들한테 혼났어요. 엄마가 어떻게 이런 걸 살 수 있냐면서 뭐라고 하더라고요. 엄마의 생활습관이 아이의 습관으로 이어져요. 엄마가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걸 봐왔기에 아이들도 자연의 소중함을 알아요.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났을 때 아이가 입시생이었는데 저보다 먼저 태안에 가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오 안전한 먹을거리 때문에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일이더라고요. 지금 지구 전체가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고요. 우리의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것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 장바구니를 든다든가,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들고 다닌다든가, 조금은 수고스럽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우리와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는 것 알아주셨으면 해요. 주부들이 편리함에 굉장히 길들여져 있어요.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면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우리 지구가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고 저는 서울에도 살아보고 외곽에도 살아봤어요. 도심이 교통도 편리하고 확실히 매력이 있긴 하지만 공기오염 문제가 무척 심각하게 느꼈어요. 가까운 곳은 주부들이 차 운전하지 말고 대중교통 이용하거나 걸어 다녔으면 해요. 가능하면 제철 음식, 유기농 음식으로 먹을거리 준비하시고요. 엄마가 조금만 부지런하면 아이들의 미래가 건강해져요.

윤 장거리 운반을 요하는 유통식품은 어머님들이 피하셨으면 해요. 그 식품에 뿌려지는 농약과 방부제뿐 아니라 우리에게 오는 동안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우리 가족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 꼭 아셨으면 해요. 기왕이면 제철 식품 찾아서, 주변에 홍보도 해가면서 다 함께 변화를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장바구니를 든다든가,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들고 다닌다든가, 조금은 수고스럽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우리와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면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우리 지구가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작년 4월 시작한 ‘지구 끌어안기’가 이달로 1년이 되었습니다. 다음달부터는 환경연합 여성위원회와 함께하는 ‘지구 끌어안기 시즌 2’로 찾아갈 예정입니다. 좀 더 알차고 실용적인 내용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지구 끌어안기 시즌 2’, 많이 기대해주세요.


진행&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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