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 이촌동은 일본인들이 많이 산다 하여 ‘리틀 도쿄’라 불리는 곳이다. 외국인 마을이라고 해서 서초동 서래마을이나 이태원 같은 분위기를 상상한다면 오산. 동네 채소가게에서는 일본어로 흥정하는 소리가 들리고 등을 밝힌 선술집이 조용히 손님을 기다리는 이국적인 풍경은 한적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이방인조차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까지, 휴일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없는 이촌동을 들여다보자.
[동네 이야기]박물관 구경하고 ‘리틀 도쿄’ 즐겨볼까…이촌동 나들이
용산대로를 중심으로 나뉘는 서부이촌동과 동부이촌동 중, 흔히들 동부이촌동이라 부르는 이촌1동에는 1천여 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촌역 주변 한가람아파트를 비롯한 근처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은 대다수가 상사 주재원, 혹은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들이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로 한국에 머물게 된 일본인들이 한강을 곁에 두어 환경이 쾌적하고 교통이 편리한 이곳에 자리를 잡으며 일본인 마을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동네 이야기]박물관 구경하고 ‘리틀 도쿄’ 즐겨볼까…이촌동 나들이
언뜻 여느 아파트촌과 다름없어 보이는 이곳이 40년 역사를 가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외국인 거주지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은 곳곳에 숨어 있는 일본식 맛집들이다.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만큼 일본에서 건너온 요리사들이 운영하는 정통 일본 음식점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 초밥 붐이 일기 전부터 들어서 있던 스시집과 일본식 선술집들은 규모는 작지만 본토의 입맛은 물론 한국인의 입맛까지 만족시키는 진정성으로 무장했다. 퇴근 후 생맥주와 튀김 안주가 생각날 때 들르면 좋은 아지겐, 일본인이 직접 운영해 일본 가정식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미타니야, 다양한 생선초밥을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기꾸, 이촌동에서 술깨나 한다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변경 등은 이촌동의 대표적인 일본 음식점들이다. 대부분 우성아파트와 한가람아파트 앞을 지나는 대로변을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일본인 마을이라 하여 일본 음식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다양한 국적의 소규모 레스토랑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한적한 아파트 단지 사이로 구석구석 숨어 있는 이탈리아, 태국, 프랑스 음식점들은 서울 속에서 또 다른 세계를 만나게 한다. 이탤리언 뷔페 레스토랑 몬탈치노, 뉴욕 스타일의 이트리, 충신교회 앞 파이&타르트 전문점 루시파이키친은 인기 메뉴를 미리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2005년 경복궁에서 용산으로 이전한 이래 3년 6개월 만에 1천만 번째 관람객을 맞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도 지척에 자리 잡고 있다. 따뜻한 휴일 온 가족이 함께할 나들이 코스로 강력 추천한다.
[동네 이야기]박물관 구경하고 ‘리틀 도쿄’ 즐겨볼까…이촌동 나들이
이촌동 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이촌역 4번 출구로 나와 아파트 단지를 지나 직진하면 충신교회에서 금강아산병원까지 이어지는 이촌동길을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은 2번 출구로 나와 직진.
■글&사진 / 노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