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테마별 매물 접근법부터 상권 분석까지
여기저기서 부동산 시세가 꿈틀한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진다. 효과적인 투자처를 노리는 사람이 어디 나 한 사람뿐일까. 이럴 때일수록 철저한 준비가 절실하다. 성공투자의 안목을 기르기 위한 부동산 전문가 김진섭 박사의
지상 특강 두 번째 주제는 상가 투자의 이론과 실재다. (편집자 주)
부동산을 보는 인식부터 바꾸자
부동산 투자는 쉽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세금을 제한 후 수익을 올리면 된다. 또 부동산은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당연히 그 수익 폭도 크다. 내 주변을 둘러보자. 제법 부자입네 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치고 부동산 부자가 아닌 사람이 있던가? 그러한 부자들이 다 나보다 머리가 좋거나, 능력이 뛰어나 보이지는 않는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도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는 것을 보면, 부동산 투자는 쉬운 일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자. 과거에는 단순한 시세차익만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가 가능했고, 그 일로 큰돈을 번 사람들도 많았다. 이제는 한물간 풍경이지만 한때는 강남의 복부인들, 떴다방 아저씨 아줌마들, 밤새워 간신히 분양 신청을 끝내고 한숨을 쉬며 돌아서는 우리네 무주택 서민들이 있었다. 모두가 부동산을 싸게 사기 위해서 땀 흘리던 모습이었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획부동산 업자에게 속아 현장조사도 없이 시세보다 수십 배 비싼 값으로 덜컥 사들였다가 나중에 가보니 진입로도 제대로 없고 주변에 공동묘지만 음산하게 자리하고 있더라는 코미디 같은 사건도 불과 수년 전에는 비일비재했다.
투기꾼으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사기를 당해 패가망신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후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돈방석에 올라앉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나보다 더 빨리 내다보고, 나보다 더 부지런하고, 나보다 더 과감했다는 특징만은 분명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많은 규제와 제도, 공개된 정보, 부동산 투자의 대중화로 과거처럼 단순히 시세차익만을 노리는 투자의 시대는 지났다. 폐쇄성이 가장 강했던 경매시장도 이제는 그 누구라도 쉽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개된 시장으로 발전했다. 시대가 바뀐 만큼 투자의 방법도 바꾸어야 한다. 이는 부동산을 보는 눈, 즉 부동산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입과 등기, 융자(파이낸싱), 인·허가, 개발, 환경 문제, 매도, 세무, 사후처리까지 부동산 활동과 관련한 모든 분야를 조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추는 것이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의 첩경이다. 어려운 것 같지만 요즘처럼 거의 모든 정보가 공개된 정보화 시대에서는 결코 어렵다고만은 볼 수 없다. 또 투자에 앞서 관련 전문가와 상의하고 일을 진행한다면 더욱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을까? 지금부터는 어떤 부동산 물건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고 투자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한 가지씩 짚어보도록 한다.
첫 번째 부동산 투자 대상 - 경매 상가
일반적인 부동산 매입 방법으로는 경매를 통한 낙찰과 일반 매매, 상속, 증여 등이 있다. 법원 경매는 일반 매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전해 권장할 만하지만, 철저한 권리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 일반 매매와 비교해 약점으로 꼽힌다. 부동산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매입 방법 선정도 중요하지만 어떤 물건에 투자하느냐, 즉 투자 대상을 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부동산 투자의 대상으로는 크게 수익률은 낮지만 가장 안전하고 환금성이 높은 아파트, 토지 면적이 넓어 재건축시 크게 유리한 빌라나 연립주택을 비롯한 주택,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건물, 전원주택이나 펜션을 건립해 개발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토지, 재개발·뉴타운 지역에 대한 투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각 투자대상에 따라 장단점이 있고 또 각자의 취향이나 목적과 여건에 따라 투자의 방법이 다를 수 있겠지만 투자하고자 하는 부동산에 대한 깊은 연구나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을 보는 눈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경매 상가 투자의 기본
여러 가지 투자대상 중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경매 상가 투자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여러 종류의 상가가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 장사가 잘 안되기 때문인지 낙찰율과 낙찰가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감정가의 50% 이하는 물론 10~20%의 물건도 상당히 있다. 지금이 상가를 잡을 절호의 기회라는 말이다.
상가란 부동산 용어로는 상업용부동산이라고 하고 건축법에서는 근린생활시설 혹은 판매시설이라고 부른다. 또 민사특별법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는 상가건물을 ‘임대차와 관련된 사업자등록의 대상이 되는 건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상가의 종류로는 근린 상가, 단지 내 상가, 종합쇼핑몰상가(테마형 상가), 복합 상가 등으로 구분된다. 근린 상가는 주택 단지와 가까이 있어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고 층별, 호실별 개별등기가 가능한 상업용 건물이다. 현재 상가 투자의 주된 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근린 상가이다.
테마형 상가는 지하철과 연계된 상권 등 유리한 입지를 가진 대형 쇼핑몰과 같은 상가로 주로 계좌분양에 방식에 의해 분양된다. 소액투자가 가능하며 임대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단순한 투자가 많다. 그런데 개발업자의 과도한 투자 및 미분양에 따른 건설회사의 부도로 건물 전체가 경매로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복합 상가는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에 건설된 상가다. 건축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염려는 없으나 상권이 쉽게 형성되지 못하며 분양가도 주변 시세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단점이 있다. 복합 상가는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많지는 않으나 역시 사업 초기 상권이 형성되기 전 과도한 대출금 부담에 따른 경매매물이 이따금 나온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상가는 다음과 같은 장단점이 있다.
장점으로는 ①시세에 비해 50% 이하의 투자로 구입할 수 있다. ②일반 상가 매매시에는 임대보증금 외에도 권리금 혹은 개발비까지 들여야 하지만, 경매로 구입하는 상가는 개발비는 물론이고 권리금도 전혀 없다. ③등기부상의 복잡한 권리관계들이 모두 해소되어 깨끗한 상태로 내 상가를 소유할 수 있다. ④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⑤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으며 언제든 매매가 가능하다.
단점으로는 ①내가 원하는 지역에 좋은 상권을 가진 상가를 구하기가 어렵다. ②대부분 주변 상가와의 경쟁에서 실패한 곳이다. ③상권이 침체되거나 미처 상권이 형성되기 이전의 상가들이다.
경매로 구입한 상가는 수리나 리모델링, 아이템 보완 등을 통해 위에 언급한 단점을 보완할 수만 있다면 불황에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물건임에 틀림없다.
다음으로 경매시장에 나온 상가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경매로 나온 여러 상가들 중에서 좋은 상가를 고르기 위해서는 입지와 상권을 따져봐야 한다.
입지란 상가가 들어서 있는 장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상가에 따라서 A, B, C급으로 구분된다. A급은 접근성이나 가시성에 있어서 모두 양호한 지역에 있는 상가를 말하며, B급은 접근성은 좋으나 가시성이 좋지 않은 상가, C급은 접근성과 가시성이 모두 떨어지는 상가다.
상권이란 한 개의 상가(점포)가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영향권으로 1, 2, 3차 상권으로 구분된다. 1차 상권(반경 250m 이내)은 상품 판매액의 70% 정도의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지역을, 2차 상권(반경 500m 이내)은 25~30%, 3차 상권(반경 1km 이내)은 20% 이하를 차지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또 상가 건물의 경우 건물의 층수에 따라 분양가격이나 매매가격이 크게 차이 나는데 1층을 100으로 잡았을 경우 지층은 40~50%, 2층은 50~60%, 3층 이상은 30~40%의 수준으로 분양되거나 매매된다.
상가 유형별로 좋은 상가를 찾는 방법으로, 우선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중소형 평형이 많은 곳이 유리하다. 근린 상가의 경우는 상업 용지비율이 낮은 곳을 노려야 하며, 테마 상가는 할인점과 경쟁관계에 있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주상복합 상가의 경우 상가비율을 따져봐야 한다. 상가주택은 임대수입이 안정적인 곳이 좋고 그 외에 아파트형 공장 상가의 경우는 유사업종이 적은 곳이 적합하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유동인구도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이동하므로 상가 역시 위쪽 상가보다는 아래쪽 상가가 유리하다. 오른쪽 법칙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입구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상가가 더 유리하다는 논리다. 인체의 힘의 축이 오른쪽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도보의 진행방향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역시 같은 논리다.
또 지하철이나 버스의 환승구간 주변의 상가를 노리되, 출근길보다는 퇴근길에 상가가 더욱 활성화된다는 점을 유념하자. 구부러진 길 주변의 상가는 진행방향보다 시선이 부딪히는 맞은편 상가가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상권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예상 상권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상가의 입지조건이나 상권이 그다지 좋을 리가 없다. 장사가 잘 안 되니 빚을 갚기가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경매에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미래 가치를 판단할 수 있고 이를 실행할 수만 있다면 이런 경매 상가들이 오히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부동산을 보는 눈을 키우고 다듬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위와 같은 입지조건이나 상권을 판단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필히 전문가와 상의해 물건을 선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차피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굳이 투자자가 상권이니 입지니 하는 골치 아픈 것을 왜 알아야 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상담하느냐,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상담하느냐에 따라 그 상담의 질과 가치가 크게 달라지리라는 것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일일 것이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김진섭(행정학 박사, (주)리비즈(www.rebiz.net))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