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사고도 잇따른다. 찰과상이나 벌레 물림과 같이 비교적 경미한 부상부터 신체 절단, 익사까지 초기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야외에서 부상을 당했을 때 유용한 응급조치 요령을 알아본다.
나들이가 잦은 계절인 여름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즌이다. 높은 기온은 음식물을 상하게 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맨발에 짧은 옷차림은 다양한 상처에 노출되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휴가지의 응급실은 매년 인산인해를 이룬다. 산이나 바다에서 갑자기 사고를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여름 휴가철 각종 사고에 대비해 기본적인 응급처치 요령을 숙지하자.
여름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다. 맨발로 백사장을 걷다 보면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돌을 밟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혹은 야외에서 취사를 하거나 텐트를 치면서 칼을 사용했다가 손을 베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갑작스러운 사고일지라도 상처를 만지기 전에 먼저 손을 청결히 해야 한다. 의료용 장갑을 끼는 것이 좋지만, 없다면 거즈를 여러 겹 감거나 비닐봉지, 랩 등 방수가 되는 것을 사용한다. 상처는 반드시 흐르는 물로 씻는다. 이때 물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것이어야 한다. 세척으로 제거되지 않는 이물은 핀셋으로 제거한다. 그러나 크거나 불결하고 혹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상처는 세척하지 말고 즉시 병원으로 가 처치를 받아야 한다. 소독시 요오드 농도가 진한 약품이나 70% 알코올 혹은 과산화수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병원균뿐 아니라 신체 세포까지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요오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찰과상이나 깊지 않은 상처에는 항생 연고를 바르되, 봉합이 필요한 상처나 자상에는 사용하면 안 된다. 상처 분비물의 배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절단 사고
손가락이나 팔, 다리 등이 절단됐을 경우다. 일단 잘려나간 부분을 마른 드레싱이나 천으로 압박하면서 지혈한다. 병원으로 이송시 절단 부분을 찾아 부상자와 함께 가져가도록 한다. 그러나 부상자가 많고 주변이 어두워서 절단 부위를 찾을 수 없는 경우, 환자 먼저 병원에 가도록 하고 남은 사람이 절단 부위를 찾아 병원으로 가져간다.
절단 부위는 가능한 한 깨끗한 물에 씻어 이물질을 제거하고 문지르지 않는다. 살균한 마른 거즈나 깨끗한 천으로 싼 뒤 비닐봉지나 컵, 유리잔 등에 담고 얼음을 놓아 차게 보관한다. 절단 부위를 차게 보관하지 않고 6시간이 경과하면 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 팔, 다리 등 근육이 있는 부위는 6시간 이내, 손가락 등 근육이 없는 부위는 24시간 이내여야 한다. 잘려나간 부분이 너무 적거나 소생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일단 의사에게 가져가야 하고, 절단 부위를 젖은 드레싱이나 천에 싸서는 안 된다. 얼음과 함께 보관하더라도 절대 얼음 속에 넣어서는 안 된다. 동상이 생기면 접합 할 수없기 때문이다.
피부와 연결된 부분, 즉 힘줄이나 몸에 간신히 붙어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절대 자르거나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 부분을 제자리에 다시 맞춰놓고 소독한 마른 드레싱이나 깨끗한 천으로 감싼 뒤 그 위에 얼음을 올려놓는다.
열경련일사병, 열사병
여름이면 수분이 부족해 열사병에 걸리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목이 마르기 전 물을 마시되 자주 섭취해야 하고, 음료를 많이 마시되 술은 도움이 안 되며, 이온음료를 마실 경우 소금을 따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모자를 쓰고, 목을 감싸는 옷은 피하며, 헐렁한 옷을 입으며, 가능한 한 시원한 시간에 움직이도록 한다.
더운 여름 심한 운동 후에 열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땀을 흘려 신체의 전해질이 변화돼 손과 발, 복부에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때로는 어지러워 쓰러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환자를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편안한 자세를 취해주고 의식이 있는 경우 이온음료를 마시게 한다.
여름에 흔히 발생하는 일사병의 경우 토할 것 같은 느낌과 어지러움, 두통, 경련, 일시적으로 쓰러지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일사병 환자가 발생하면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편안한 자세로 뉘고 옷을 벗긴다. 부채질을 해주거나 이온음료 혹은 물을 주되, 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먹여서는 안 된다.
일사병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열사병이다. 피부가 뜨겁고 건조하며 붉은색을 띠고 어지러움을 느끼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는다. 흔히 일어나지는 않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한 병으로, 격렬한 신체활동 후에나 밀폐된 공간에서 생길 수 있고 때론 잠긴 차량 안에 있는 어린이에게서도 발생한다. 환자가 발생할 경우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옷을 벗기고 젖은 수건이나 담요를 덮어주고 부채질을 해 체온을 내린다. 응급처치가 끝나면 병원으로 이송해 신속히 치료를 받게 한다.
벌레관련 사고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벌침을 핀셋 등을 이용해 뽑아주는 것이 좋다. 물린 부위를 찬 물수건이나 얼음으로 찜질한 다음, 항히스타민제 연고를 바른다. 이때 물린 부위를 긁지 않도록 한다.
귀에 곤충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때 귀를 밝은 쪽으로 향하게 하거나 손전등을 비추면 곤충이 빛을 따라 나올 수 있다. 그래도 나오지 않는다면, 알코올이나 깨끗한 물을 귓속으로 떨어뜨려 벌레를 죽게 할 수 있다. 벌레나 이물질을 빼내기 위해 귀를 잘못 건드릴 경우 더욱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복통과 설사
음식 관련 사고 역시 여름철 단골 질병이다. 고온으로 인해 음식이 쉽게 상하고 피서지에서 아이들이 물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갈이나 식중독에 걸리게 되면 구토나 설사, 복통을 일으킨다. 이때 탈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한다. 끓인 보리차에 약간의 설탕과 소금을 넣어 먹으면 좋다. 복통이 있을 경우 수건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
자외선에 화상을 입었을 경우
휴가지에서는 오랫동안 뜨거운 햇볕 아래 피부가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자외선에 의해 화상을 입게 된다.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물집이 잡힌 뒤 터져서 2차 감염이 되기도 한다. 일단 장시간 야외활동으로 피부가 화끈거린다면 냉수로 하루에 서너 번 20분씩 찜질을 한다. 만일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면 비슷한 방식으로 찬물 목욕을 한다. 이때 비누나 샴푸는 피부가 건조해지고 자극이 되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집이 생겼을 경우 가급적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터졌다면 소독해서 2차 감염을 막는다.
물에 빠졌을 경우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큰소리로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섣불리 물속에 뛰어들지 않도록 한다. 로프나 튜브, 긴 막대기 등을 던져서 잡고 나오도록 하고, 수영에 익숙한 사람이 있다면 물에 빠진 사람의 뒤에서 접근해 구조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했을 경우 물을 토하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호흡을 확인하는 것이다. 호흡이 없을 경우에는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한 손을 이마 위에 놓고 머리를 부드럽게 뒤로 젖히면서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환자의 코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턱을 들어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인공호흡을 할 때 가슴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기도 유지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도 유지에 신경 쓰자.
휴가 떠나기 전 꼭 챙기세요! 휴양지에서 돌발적인 사고에 대비해 약국, 병원, 보건소 등의 위치를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바닷가에서는 빈 병, 조개 등에 발을 다치기 쉬우므로 반드시 신발을 신도록 한다. 바닷가에서 모래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 눈을 비비거나 고통을 호소할 경우에는 입으로 불어주는 것보다 수돗물 등 흐르는 물에 눈을 씻거나 생리식염수를 넣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
■글 / 두경아 기자 ■자료 제공 / 소방방재청(www.nema.go.kr/safe_season/summer)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