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

‘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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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드라마로 보는 가정 문제

드라마는 우리 삶의 모습을 반영한다. 극의 재미를 위해 극단적으로 내용을 전개하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것을 보며 공감하고 분노하며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요즘 드라마 속의 ‘자녀들’은 철없는 어른들의 싸움 때문에 상처받고 괴로워한다. 인기 드라마들의 사례를 거울 삼아 우리를 되돌아보자.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사례 1 MBC-TV 일일드라마 ‘밥 줘’
배우자의 불륜과 이혼을 아이에게 설명하는 법
조영란(하희라)은 남편 정선우(김성택)와 맞선을 보고 일주일 만에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이 좀 무뚝뚝할 뿐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어 나름 유한마담으로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이 결혼 전에 사귀다 집안의 반대로 헤어진 여자(최수린)를 다시 만난 것. 미안하다고 싹싹 빌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뻔뻔하기 그지없다. 이혼은 하기 싫고 불륜 상대와도 헤어질 생각이 없다. 치열한 부부싸움의 나날들. 가장 큰 문제는 중학교 1학년 딸인 은지다. 원래 예민한 성격에다 사춘기라 점점 반항심이 느는 것 같다. 이런 경우 아이에게 아빠의 불륜과 부모의 이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까?

해결 아이에게 가정 불화나 이혼을 이야기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가정 불화가 아이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과 두 번째, 부모가 이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절대 버림받을 일이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알려주는 일이다. 위의 경우 아이가 사춘기라 하더라도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한 나이라 다행이다. 요즘 아이들은 성숙해서 차근차근 부모의 입장을 솔직히 말하면 납득한다.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이들은 배우자가 갖는 서로에 대한 이해도보다 두 사람의 장단점을 더 잘 알고 있다. 남편의 불륜이 괘씸하다고 해서 아이에게 편 가르듯 남편 험담을 해서는 안 된다. “엄마, 아빠가 서로 생각과 성격이 달라서 헤어지는 거야” 정도로만 이야기하자.

덧붙여 일반 가정의 경우 자녀가 혹여 상처를 받을까봐 부부싸움에 대해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드러내고 싸운 후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도 교육의 하나다. 왜 싸웠는지, 어떻게 화해했는지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는 해결 방법을 자연히 터득할 수 있다. 완벽한 부부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갈등을 억지로 차단하면 아이는 갈등 해결법을 배우지 못해 아주 나약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부부싸움을 해도 아이의 수준에 맞는 표현법을 써서 설명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사례 2 KBS-2TV 수목드라마 「파트너」
남편의 폭력으로 아내가 우울증과 무기력에 빠졌을 때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남편(김갑수)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존경받는 정치가다. 표면적으로는 우울증과 충동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아내(김정난)에게 헌신적인 남편이다. 그러나 실상은 아내를 남몰래 상습 폭행해왔고 그로 인해 아내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 아내는 폭행으로 몸에 상처가 나면 다 나을 때까지 방에 갇혀 지내야 할 정도다. 남편은 겉으로는 자애로운 척하며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만 속으로는 차갑고 독선적인 정치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영향으로 아이까지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무기력에 빠져 아이를 전혀 돌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이미 부모에 대한 불신이 생긴 것 같다. 하루 종일 혼자 지내고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좋을까?

해결 사태가 매우 심각한 편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엄마가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다. 부모가 무기력이나 우울감, 분노에 차 있으면 아이를 돌볼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아이는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이 거절당했다고 느낄 것이다. 자신은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자존감이 상실된 채 성장한다. 그 후로도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갈 수 있다. 아이에게 지금의 상황을 이해시키는 것이 절실하다. “엄마는 너를 사랑하지만 돌봐줄 경황이 없단다. 엄마가 너무 힘든 일이 있어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그렇지만 너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어. 잘 극복할 테니 엄마에게 시간을 좀 주렴” 하고 차근차근 이야기해준다. 힘들지만 이 상황이 결코 너 때문이 아니라는 것도 강조한다. 아이는 부모 사이가 나쁠 때 자연스럽게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위의 경우처럼 아빠의 잘못으로 가정이 깨진 경우 엄마는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하소연할 수도 있다. 그럼 아이는 ‘엄마가 불쌍해. 내가 뭘 해야 하지?’에 대해 몰두하게 된다. 불쌍한 엄마를 도와주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한 삶을 기준으로 삼아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며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사회에 나가서도 남의 눈치를 자주 보며 갈등을 겪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게 된다.

만약 아이가 어리다면 일관성을 갖고 있는 양육자에게 보내는 것도 생각해보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만 되면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설명하면 이해한다. 여기서 중요한 또 한 가지가 ‘부모와의 애착관계 정도’다. ‘애착관계’란 3세 안에 부모와 아이가 서로를 인지하며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이 관계가 잘 형성된 경우에는 가정에 문제가 일어나도 설명을 하면 아이가 상처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면 작은 위기에도 아이는 불안정해지고 곧 상처를 받는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부모와 아이가 같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애착관계를 형성해주는 놀이를 하거나 미술, 상담 등으로 심리치료를 한다.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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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 SBS-TV 일일드라마 「두 아내」
재혼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아이에게 이해시키는 법

윤영희(김지영)은 결혼 10년 만에 집도 장만하고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아등바등 살림을 할 때 불행히도 남편(김호진)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던 것. 부부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었고 이혼을 하고 말았다. 아이를 키우며 혼자 살게 된 윤영희에게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온다. 힘들 때마다 곁에서 위로를 해주던 남자다. 어린 시절 유년기를 함께 보낸 사이라 마음을 터놓고 지낸다. 다행히 아들 한별이도 잘 따른다. 그런데 재혼에 대해 아들에게 말하니 의외로 냉담하다. 잘 지내던 재혼 상대남과 아이의 사이도 서먹해졌다. 어쩌면 좋을까?

해결 재혼을 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은 전 결혼에 관한 관계를 모두 정리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새 출발을 하면 쌓인 문제들을 재혼 상대에게 투과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혼 과정에서 양육권의 결정이나 양육권을 갖지 않은 부모와 어떤 방법으로 관계를 이어나갈지에 대한 방법을 아이에게 물어보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이혼과 이별에 대한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재혼을 하려면 상대방과 서로의 자녀 양육에 관한 완벽한 합의를 가진 후에 해야 한다. 합의가 없이 시작하면 생활방식과 가치관의 벽을 느끼고 서로 눈치를 보게 된다. 그럼 자녀들도 아버지와 어머니 편이 갈려 융합이 어려워진다. 갈등이 발생하면 자기 자식만 끼고 돌거나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성향의 부모는 강박관념으로 상대방의 아이를 과도하게 케어하고 자기 자식을 내버려두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재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자녀 교육관과 양육 방법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각자 맡은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한다.

사례 4 MBC-TV 주말드라마 「잘했군, 잘했어」
사생아(편부모) 문제를 고민하는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법

강주(채림)는 미혼 시절 첫사랑과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낳았다. 남자는 떠나가고 혼자 아이를 키웠다. 딸 별이는 예쁘고 명랑하게 자라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에게 사생아라고 놀림받지 않을까? “우리 아빠는 어디 있느냐”는 물음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를 평범한 집 아이처럼 구김 없이 키우고 싶다.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부부싸움 현명하게 하는 법]‘상처받은 자녀들’, 그 해결법은?

해결 편부모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런 고민을 갖고 상담소에 찾는 사람들이 많다. 어릴 때부터 아이를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편부모가 된 상황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하면 아이도 힘을 얻고, 반대로 엄마가 죄지은 듯 움츠러들면 아이도 당당해지지 못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기준이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혼자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요즘은 ‘한 부모 가정’ 모임이나 카페가 많다. 그곳에서 고민을 상담하거나 도움을 받아도 좋다.

덧붙여 한 부모 양육에서 나타나는 좋지 않은 특징이 하나 있는데 늘 부족하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경우가 많다. 과잉보호는 아이를 나약하고 의존적으로 만들어 점점 양육하기가 힘들어진다. 부모는 아이 앞에서 언제나 ‘당당함’을 잃지 말자.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주석 ■도움말 / 한혜욱 교수(김영애 가족치료연구소) ■소품 협찬 / 김혜연(꽁지별, blog.naver.com/myn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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