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먹을거리와 지구온난화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지구 반대편에서 비행기와 배, 기차, 자동차 등의 운송수단을 거쳐 우리 손에 주어지는 수입 농산물은 많은 연료를 소모하고 탄소를 발생시키며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 포장용으로 쓰이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역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니 가까운 거리에서 난 먹을거리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지구의 온도를 조금씩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일반 식품은 로컬푸드에 비해 온실가스를 적게는 4배, 많게는 17배나 배출한다고 하니 덥다는 투정 대신 장바구니 먼저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 음식이 생산지를 떠나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 이동한 총거리를 나타낸 것이 바로 ‘푸드 마일리지’다. 이동 거리가 길면 그만큼 이동 시간도 길어지고 보관과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는 건 누구나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 푸드 마일리지가 적은 음식일수록 신선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라 할 수 있다.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먹을거리인지 확인하는 것만큼 건강한 밥상을 만드는 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 우리 땅에서 재배돼 빠른 시일 내에 밥상에 오를 수 있는 로컬푸드는 가장 풍부한 영양과 신선한 맛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지역 농촌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역 안에서 장터를 열거나 직거래, 직접 배달 등의 형태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줄이면 농산물 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비 또한 대폭 절감할 수 있으니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우리 가족의 안전한 먹을거리, 지구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로컬푸드를 통해 착한 소비에 동참해보자.
건강한 먹을거리 쇼핑을 위한 5가지 지침
농산물, 어디서 생산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보자 한국, 미국, 호주, 중국 등 수입지를 살펴봤다면 이제는 한국에서도 어느 지방에서 생산된 것인지 한 번 더 점검해보자. 서울이야 모든 먹을거리가 집결되는 곳이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서울에서 보다 가까운 경기도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 광역 도시의 경우 그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소비하면 된다. 이런 노력들이 모이면 그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가 서울로 집결됐다가 다시 내려가는 유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지역 생산 먹을거리를 그 지역에서 나눌 수 있다.
농산물, 어떻게 생산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보자 지역을 점검해봤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생산된 것인지 살피자. 되도록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이 탄소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이 있고,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친환경농산물 마크다.
탄소 라벨링이 있는지 살펴보자 요즘 마트에 가면 탄소 라벨링을 한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에너지 효율 등급과는 또 다른 의미로 제품 생산을 위해 재료 수급에서부터 만드는 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 표시하는 제도다. 제품을 구매할 때 탄소 라벨을 보고 되도록 적게 배출된 제품을 고른다면 그 선택만으로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소중한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탄소 라벨링을 시행하고 있는 기업 홈페이지 등에 격려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해당 기업이 이 제도를 더욱 발전시키게 하는 방법이다. 착한 소비가 착한 생산을 이끌 수 있다.
직거래 상품을 이용하자 요즘은 농민들도 상품 생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농협을 통해서혹은 자체적으로 상품을 직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직거래는 누가 어떻게 생산한 것인지 확인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먹을거리를 고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또 유통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먹을거리 가격을 생산한 농민에게 돌아가게 할 수 있고, 소비자는 그만큼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생협을 이용하자 생협은 생활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조합으로 미리 생산자와 연간 생산계획을 함께 세우고 조합원이 그만큼을 책임 있게 소비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생산과 소비는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다. 지금 단지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조합에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 조합원이라면, 이러한 생협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구매하자.
* 탄소성적표지제도 탄소성적표지제도는 제품의 생산과 수송, 사용,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CO₂ 배출량으로 환산해 라벨 형태로 제품에 부착하는 제도를 말한다. 환경부에서는 탄소성적표지제도를 통해 가정용 전기기기를 포함한 일상 생활용품의 탄소 배출량 정보를 공개하고 저탄소 상품의 인증을 통해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녹색생산과 녹색소비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탄소성적표지 홈페이지(http://www.edp.or.kr/carbon/)에서 비행기부터 세탁기, 유우, 샴푸 등 상품별 인증제품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
■ 기획&정리 / 노정연 기자 ■ 사진 / 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