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를 유영하는 듯한 파란색 풀장
시원한 분수의 물줄기가 청량감을 더하는 아담한 풀로 아쿠아티코의 물길이 시작된다. 150m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 아래 펼쳐진 풀은 어린이들이 놀기에 제격이다. 한가운데에는 리조트와 해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펍 바가 있다. 기분 좋은 추임새를 자아내는 레게 음악은 휴양지의 정취를 더한다. 풀에 발을 담근 채 마시는 그린 망고주스 맛을 어떻게 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쿠아티코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어느 곳이 바다인지, 하늘인지 가늠할 수 없는 물빛 푸르름에 있다. 리조트에서 불과 20~30m 거리에 있는 라이야 비치의 바닷물은 아쿠아티코의 수영장 표면과 맞닿아 묘한 아련함으로 다가온다. 안락한 리조트의 풀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마치 망망대해를 유영하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이 든다.
번잡하지 않지만, 리조트를 찾는 관광객의 국적은 실로 다양했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를 보니 물놀이를 제법 좋아하는 듯한 일본인 꼬마 자매는 커다란 풀을 장악했다. 친정어머니와 함께 온 아이의 어머니는 ‘욘사마’ 팬인지 제법 능숙하게 우리말을 구사했다. 풀 사이드에 자리한 복층 빌라는 다섯 명의 아이를 둔 필리핀 가족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아들, 딸에 이르는 미국인 3대 가족에게도 넉넉하다.
캔들 라이트 디너로 고조되는 휴양지 무드
여행에서 보는 재미만큼이나 먹는 재미를 최고로 치는 기자에게 아쿠아티코의 음식은 감동이었다. 잎사귀에 싸서 쪄낸 바나나, 즉석에서 구워내는 팬케이크와 와플 등 현지 음식과 서구식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진 메뉴는 이른 아침부터 입맛을 돋웠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필리핀식 양념이 가미된 각종 채소 요리였다. 마늘밥 위에 채소볶음을 얹어 슥슥 비벼 먹으면 아주 별미다. 육류 요리 역시 특유의 현지식 양념을 더하니 잡내가 없어 우리 입맛에 꼭 맞았다. 투숙객을 위해서는 로맨틱한 ‘캔들 라이트 디너’ 서비스가 있으니 꼭 이용해보자. 마주앉은 평범남을 꽃미남으로 변신시키는 마법을 부릴지도 모른다.
바탕가스 지역은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이들에게 최적의 다이빙 포인트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경비행기 탑승을 꺼리는 이들이라면 마닐라에서 2시간 남짓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라이야 비치는 바다 체험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카약 등의 해양 레포츠는 리조트 직원에게 사전에 얘기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필리핀 전통 배를 타고 나가는 호핑 투어도 신청이 가능하다. 배를 타고 15분여 나가면 산호초가 장관을 이루는 장소에 닿는다. 발을 내디디면 아주 가까이 닿을 듯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두어 척의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글&사진 / 장회정 기자 ■취재 협조 / SM투어&트래블(www.sm-tour.co.kr, 02-3210-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