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했던 2009년도 이제 막을 내렸다.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경기침체 탈피와 마이너스 펀드에 대한 손실 복구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2010년을 기약하게 됐다. 전문가 3인방을 통해 알아본 2010년 펀드 투자와 부동산에 대한 전망.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차장의 펀드 투자가이드
리먼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한때 900포인트 이하까지 하락했던 KOSPI는 이제 1,600포인트대에서 움직이고 있죠. 경기가 회복될 거라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으며 단지 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경기 회복과 주가 상승의 온기가 아직 펀드시장으로까지 전해지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여전히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 때문이죠. 손실 난 펀드들,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투자의 판단 기준은 주가가 아니라 ‘금리 수준’
지금은 합리적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투자의 판단 기준은 주가가 아니라 ‘금리 수준’이죠. 올 한 해 외국인들은 국내시장에서 30조원가량의 주식을 쓸어 담았습니다. 반면 펀드는 6조원가량 환매되었고, 정기예금으로 13조원 이상의 자금이 흘러 들어갔죠.
‘자산 배분’을 할 때는 먼저 총 금융자산 중 ‘예금’과 ‘위험자산’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단의 선택 기준은 주가의 수준이 아니라 ‘시중 금리’가 먼저입니다.
주가는 곧 기업 이익의 그림자인데, 절대적 금리가 낮으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고 투자가 늘어나는 함수관계는 경제학에서 불문율입니다. 2009년 우리나라 상장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63조원가량 되고 2010년에는 8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됩니다.
이것을 현재 시가총액으로 나누면 최소 7% 이상의 수익 달성이 예상됩니다. 현재 국채금리가 4%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3% 이상의 초과 수익이 가능하다는 뜻이죠. 기업의 이익률은 크게 변동하지 않았는데, 금리가 7%가 되었다면 오히려 확정금리인 예금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투자자산의 비중이 줄었을 것입니다. 시장이 불안해지자 투자를 중단하고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에 넣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안전자산에만 묶어두면 가격이 높을 때 투자한 자산의 원금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가령 20%의 손실이 났다면 25%의 수익이 나야 원금이 회복되는데, 연 5% 이자를 주는 예금에 넣어둔다면 4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다행히 현재 시장은 투자자에게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경기 회복의 초입 단계여서 앞으로 투자자산의 성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연초 이후 주가는 계속 상승해왔는데,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기에 상승세를 탄 주가는 일정 기간 추세를 이어갑니다. 1990년대 이후 5차례의 경기 회복기의 주가를 봐도, 단기간의 조정은 있었지만 한동안 추세를 이탈하지는 않았죠. 현재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추가 상승의 여지는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리밸런싱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물론, 추세를 보고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산배분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리밸런싱’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처음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의 비중을 50:50으로 정했는데 1년 뒤 투자자산의 가격 하락으로 70:30이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안전자산을 투자자산으로 옮겨 50:50으로 맞춰주는 것이죠.
이 방법을 사용하면 자동적으로 보유 자산 중 가격이 하락한 자산을 저가매수할 수 있게 됩니다.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비중이 줄게 되고, 이 비중을 맞춰주려면 하락한 자산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죠. 실제 2007년 10월 말 KOSPI 고점에서 1천만원 투자를 시작한 뒤, 1년 뒤인 2008년 10월에 리밸런싱을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보았습니다. 2009년 현재, 전자의 경우 0.6%로 원금을 회복했으나 후자의 경우 -4.9%의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시장이 불안할 때 원금 회복의 답은 ‘적립식 투자’
원금 회복의 방법을 찾으려면 이미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을 보면 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적립식 투자죠. 2007년 10월 말 KOSPI 고점에서 투자를 시작한 경우, 적립식과 거치식의 성과를 분석해보았습니다.
거치식 투자의 경우 -20%(2009년 10월 27일 기준)로 아직 원금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월 적립식 투자를 한 경우에는 12%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해외 투자도 마찬가지였죠.
같은 기간 중국 투자는 거치식이 -49%, 적립식이 9%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인도는 거치식이 -18%, 적립식이 21%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원금 회복의 가장 빠른 길은 바로 적립식 투자였던 것입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팀장의 펀드 투자Q&A
2009년 펀드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주신다면?
2009년은 글로벌 공조체제하에 각국이 부양정책과 통화정책(유동성 확대)을 통해 빠르게 경기 바닥과 최악의 금융위기 상황을 벗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글로벌 자산시장은 급격히 상승하는 랠리 장세를 기록한 한 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예상 코스피 지수는 어느 정도 될까요?
2010년 KOSPI는 1,360~1,810포인트를 예상합니다. 상저하고(上低下高) 즉, 상반기에는 약세장으로 시작하다가 하반기에 강세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년에는 내외 경기 모멘텀 지속, 주요 수출기업의 재평가(Re-rating), 저금리 지속, 기업 실적 개선 지속 및 외국인 매수세 지속으로 하락보다는 완만한 상승 흐름이 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미 많이 오른 자산시장의 가치평가(Valuation) 부담과 출구 전략 논의, 부양 여력 축소 등으로 상승폭에 제약이 있고 변동성은 확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국내주식형 펀드는 KOSPI 전망에서와 같이 완만한 상승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0년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는 ‘원화 강세 요인 둔화’, ‘외국인 순매수 지속’, ‘국내펀드 환매 약화’로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 상반기 지수 조정시에는 방어력이 높은 가치주 펀드(중소형주, 배당주펀드)의 상대적인 강세가, 하반기 경기 회복시에는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업종 대표 및 수출주인 성장주 펀드(그룹주 펀드, IT·자동차 섹터 등)의 강세가 전망됩니다.
브릭스, 중국 펀드 등 해외 마이너스 펀드의 수익률은 언제쯤 회복 국면에 접어들까요?
2009년(12월 16일 기준)은 브릭스 지역인 중국(61%), 브라질(83%), 인도(75%), 러시아(129%) 급등에도 아직까지 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지수 고점대인 2007년 하반기에 가입했기 때문이죠. 아마도 국가별로 적게는 30%에서 크게는 90%까지 추가로 올라야 원금 회복이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투자 지역, 투자자별로 가입 시점과 투자 방법에 따라 손실 폭이 달라질 수는 있죠.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증시가 이를 반영해 상승하는 2010년 하반기 이후에는 마이너스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0년 우리나라 증시에 미칠 예상 호재와 악재가 있다면?
‘호재’는 한국 증시의 매력적인 가치평가, 기업 이익 증가, 글로벌 유동성 유입 지속, 수급 호조(외국인, 연기금 매수 여력 확대, 주식형 펀드 매수세 전환), 세계 경제의 회복세 전환 등입니다.
‘악재’는 경기 모멘텀 급감과 출구 전략 진행, 급속한 원화 강세, 원자재(상품) 가격 급등, 중국 성장 모멘텀 정체, 주식형 펀드 환매 장기화, 선진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금융기관 추가 손실, 자본 확충), 달러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달러를 빌려 고금리 통화자산에 투자) 청산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기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투자 상품이 있다면?
첫 번째는 성장성이 보이는 주식, 상품 혹은 이와 관련된 펀드에 장기적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원금 보장형 ELS 혹은 DLS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위험 요소가 크더라도 내년에 주목해야 할 투자 분야가 있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 ‘원자재 펀드’에 주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2010년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박스권 하단(국내 주식형 펀드 1,500포인트 이하, 원자재 펀드는 유가 70달러 이하 진입시)에 들어설 때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용할 듯합니다.
2010년 세제 개편안에 따른 펀드 투자 전략은?
1. 국내 주식형 펀드
→대형 성장형 펀드와 그룹주 펀드 관심 유지 지속
→증권거래세 부과가 부담된다면 인덱스형 및 가치·배당형 펀드에 투자
→연말까지 3년 이상 적립식으로 장기 주식형 펀드 투자시 비과세 혜택 유지
2. 해외 펀드
→원금 손실 경우는 그대로 유지
→원금 회복 경우는 일부 이익 실현에 따른 환매를 고려하는 게 좋을 듯
→동일 지역이나 국가에 투자한다면 장기주택마련 펀드 가입할 때 비과세 혜택 연장 가능
→상대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있는 역외 펀드 및 역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에 대한 관심 필요
3. 채권형 펀드
→장기 회사채형 펀드 및 고수익 고위험 펀드 중 투자 고려
→저금리 기조 유지시 비과세 체감 효과 확대 및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유리
펀드로 재테크를 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당부의 말이 있다면?
첫째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2009년과 달리 2010년에는 높은 변동성 속에 완만한 경기 회복이 예상되므로 급등장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투자 시점이나 종목(펀드)을 찾는 것보다 투자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초보 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는 쏠림(일명 몰빵) 투자로 손실을 확대하거나, 약세장에서는 두려움으로 투자하기를 꺼리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투자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2010년은 이미 많이 오른 자산시장, 높은 변동성, 작은 주도주 교체 등으로 고수익 종목(펀드) 찾기와 투자 시점을 찾는 투자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에 적립식(혹은 분할 매수·매도)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미디어팀 팀장의 부동산 투자Q&A
2009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주신다면?
2009년은 재건축과 분양이 대세인 한 해였습니다. 금융위기 이후로 강남권 재건축 집값이 고점 대비 80% 수준까지 떨어졌고,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 서울시의 한강변 초고층 개발 계획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했고, 이는 주변 강남권과 분당, 목동 등의 아파트 값도 부추겨 버블지역의 부동산시장까지 특수를 누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또 분양시장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와 양도세 등의 세금 혜택으로 인해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다만, 분양시장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집값과 비슷하거나 높고, 전매 제한 등의 규제로 강남권 보금자리 지구나 광교, 송도 등의 유망 지역으로만 수요가 편중되는 부작용도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 대한 최근 동향은 어떻습니까?
최근에는 신규 분양시장만이 기세등등한 모습입니다. 특히 광교, 송도 등 입지여건이 좋고 앞으로 발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몰리는 양상인데요. 이에 반해 기존 아파트나 재건축시장은 2009년 초와 달리 주춤한 상태입니다. 정부의 DTI 규제로 돈줄이 조이고, 집값도 많이 올라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2010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을 한다면?
그러나 자금 부담이 낮은 중소형 아파트시장은 주목해볼 만합니다. 2008년 DTI 등의 금융 규제 후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가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2010년에도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이 자금부담이 낮은 강북권이나 경기권의 중소형 아파트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또 재개발시장도 주목해볼 만합니다. 서울 내 재개발의 경우 2007년 고점을 찍은 후 정부의 규제로 하향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입 기준, 용적률 등의 규제가 다소 완화된 데다 가격도 많이 하락해 투자여건이 좋아졌습니다. 또 일반주택의 경우 DTI 등의 금융 규제도 자유로워 2010년 유망 상품 중 하나로 판단됩니다.
분양시장은 계속해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2010년에는 보금자리 2지구, 송파신도시 등 유망한 지역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금자리의 경우 전매기간이 길지만 주변 집값에 비해 분양가가 30% 이상 낮아 투자가치가 높습니다. 또 송파, 광교 등도 강남 접근성이 좋고, 수요자들도 풍부한 만큼 주목해야 할 분양 단지 중 하나입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언제 내집 마련을 해야 할까요?
우선 실수요자들 중 청약통장이 있는 분들은 이를 백분 활용해야 합니다. 2010년에도 보금자리 지구, 송파·광교·서울 뉴타운 등 유망 지역 내 분양이 지속되는 만큼 분양주택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인프라나 업무지구 접근이 쉬워 수요가 풍부하고 택지로 조성되는 만큼 주거환경도 뛰어나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2010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재개발 지역이나 재개발 예정지 내 주택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이들 지역의 경우 1억원대에 매입 가능한 곳이 많고 대출 규제에서도 자유롭습니다. 또 앞으로 재개발이 되는 호재도 있어 실수요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볼 만합니다.
다음으로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2009년에는 주택시장 가격이 많이 상승한 반면, 오피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내수경기 침체로 가격이 많이 하락했습니다. 2010년부터 한국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된다고 볼 때, 임대수익을 고려한 수익형 부동산 투자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2010년, 부동산시장에 악재 혹은 호재로 작용할 만한 요소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내년에는 분양, 미분양 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이 끝나면서 일반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분양시장은 양도세 혜택이 주어지는 2월 전까지 분양하려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분양 물량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양도세 혜택을 받으려는 실수요자들도 유망 지역 내 분양에 몰리면서 분양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주택시장도 2010년 말까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이 주어집니다. 이에 양도세 혜택을 받으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파트에는 투자하지 마라, 곧 부동산 가격 파괴의 시대가 온다’는 부동산 붕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아파트 투자는 이제 골라서 해야 한다’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기존 아파트시장은 2007~2008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그 이상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금융위기 이후에 집값이 상승한 것은 최고점 대비 떨어졌던 가격이 수요가 몰리면서 다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집값이 단기간 시장에서 탄력을 받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부터는 어떤 아파트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주거환경이 좋고, 인프라 시설이 잘 갖춰진 곳으로 골라 투자해야 합니다. 또 신도시나 택지지구가 들어서면서 서울 내 업무지구 접근성이나 발전 가능성도 검토해야 합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특별한 의견이 있다면?
DTI 규제가 너무 과도했다고 봅니다. 실제 집값이 급등한 것은 강남권과 분당, 목동 등 버블지역에서 국지적으로 일어난 현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집값 급등을 우려해 미리 수도권 전역에 DTI 규제를 적용하면서 강북권이나 경기 외곽 지역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시장 접근이 막혔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실수요자들을 위해서라도 부동산시장이 안정돼 있는 곳은 DTI 규제 완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분양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12만 가구가량 되는 상태에서 양도세 혜택 등이 폐지된다면, 미분양 주택 해소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으로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2010년 부동산을 투자처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투자처나 팁을 준다면?
2010년 부동산 투자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초반처럼 아파트나 주택으로 단기간 크게 한몫 잡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더 이상 그런 세상이 와서도 안 되고요. 그때 당시보다 신도시 등의 지역에서 아파트 물량이 늘어난 만큼 일반인들이 단기적인 목적으로 투자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앞으로는 장기적으로 보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우선 분양주택의 경우 발전성, 서울 업무지구 접근성 등을 고려해 투자 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2010년에 분양할 송파신도시나 제2보금자리지구 중 강남권 분양주택에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서울 내 강북구, 강서구, 강동구, 구로구, 도봉구, 관악구 등에 있는 재개발 예정지 내 일반주택들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들 지역의 경우 노후도가 높아 재개발 예정지나 재개발 구역이 많고, 1억~2억원 안팎의 소액투자 지역도 많아 신혼부부나 30대 젊은 층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신혼부부들의 경우 아파트 전세자금으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데다 향후 5~10년 안에 재개발도 가능해 유망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노년층의 경우에는 수익형 부동산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도심 내 원룸이나 상가, 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임대수익을 얻는 사업이 유망합니다. 상가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내수경기 침체로 경공매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상가들이 많은 만큼 잘만 엄선한다면 수익률이 높은 곳을 매입할 수 있습니다.
또 도심 내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수요가 꾸준한데다 1인 가구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도 유망한 임대수익형 상품입니다. 특히 대학가나 역세권,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곳이나 부도심 등 유동인구나 주거 편의성이 좋은 곳을 매입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정리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