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배우면 공부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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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나오는 핵심 개념의 90%는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한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은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기 쉽다. 그럼에도 많은 학부모들은 여전히 한자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추세다. 이해력, 사고력, 표현력을 높여준다는 한자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봤다.

‘공부의 신’ 되려면 한자부터 공부하라
한자를 배우면 공부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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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부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한자 개념어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교과서 특성상, 가장 중요한 성적 결정 요소 중의 하나가 한자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자에 대한 언어적인 익숙함의 척도가 학교 공부 능력을 결정하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학교 공부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알고 보면 학교 언어에 대한 친화 정도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한자 ‘木’을 몰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자에서 온 글자인 ‘목’에 ‘나무’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은 ‘목재, 목수, 고목, 묘목’이라는 단어들을 처음 접해도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 또 ‘식목일’과 ‘목요일’에 들어간 ‘나무’를 알면, 날짜 관념과 절기에 대한 이해도 쉽다. 이렇게 ‘나무 목’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각종 과목을 통해 배우는 다양한 방면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간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학생들은 철이 들면서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하는 경우도 제법 많다. 사춘기라는 특징 때문에 공부를 소홀히 했다가도 굳게 마음을 먹고 열정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에게 가장 안타까운 문제는 한자, 한자어의 장벽이다.

어려서 한자 공부를 게을리 했던 학생들은 이제 공부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게 된다. 책을 읽어도 한자투성이라 글을 읽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초등학교 때부터 쌓이는 공부의 힘은 알고 보면 한자어로 된 개념어 어휘력과 이해력이다. 그래서 늦기 전에 한자와 한자어를 공부해두면 공부의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할 수 있다. 한자 실력을 바탕으로 뒤늦게 공부에 발동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한자를 알아야 교과서가 보인다
학교에서 배우는 대표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교과서에 등장하는 한자어의 현주소를 점검해보자.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한자어가 무척 많고, 수학과 과학에도 개념을 지칭하는 단어는 거의 한자어로 쓰이고 있다. 이는 한자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면 학습 과정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는 당연한 결론에 이른다.

1 국어 나라의 뛰어난 인재들이 집현전에서 우리말과 글을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그림.

한자를 배우면 공부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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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문장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말하기 듣기’ 국어 교과서의 첫 페이지에 실린 ‘집현전 학사도’에 대한 그림 설명이다. 이제 막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온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설명에 쓰인 ‘인재, 연구, 장면’ 등은 모두 한자어다. 이는 현재 학교 언어의 대부분이 한자어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예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본격적으로 국어 교과서가 어려워진다. 개념적인 한자어들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또 실제로 그런 한자 개념이 국어 실력을 결정지을 정도로, 중·고등학교 국어 공부의 중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2 영어 외국에서 태어나서 줄곧 영어를 쓰던 아이들일지라도 한국 학교에서는 우수한 영어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바로 영어 문법에 나오는 한자 어휘와 개념적인 단어들 때문이다. 회화 중심의 영어교육은 고학년으로 진급할수록 문법 위주의 공부로 바뀐다. 보어, 목적어, 주술 일치, 부정대명사, 부정관사 등이 대표적인 문법 한자 어휘다. 외국어인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또 다른 언어인 한자 때문에 다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3 수학 수학을 잘하려면 개념부터 차근차근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꿔 말하면 수학의 개념을 잘 이해하려면, 그러한 개념을 나타내는 한자어부터 차근차근 알아야 한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수학의 경우 순차적인 공부 능력이 매우 중요하므로, 한자 개념어를 통한 수학 공부가 필요하다. 대응각, 직각, 인수분해 등 한자 뜻부터 밝혀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수학의 모든 개념은 단순히 외워야 하는 대상으로만 다가온다. 한자 뜻을 알게 되면 난이도 높은 수학 용어를 접해도 뜻이나 의미를 상상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한자어 이해로 예각·둔각 개념 쉽게 배우기
초등학교 4학년 수학 교과서에는 예각(銳角), 직각(直角,) 둔각(鈍角)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예’와 ‘둔’은 쇠 금(金) 부수의 한자다. 따라서 이 글자들은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려 무언인가를 만들면서 생긴 글자라고 볼 수 있다. 하나는 날카롭고, 하나는 무디다. ‘각’은 뿔의 뜻으로 주로 이해하고 있지만 모서리나 구석 등의 뜻도 지닌다. 날카로운 모서리는 안쪽 각도의 크기가 작고, 모서리가 무딘 것은 각도가 넓은 것이다. 즉 예각은 모서리가 날카로운 것이고, 둔각은 모서리가 무딘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예각과 둔각은 모서리의 모양과 그 안쪽 각도의 크기를 연결 지어 이해할 수 있다.

한자 공부, 어떻게 할까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 당장 시작해야 한다. 가급적 어렸을 때부터 한자의 기초를 배우는 것이 좋고 단순 암기의 방식보다는 뜻을 이해하면서 익혀야 한다. 또 우리말 어휘력을 중심으로 한자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1 어릴 때 기초를 닦아라 한자는 실제 사물을 본떠서 만든 글자다. 따라서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다. 태어나서 10세가 되기 전까지 아이들은 그림과 소리, 냄새 등으로 사물을 이해한다. 때문에 10세 이전의 아이들이 한자 공부를 할 때 효과가 더욱 커진다. 또 아이들이 가장 많은 단어를 배우는 시기인 초등학교 4학년 전에 한자를 배우면 좋다는 것도 이러한 속성에 근거한 이야기다. 유아기 때는 그림 한자로 가르치고, 플래시 카드 등 시각적인 교재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2 뜻 풀어서 다시 배워라 실생활에서 쓰이는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한자의 뜻을 가르쳐야 한다. 한자가 쓰이던 시대의 말로 설명하려면, 아이들은 혼돈에 빠진다. 예를 들어 ‘놈’이라는 단어는 세종대왕 시절에 ‘보통 사람’을 지칭하던 단어였다. 요즘에 사용되는 놈의 뜻과는 전혀 다르다.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해 한자의 뜻을 설명해야 한다.

3 부수를 먼저 익혀라 한자는 214개의 부수를 가진 글자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뜻글자인 한자를 쉽게 공부하려면 우선 부수부터 배워야 한다. 한 번에 214개의 부수를 익히면 좋겠지만, 아이의 나이와 이해도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이해하게 한다. 또 대부분의 부수들은 다른 글자들과 함께 조합해 사용하기 때문에 변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변형 부수 글자를 공부할 때는 변형 전의 글자도 함께 공부해 의미를 헤아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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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용 천자문으로 바꿔라 옛날 천자문은 그 자체에 심오한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따라서 요즘 아이들이 배우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이 반드시 익혀야 할 1,000자를 추린다면, 옛날 천자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도 많다. 어떤 한자를 공부하느냐 하는 문제는 한자 공부의 목적이 무엇인가와 연결되는 문제다. 한자 공부는 학교 언어를 잘 이해하는 데 1차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 즉 한자를 통해 어휘력을 넓히고 개념적 사고를 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5 우리말 증진 중심으로 하라 한자는 뜻, 소리, 형태를 모두 갖춘 문자다. 하지만 학교 공부에 필요한 우리말 어휘력을 높이려면 뜻과 소리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한 단어의 뜻과 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면 다른 단어들을 이해하는 과정이 단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 씨족, 민족’ 등의 단어를 매번 사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족’이라는 한자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단어의 의미에 대해 추리, 연상할 수 있다.

한자 어휘 늘리는 법
1 학교 공부와 한자 연결시키기 한자 공부를 통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교과서에 쓰인 한자어를 미리 공부하는 것이다. 모든 교과서의 핵심 개념은 대부분 한자어로 구성됐다. 학기의 시작을 전후해서 각 단원의 핵심 한자어를 예습하는 습관을 기른다.

2 영어 단어와 함께 한자 단어 공부하기 영어의 경우 어릴 때부터 학습을 시작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영어에 대한 수준도 상당해진다. 이때 영어 단어와 한자 단어를 연결해서 공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가령 ‘직업’이란 단어를 공부하면서 한자 ‘직’(職)을 영어 ‘job’으로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영어는 우리말이나 한자보다 단어의 뜻이 명확하기 때문에 한자 단어의 뜻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3 신문 사설이나 칼럼 함께 읽기 다양한 단어를 접할 수 있는 신문을 아이와 함께 읽는 것도 한자 어휘를 늘리는 데 좋은 방법이다. 함께 긴 글을 읽는 훈련도 할 수 있고 문맥 속에서 한자 단어의 의미를 유추해보는 연습도 병행할 수 있다.

4 사전 찾아 단어 뿌리 캐보기 어원이 있는 말들은 한자를 읽고 바로 해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무조건 암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한자 단어를 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이해하는 습관은 당장은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한자 단어의 뜻을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5 한자 단어장 만들기 단어장을 사용할 때는 평소 궁금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부터 적도록 한다. 한자 단어장을 쓰면서 메모 습관도 기를 수 있다. 처음부터 거창한 한자 단어장을 계획하는 것보다는 메모하는 듯한 기분으로 한자 단어들을 적어놓고 익히는 것이 좋다.

재미있는 한자 공부 놀이
생활 속 놀이를 통해 한자를 익히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자 공부는 어려운 뜻을 무조건 외우는 것이 아니라 몸과 머리로 직접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와 함께 집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한자 공부 놀이를 소개한다.

1 끝말잇기 한자말 끝말잇기는 전통이 깊고 오래된 말장난이다. 처음에 할 때는 글자 수를 제한하지 않고 진행해도 좋다. 하지만 아이와 기 싸움을 하면서 좀 더 긴장감 있게 진행하려면, 세 글자나 네 글자 등 기준을 바꾸거나 어려운 말을 주고받는 식의 놀이로 변형한다.
예) 지지부진 〉〉 진퇴유곡 〉〉 곡학아세 〉〉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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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슷한 말 찾기 비슷한 말 끝말잇기를 할 때 부모들은 의식적으로 한자말을 많이 사용해, 가능한 한 다양한 단어를 찾아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우리말과 한자말들이 뒤섞여서 한자말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다. 또 공책에 서로가 말하는 단어를 적고 다음날 복습하는 습관을 들인다.
예) 질책하다 〉〉 책망하다 〉〉 구박하다 〉〉 비난하다

3 반대말 찾기 반대말 찾기는 놀이를 하는 멤버들이 기준이 되는 단어를 제시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그에 반대되는 말을 찾는 놀이다. 이때 서로가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긴 사람은 다음 단어를 제시한다.
예) 나무라다 〉〉 칭찬하다, 격려하다

4 비슷한 말 짝짓기 놀이 우리말과 한자어를 짝짓는 놀이다. 부모의 경우 일부러 어려운 단어와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해 아이들이 사용할 단어를 미리 말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해당 단어의 뜻을 설명해주는 것도 좋다.
예) 길과 도로 〉〉 해와 태양 〉〉 아내와 부인

5 한자어와 우리말 짝짓기 놀이 개념적인 단어 때문에 어려울 때는 오히려 반대로 한자 개념어를 우리말로 바꾸면 쉬워진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우리말과 한자어의 의미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주변의 소재를 적극 활용해본다.
예) 선생님 〉〉 교사, 강사, 교수

6 같은 한자 글자 들어간 단어 꼬리 잇기 이 놀이는 한자 어휘력의 정확성보다는 언어의 풍부성을 발전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점점 한자의 난이도를 높이거나 그 글자가 들어간 단어를 두 개 이상 사용하는 문장 말하기 놀이로 변형해도 좋다.
예) 대통령 〉〉 대장, 대기업, 대륙, 대학, 대사

■정리 / 정은주(프리랜서)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참고 서적 / 「한자력」(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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