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내집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된다. 그러다 보니 가정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엇보다 크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부동산 불패의 신화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파트로 자산을 불리기엔 시장 상황이 너무나 열악히다. 장기적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을 예측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인구의 감소를 꼽을 수 있다.
또 주식시장의 성장도 부동산 가격 하락 예측에 한몫을 한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세계 선진 주식시장인 영국의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에 진입한 것과 올해 비록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미국의 선진 주식시장인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 진입도 머지않아 보인다. 게다가 우리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는 등 기업의 안정성도 주식시장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아파트 경기가 예전처럼 짧은 기간에 2, 3배 뛰는 일은 앞으로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주택을 마련하기엔 큰 부담이 되다 보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택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집을 사려고 하는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은 주택 가격 하락을 더욱 견고하게 지속시킬 것이다. 이제 우리 독자들도 주택을 투자형이 아닌 주거 목적으로 생각한다면 주택 마련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달라져야 한다. 특히 재무 설계 관점에서 보면 주택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는 아파트에 대한 시선을 돌려보자
① 주택을 주거용도로 보자 투자 대상으로서의 여건보다는 주거지로서의 환경과 삶의 방식을 반영한 주택 구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토지나 건물, 상가 등과는 다르게 투자 개념을 버릴 때 현실적인 주택 마련이 가능해진다.
② 노후를 염두에 둔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몇 년 살다가 팔 집이라면 차라리 사지 말자. 주택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자.
③ 주택 마련은 조급하게 하지 말자 일반 샐러리맨이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저축해도 내집 장만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길게 계획을 세워 저축을 하되, 한 번 구입한 주택은 노후까지 산다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⑤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자 주택 경기가 여러 시장 환경과 맞물리면서 크게 하락하고 있다. 아직도 반등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리 녹록지만은 않아 보인다. 차라리 앞으로 몇 년 더 기다려보는 것이 좋겠다.
⑥ 1인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보자 주택에 대한 투자를 원한다면 최근 들어 나홀로족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해 지은 원룸형 1인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얼마 전 모 건설사에서도 1인 아파트를 선보인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긍정적인 평가는 그만한 장래 투자가치가 있음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주택을 구입하기 전 점검해야 할 사항
여기서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말하는 입지조건과 투자조건을 보는 것은 배제하고 가계의 재무적인 관점에서 판단해보고자 한다.
① 주택 구입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투자용인지, 거주용인지 목적을 분명히 하고 구입해야 한다. 즉 주거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노년까지 살 계획하에 장만해야 한다.
② 본인의 자금구조를 분석하고 자금 조달 범위안에서만 고려하자 주택 가격이 급상승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부채를 지는 것은 금물이다. 일반적으로 월 300만원 수입인 가계에서 매월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이 50만원을 넘어서면 현금 흐름에 치명적인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납입기간 또한 5년 이상 지속되면 상당한 심적인 고통을 느끼게 되므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③ 내게 꼭 필요한 주택 규모와 크기를 결정한다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넓은 집을 선택하는 것은 많은 추가비용을 유발한다. 즉 세금 증가, 관리비 등 유지비 증가, 수요자 급감으로 인한 매도의 어려움 등을 따져보고 적당한 규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④ 즉흥적인 결정을 삼가자 많은 사람들이 공인중개사의 제안을 듣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미리 사전에 계획한 것 외에 절대 즉흥적인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⑤ 세금을 체크하자 부동산을 구입하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세금이다.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의 경우 취·등록세는 매입가의 2.2%와 과표의 0.1~0.4%의 재산세, 그리고 양도시 양도세를 감안해봐야 한다. 또 부동산 공인중개사 수수료, 이사 경비, 신규 주택에 맞춘 가구 구입 등 부수적인 비용이 동시에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필요자금을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⑥ 부족한 자금 마련 계산을 미리미리 해본다 예를 들어 전세 1억5천만원에 사는 사람이 4억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부족 자금 2억5천만원을 마련하기까지 3년 동안에는 월 616만원, 5년 동안 340만원, 7년 동안 222만원, 10년 동안 약 136만원 정도를 매월 저축해야 한다. 따라서 이 정도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10년 정도는 족히 저축해야 된다는 결론이다(단 주택 가격에 변동이 없고 매년 8% 수익성 투자 상품에 저축시).
⑦ 40대 전이라면 앞으로 10년 후로 주택 마련을 미루더라도 무리 없을 것으로 본다 대신 충분히 계획하고 열심히 저축하며 기다린다면 부채 없이 주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불안정한 부동산시장에 굳이 뛰어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
⑧ 그 외에 부동산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역세권, 재개발, 교육환경이 좋은 곳 등 지리적 위치의 투자가치도 따져보아야 한다.
주택 마련을 위한 금융 상품 종류
주택청약종합저축 2009년 5월 6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청약저축 상품이다. 기존의 청약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을 갖고 있던 세대주, 무주택자, 20세 이상 성인 조건이 이 주택청약종합저축에서는 대부분 해제되어 미성년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세대주는 소득공제까지 가능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가입자 수가 2010년 5월 현재 957만3천8백명으로 가히 1천만 명 시대가 머지않아 보인다. 최근 보금자리주택이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에서 청약저축의 가치가 다시 되살아났다. 한편 미성년자는 2년만 불입이 인정되며 최대 1천2백만원까지 인정된다. 2년 이상 가입하면 금리 또한 4.5%를 지급하므로 최근의 저금리와 비교해 저축성 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2009년 12월 31일로 가입이 중단된 상품이지만 2012년까지는 소득공제가 되며, 7년이 경과되면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이왕이면 저축보다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비록 채권형 펀드이긴 하지만 투자 수익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대출 상품으로는 한국주택공사에서 주관하는 보금자리론이 있는데 이는 고정금리로 금리 상승기에 유리할 수 있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다소 불리할 수 있다. 그 외에 은행의 담보대출이 가장 흔한 대출이며, 이자 상환 후 만기 일시 상환하는 방식과 원금과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방식 등이 있으나 원금 균등 분할방식과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방식은 매월 상환 능력이 되지 못하면 오히려 부채 상환이 어려워져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 시기에는 급매물과 저렴한 할인 아파트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도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당장 주택 마련을 하는 데는 상당한 무리수가 따른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이 많으므로 좀 더 주택 마련 시기를 미루고 주택 가격의 안정과 하락을 기다려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획 / 김민주 기자 ■글 / 윤희권(YOON’S FPG, 02-473-4381, rabaul@hanmail.net)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