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안전한 전략 기반으로 즐기는 투자 수단”
금값이 무섭게 올랐고 또 오르고 있다. 덕분에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돌배기들을 위한 돌반지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그만 오르겠지’ 하는 예측이 무색할 정도로 금 시세는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롱 속에 있는 금붙이 이제는 팔아야 할까?’, ‘지금이라도 재테크로 금 좀 사놔?’ 금에 대한 복잡한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자.

치솟는 금값, 언제까지 이어지나? 금재테크 전략 짜기
국제적으로 금은 경제 위기 때마다 주목을 받으며 몸값을 올려왔다. 국적을 초월해 변하지 않는 가치로 통용될 수 있는 특성 때문이다. 어려운 세계 경제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로부터 최고의 상품으로 인정받는 것이 금이다.
금 시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달러다. 미국의 경제 위축으로(기축통화를 푸는 등)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투자자들은 달러보다 안전한 자산을 찾게 된다. 결국 금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리고 두 번째 요인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 실질금리가 하락하니 사람들은 저축을 하지 않는다. 대신 금 수요가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국제 정세의 불안이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사람들이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면 안전한 실물자산인 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다.
금값, 앞으로 어떻게 될까?
국내에서 적용되는 금 시세는 런던금시장연합회에서 제시하는 가격이다. 즉 파운드화나 원 달러 환율도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금 시세 역시 그날그날 가격이 다르다. 한국거래소의 지수 관련 전문가들은 “금값도 주식처럼 누구도 내일의 시세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당분간 금값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한국금거래소의 전문가는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과거 1980년대 석유파동 당시 온스당 300달러에서 800달러까지 치솟았던 후 20년간 금 시세가 그대로 유지됐던 것으로 볼 때, 지금의 상황도 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이 상태로 시세가 굳어 가격 형성이 된다는 말이다. 재테크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생각은 모두 일치했다. 금은 장기적으로 볼 때 시세에 상관없이 재테크로서는 매우 안전한 투자 수단이라는 사실이다.
금 재테크 어떻게 하면 될까?
금 재테크는 의외로 간단하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미니 금 선물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2012년이면 선물과 현물시장 모두 금거래소를 통해 살 수 있다. 선물 거래시 헤지 전략, 차익 거래, 스프레드 거래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는 변동성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수익률은 크지 않으나 안전한 전략 기반으로 즐기는 투자 수단으로 보면 된다.
금 재테크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실물 매매다. 런던금시장연합회가 인증한 순도 99.99%의 골드바를 매입하는 것이다.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다. 두 번째는 실물 거래 없이 적금처럼 소액으로 자유롭게 금을 적립하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 1g의 가격이 3만원일 경우 은행 창구에 6만원을 내면 통장에 2g이 찍히게 된다. 최근 수익률이 1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세 번째는 펀드 가입이다. 금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국제 금값이 오르면 금광 회사의 주가도 함께 오르므로 그만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실물 매매를 할 때는 무턱대고 금을 매입하거나 환매할 경우 후회하기 십상이다. 투자 목적으로 금을 매매하려면 자신이 금을 매입했을 당시의 가격과 환매가를 잘 비교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금을 사고팔 때 세공비가 빠지고 부가세 10%가 별도로 붙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10%+세공비’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을 녹일 때 손실로 1.5% 정도가 더 빠지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계산하고 매도해야 정확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금속 재테크
세계적으로 금 시세가 오르면서 유럽 금융회사들은 다른 광물을 상품화하는 데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나 도이치 뱅크 등이 관련 상품과 헤지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군용 장갑차에 쓰이는 바나듐이나 배터리 등에 쓰이는 코발트, 만년필 펜촉이나 하드 드라이버를 만들 때 쓰는 루테늄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는 이런 움직임이 없다. 금속에 대한 투자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힘들고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정보 습득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광물 중 모든 나라에서 따로 관리하는 품목은 실질적으로 금과 은밖에 없다. 한국금거래소의 윤선주 과장은 금 투자가 가격 면에서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은 투자도 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금 시세가 상승하면 따라가는 것이 은 시세다. 금 상승에 비례해 같은 비율로 은의 가격도 상승했다. 현재 골드바 형태로 ‘실버바’도 투자 목적으로 거래가 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윤선주 과장이 말하는 ‘현명한 금 거래 방법’![]() 치솟는 금값, 언제까지 이어지나? 금재테크 전략 짜기 Q금을 살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의 검증 제품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중량을 속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일반 금은방에서 금을 샀지만 요즘은 정확히 시세를 알 수 있는 전문 거래소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죠. Q전문 거래소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금을 매입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문 거래소는 전체 매출 80%의 부가세 10% 중 2.33%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부로부터 환급받기 때문입니다. 모든 거래가 통장으로 투명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금 거래를 양성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보석은 재테크 가치가 없나요? 현재 금과 은을 제외하고 다이아몬드 정도는 현물 가치가 있는데 그 추세는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되팔았을 때 돈이 되는 개념이 바로 재테크인데 보석류는 백이면 백 제값을 받지 못합니다. 전문 거래점에서도 보석류는 매입이 되지 않습니다. 요즘 예물도 보석류의 비중이 떨어지고 있지요. Q요즘 금을 파는 사람이 많나요, 사는 사람이 많나요? 우리나라는 금을 재테크 측면보다 비상시 쓰는 안전 자산의 가치로 여기는 것이 더 큽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국내 경제 사정을 보면 아무래도 아직은 파는 쪽이 많습니다. 비율은 7:3 정도로 파는 분들이 많습니다. Q지금의 금 시세, 거품은 아닐까요? 업계에서는 거품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를 보더라도 세계 경제가 불안한 시기를 거치면서 금 시세가 형성돼왔지요. 지금의 상승세도 앞으로의 금 시세 형성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강은호 ■도움말 / 한국금거래소, 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