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상, 언제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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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장바구니가 가벼워질수록 소비는 현명하게…

새해가 되면 반복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물가 상승이다. 하지만 올해는 심상치가 않다. 장바구니 물가에 빨간 불이 켜진 지 이미 오래지만, 다가올 명절에 구제역 파동까지 겹쳐 당분간은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기대하기보다는 가정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대책 마련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단해보았다.

물가 비상, 언제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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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장보러 가서 살 게 없어요.”
명절이 얼마 남지 않은 1월 말이지만 재래시장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추운 날씨 탓에 백화점은 매출이 늘었다고 함박웃음이지만, 칼바람이 몰아치는 시장에는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드문드문 눈에 띌 뿐이다. 하지만 치솟은 물가 탓에 지갑 열기가 힘들다며 소비자들도, 상인들도 하소연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연 얼마나 올랐을까.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30cm짜리 고등어 한 마리의 가격은 약 4,980원으로 1월 중순 한 주 동안에 25%나 올랐다. 애호박(500g)은 24% 오른 1,740원, 두부 한 모는 21% 오른 1,550원, 양송이도 20% 오른 1,490원에 거래되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시장이나 대형 마트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만원으로 장보기 힘들다는 주부들의 원성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치솟는 물가, 불안한 서민경제
대체 왜 이렇게 물가가 오르는 걸까. 원인으로는 연이은 한파를 비롯한 이상 기후와 원자재 가격 상승, 구제역 파동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생필품과 식료품 가격을 중심으로 전체 물가의 상승폭 또한 만만치 않아서 서민경제는 온통 먹구름이다. 생필품 가격은 정부가 집중 관리한 것이 무색할 만큼 연이어 올랐다.

특히 김장철인 지난해 12월에는 배추, 무, 파, 마늘 가격이 폭등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집중 관리하는 52개 주요 생필품 가운데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가격이 오른 품목이 38개로 전체의 73%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무(177.7%), 배추(170.9%), 파(88.4%), 마늘(85.4%), 고등어(59.2%), 사과(39.9%), 양파(29.0%), 고추장(25.4%), 등유(12.1%)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설탕 출고가도 평균 9.7%가량 올랐다.

[표 1] 주요 농수산물 가격 상승 현황
평년 대비
가격상승률(%)
2010년 12월 말
가격(원)
2011년 1월 중순
가격(원)
고등어(30cm)733,980 4,980
배추(2.5kg)952,280 2,880
시금치(400g) 141,3501,990
오징어(마리)1022,9902,990
사과(300g) 671,200 1,360
* 평년 가격: 최근 5년간 최저치와 최고치를 제외한 평균치
* 자료: 기획재정부, 한국물가협회, 농수산물유통정보

[표 2] 주요 가공식품 가격 인상 현황
품목인상률(%)인상 시점
설탕9.82010년 12월
당면·케첩·마요네즈10~172010년 12월
콜라·사이다·오렌지주스4~72011년 1월
인스턴트커피102011년 1월
카레252011년 1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은 국내 석유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의 주된 원인이다. 전년보다 국제유가는 12.8%, LPG는 11.6% 올랐고, 휘발유 평균 가격은 10.5% 오른 리터당 1817.31원으로, 작년 10월부터 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 비상, 언제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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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는 공공요금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지방공공요금도 불안하다. 충청북도와 부산시가 작년 11월 시내버스요금을 각각 9.5%, 13.7% 올린 데 이어 경상남도도 1월 중 시내와 좌석, 농어촌 버스요금을 100원씩 인상한다. 경기도 역시 31개 시군 가운데 6곳이 상반기 중 상수도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가스는 3월부터 연료비 연동제가 실시되면서 평균 5.9% 인상된다. 지난해 이미 8.4% 오른 전기요금도 생산원가가 덜 반영됐다는 이유로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택시요금과 버스요금도 줄줄이 오를 조짐이다. 건강보험료는 1월부터 평균 4.9%, 노인 장기요양보험료는 40% 오른다. 국민연금도, 공무원연금도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여기에 설과 신학기, 이사철이 임박한 상황은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새 학기 대학등록금의 경우 포항공대(5%), 용인대(5%), 부산장신대(4%)가 오르는 등 꿈틀거리고 있고, 전세금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오를 기세다.

[표 3] 주요 지자체별 공공요금 인상 계획
시내버스서울(22.2%), 인천(22.2%), 경북(20%), 강원(10%), 전북(10%)
상수도대구(10% 내외), 과천(25%), 삼척(20%), 남원(23%), 예천(30.8%)
하수도부산(15.8%), 인천(30%), 대구(28%), 춘천(20%), 남원(27.7%)
* 자료:기획재정부


정부, 물가 잡을 대책에 고심
물가 상승의 원인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발 인플레이션 등 공급에서의 비용 상승과 수요 측면에서는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통화량이 늘어난 것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저환율 정책으로 수입 물가를 낮추고 공급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통화 전문가들이 내놓은 대책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은 이전의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표 3에서 보듯 공공요금이 물가 인상의 주범이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이는 취임 당시부터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에 씻을 수 없는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

“무조건 3% 이내로 잡아라.”
정부는 물가 관리에 사활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 특별연설에서 3% 수준의 물가안정을 강조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물가 감시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까지 단행해 압박하고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물론 공정위, 농식품부,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등이 참여하는 물가종합대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물가 비상, 언제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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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국제유가와 국제곡물가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며 한파로 인한 농산물 작황 부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상반기 중 ‘물가 안정’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산물, 공공요금, 석유제품, 등록금 등에 대해서는 품목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관련 부처별 민관합동 협의체로 비상물가대응체제를 구축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중앙공공요금을 원칙적으로 동결하며 공공요금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한 지자체에는 재정지원 규모 축소 등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보다 구체적인 대책도 있다. 배추 공급량이 감소하는 오는 3, 4월까지 배추 5천 톤을 비축해두었다가 방출하고, 채소의 경우 생산량의 10%에서 15%로 계약 재배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상반기 중에 시카고에 해외 곡물회사를 설립해 연내에 콩, 옥수수 10만 톤을 수입하고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생필품 정보, 미리 알아보는 것도 방법
지방 개인 서비스요금 모범업소에는 각종 지원과 지방세를 비롯한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파장이 큰 대학 등록금의 경우 국립대는 대부분 동결하고 사립대는 주요 대학 위주 동결 혹은 불가피한 경우에도 3% 미만에서 안정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공교육뿐만 아니라 사교육 분야의 부담도 만만찮은데 수강료 외에 학원이 걷는 교재비, 보충수업비 등 수익자 부담 경비에 대한 기준을 세워 학원비 편법 인상을 막고, 유치원비를 안정화하기 위한 점검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또 정유업계의 담합을 막고, 정유사와 주유소의 수직계열화된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1월 중에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며, 정유사 교체시에 정유사들의 거래 거절 관행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생활필수품 가격 정보는 새해부터 스마트폰과 포털 사이트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스마트폰 요금제에 제공되는 음성 통화량을 확대해 실질적으로 1인당 2천원 이상의 요금 인하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계획도 있다. 현재 정액제요금이 최저 3만5천원인 스마트폰 요금제에 청소년·노인 요금제를 도입해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기 부양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현재 비어 있는 판교 순환용 주택 중 1천3백 호를 임대주택으로 일반에 즉시 공급할 계획이다. 향후 LH 등의 공공사업자가 보유한 미분양 물량도 전·월세 주택으로 공급하고, 주택기금의 서민 전세자금 대출조건에서 6개월 이상 무주택 조건을 폐지해 내집마련을 위한 꿈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전·월세 시장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해 세입자들이 계약 희망 지역의 실제 계약액과 입주 예정 물량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끔 한다는 방침이다.

보육시설 이용료도 평균 물가상승률 범위 내에서 결정하도록 하며 특별활동비 상한선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부모의 사전 동의를 의무화한다. 병원 진료시에는 환자가 원하지 않는 선택 진료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상반기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신학기 대학 등록금 동결을 확산하는 동시에 전세금 상승에도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이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한 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대부분 낯익은 대책들이어서 대책을 내놓은 직후부터 ‘재탕’ 논란과 함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과 함께 현 대책을 실행하고 실질적인 물가안정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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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과 재래시장으로 눈을 돌리자
결론적으로 소비자로서는 아끼고 또 아끼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도리어 대안에 눈을 돌려야 한다. 천정부지로 오른 시중 상품과 가격 면에서 큰 차이 없이 친환경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이어주는 생활협동조합 방식은 유통구조가 단순해 물가 변동에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다. 각 생협들은 생필품 가격 안정화 노력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을 전년과 같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큰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아이쿱생협연합회는 두부 1모 2,200원, 우리밀백밀가루 500g 1,000원, 무농약 무 1개 1,270원, 무농약 콩나물 100g 340원, 유정란 10알 2,850원의 가격대로 공급하고 있다.

다가오는 설에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보다는 재래시장이나 인근 생활협동조합을 이용해보면 어떨까.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올해 설 제수용품 구입비용을 재래시장 기준 20만원 정도로, 대형 유통업체(약 27만원)보다 26% 정도 저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치솟은 물가는 도무지 떨어질 줄 모르지만 설 명절을 맞이하는 넉넉한 마음을 나눈다면 어느 때보다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살림 고수들은 이미 아는, 알뜰 쇼핑 노하우
각종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과 각종 ‘참신한’ 할인혜택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정찰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제값 주고 물건을 사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일등급 짠순이와 짠돌이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다음의 노하우를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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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소셜커머스 활용
아무리 지출을 줄인다고 해도 가족과 나들이도 하고 싶고, 외식도 하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 그럴 땐 소셜커머스를 이용하자. 조금만 품을 팔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란 트위터 등 각종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으로 진화한 공동구매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매일 한 가지 혹은 몇 가지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사이트 형식으로 운영되며 반값 정도에 살 수 있는 상품권 형태도 많다. 일정 수량에 도달해야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함께 살 만한 사람에게 입소문을 내면서 홍보 효과도 누리게끔 하는 방식이다. 우후죽순 생겨난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을 포털처럼 모아놓거나 특화된 분야별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 등이 많다. 포인트나 이벤트 등이 의외로 쏠쏠하기 때문에 관심 분야의 사이트 몇 군데를 정해놓고 꾸준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단, 싸다고 해서 그다지 필요 없는 물품이나 쿠폰을 덜컥 ‘지르는’ 것은 도리어 역효과다.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습관을 기르자.

위메프 www.wemakeprice.com
쿠폰 등을 전송받지 못했을 경우 등에 대처하는 고객 서비스가 좋은 편. 하루에 한 가지씩, 의류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올쿠 olcoo.com
지역별·업종별 분류로 쿠폰들을 정렬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쿠폰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구매가 만료된 쿠폰을 중고 쿠폰 코너에서 건질 수도 있으므로 잘 살펴볼 것.

트윗폰 tweetpon.com
매일 새로운 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판매한다. 주로 식음료 계통. 서울이 대다수이고, 몇 군데의 선별된 업체를 소개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르기가 쉽다.

티켓 고릴라 ticketgorilla.co.kr
부산을 근거지로 하는 소셜커머스 쇼핑몰. 부산 시민이나 여행시 활용하면 좋을 듯. 곧 서울 등 다른 지역 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둘, 포털 사이트에서 쇼핑하기
다음에서는 ‘소셜쇼핑’을, 네이버에서는 ‘체크아웃’을 이용하자. 쇼핑몰 사이트에 따로 가입하거나 로그인할 필요 없이,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 그대로 할인된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다음의 경우는 소셜커머스와 연동돼 지역별로 나와 있는 상품을 절반 이하의 할인가로 구입할 수 있다. 네이버의 체크아웃은 개별 쇼핑몰 2천여 개가 가맹된 쇼핑 서비스로 개별 쇼핑몰에서 살 때보다 기본 5%에서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패션이나 뷰티는 물론 가구나 가전제품도 판매한다.

셋, 통신요금 할인
온 가족 통신비를 하나로 모으면 할인받는다지만, 여기저기 다른 통신사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통신요금을 은행에 납부하거나 자동이체하는 것보다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추가 할인이 제공된다. 휴대폰 요금, 인터넷 요금 등은 통신사마다 할인되는 카드가 다르므로, 가장 할인 폭이 큰 카드로 결제하게끔 신청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 포인트도 통신요금만큼 적립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득이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위성은(객원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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