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경매가 대중화되면서 주부들의 재테크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부동산 경매 전문가 안정일씨와 함께 ‘주부들의 경매 성공 사례’를 공부하면서 한층 더 쉽게 경매를 배워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마련했던 이 코너는 이달로 연재를 마친다. (편집자 주)
![[아줌마, 경매도전 성공기]노후가 걱정이던 주부 이현영씨](http://img.khan.co.kr/lady/201107/20110711113037_1_aunt_money.jpg)
[아줌마, 경매도전 성공기]노후가 걱정이던 주부 이현영씨
경매로 아파트를 낙찰받다
경매 공부를 한 후 필수적으로 겪는 과정은 ‘현장 답사’다. 현장 답사를 철저히 해야 실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답사를 제대로 하려면 본인이 잘 아는 동네를 선택하는 게 이상적이다. 모르는 동네는 그곳을 파악하는 데만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씨도 경매 공부가 끝나자마자 현장 답사를 시작했다. 물건을 검색하고, 현장 답사를 가고, 입찰가를 정해 법원에 입찰하는 등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법원에 입찰을 했다가 떨어지기를 20여 차례. 여러 번 떨어지다 보니 동네에 대한 파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그렇게 물건을 보는 안목도 점점 늘었다. 수익이 날 만한 물건과 나지 않을 물건, 사람들이 입찰을 많이 할 물건과 경쟁률이 낮을 물건 등에 대한 안목이 생긴 것. 그래서 입찰 전략도 좀 더 정교해지고 물건도 폭넓게 보게 됐다.
이현영씨는 그렇게 입찰한 지 두세 달 만에 아파트 2채를 낙찰받았다.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과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의 32평 아파트다. 둘 다 시세보다 3천만~4천 만원 정도 싸게 낙찰을 받았고 현재 명도 중이다. 이씨는 명도가 끝나는 대로 바로 되팔아서 차익을 챙길 예정이다.
신축 빌라를 공동 구매하다
두 번째로는 신축 빌라를 분양하는 건축주를 만나 “공동 구매를 할 테니 시세보다 싸게 계약하자”고 제안해 매입했다. 일반적으로 8채짜리 빌라 한 동을 신규 분양하는 데는 6개월에서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건축주 입장에서는 기회비용이 상실되는 셈이다. 이때 단체로 일괄 구매 의사를 밝히고 일시에 잔금을 치를 테니 대신 좀 싸게 달라고 협상을 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거부한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분양이 다 될 텐데 굳이 가격을 내려서 팔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십 명을 만나보다가 두세 명이 협상에 응하게 됐고 그중 한 명과 계약을 하게 됐다. 아마도 건축주가 자금을 빨리 회수해야 할 상황이었던 듯하다.
총 7채가 있는 신축 빌라를 이씨를 포함해 7명의 투자자가 한 채씩 매입했다. 각각의 매매가는 분양가보다 2천만원 정도 싼 1억3천만~1억5천만원 선. 분양가 대비 15% 정도 싸게 산 셈이고, 각각 전세(혹은 대출+월세)를 놓음으로 해서 실투자금은 3천만~5천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향후 기대 이익은 분양가와의 차액인 2천만원은 물론이고 투자금 대비 50%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노후대비용으로 원룸 건물을 낙찰받다
아파트나 빌라는 시세 차익을 보기 위해 투자하는 거라면 원룸 건물은 꾸준한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금 대비 일정한 수익률(통상적으로 8~10% 정도)을 얻으면 만족할 만한 투자라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이씨는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고자 이런 수익형 물건을 중점적으로 알아봤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방이 10개 이상 있는 원룸 건물은 수도권 특히 서울은 그 금액 자체가 크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을 살펴봤다. 그러나 가격만 싼 물건을 고르다 보면 나중에 임대가 되지않아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때문에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선정해 물건을 검색했다.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으로는 지방의 대학가나 공단이 밀집한 지역을 들 수 있는데 이씨가 눈여겨봐둔 곳은 구미 공단과 천안·아산 탕정 지구다.
이씨의 경우 실투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지인과 공동 투자를 진행했다. 낙찰받은 투자 물건은 구미 공단에 있는 원룸 건물로 방이 18개 있는 3층짜리 건물이다. 낙찰가는 5억원이고, 18개 원룸의 월세 시세는 보증금 5백만원에 월 30만원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실투자금은 부동산 수수료, 취등록세, 명도비용, 이사비용, 수리비용, 대출이자 등을 합산하면 보증금 9천만원을 감안한다고 해도 실투자금이 결국 낙찰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5억원 중 2억원은 대출 이자율(7%)을 받았고 한 달 대출이자 1백20만원), 나머지 3억원 중 2억원은 공동 투자한 지인이, 1억원은 이씨가 투자했다.
유지비용(부동산 수수료, 각종 공과금, 수리비 등)을 제하면 이 건물은 연간 투자 대비 10%의 수익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즉, 1억원을 투자해 월세 수입으로 연 1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향후 5년 혹은 10년 내에 이씨의 남편이 퇴직을 하거나 임금이 적은 곳으로 직장을 옮긴다 하더라도 가정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이씨의 계획은 월세를 꾸준히 모으는 것이다. 다른 용도로 쓰지 않고 고스란히 모았다가 일정한 금액이 되면 재투자할 생각이다. 1년 치 월세를 모으면 오피스텔 1실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좀 더 모아 원룸 건물을 하나 더 낙찰받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요즘 이씨는 경매 물건을 보러 다니는 것이 무척 즐겁다. 불과 지난겨울만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커가는 아이들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답답하고 머리가 아팠는데 이제는 희망이 보이고 노후 대비책이 마련돼 있기 때문인지 하루하루 힘이 나고 즐겁기만 하다. 하루 종일 현장을 돌아다니고 집에 와서는 피곤함도 잊고 컴퓨터로 보고 온 물건을 정리하고,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같은 투자 팀 멤버들과 의견을 나눈다. 그녀는 아이들과 남편의 든든한 응원과 지원이 있어서 더욱 힘이 난다고 말한다. 이씨에게 경매를 배워보라고 권했던 남편은 지금 그 누구보다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
■기획 / 김민주 기자 ■글 / 안정일(http://cafe.daum.net/home336) ■사진 / 서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