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유망 분야]향긋한 커피 한 잔의 행복, 바리스타의 세계](http://img.khan.co.kr/lady/201111/20111107163357_1_coffee_vari1.jpg)
[아줌마 유망 분야]향긋한 커피 한 잔의 행복, 바리스타의 세계
실제로 길을 나서면 몇 걸음 걷지 않아도 곳곳에 커피 전문점이 눈에 띈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부터 소규모 테이크아웃 매장까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는 곳이면 한 블록 안에도 커피 전문점이 넘쳐난다. 근래에는 골목 구석구석이나 주거 밀집 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커피 전문점을 찾아볼 수 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9천4백여 개 커피 전문점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2006년 자료와 비교해봤을 때 약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커피 열풍은 비단 젊은 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 세대가 자신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찾아 마시며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지형을 형성하며 진화하는 중이다. 그저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맛과 멋을 즐기고 느끼며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문화가 된 것이다.
이처럼 커피 문화가 발달하고 곳곳에 커피 전문점이 생겨나면서 커피 전문가인 바리스타가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소자본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1순위로 거론되는 분야 중 하나다.
보통 ‘바리스타’ 하면 ‘커피 만드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바리스타는 거기서 더 나아가 고객의 취향과 입맛을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커피 추출 방법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장 맛있는 상태의 커피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며 좋은 원두를 분별·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바리스타의 몫이다. 커피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문화를 이해하는 역할도 요구된다.
바리스타 과정 살펴보기 바리스타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이론과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문 학교, 아카데미, 평생교육원 등 각종 기관에서 실시하는 바리스타 과정을 통해 커피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구체적인 교육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여성능력개발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커피 바리스타 양성 과정 수업을 찾았다. (주)엘까페딸에서 원두 품질 관리, 커피 제조와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커피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인혜 강사가 현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줌마 유망 분야]향긋한 커피 한 잔의 행복, 바리스타의 세계](http://img.khan.co.kr/lady/201111/20111107163357_2_coffee_vari2.jpg)
[아줌마 유망 분야]향긋한 커피 한 잔의 행복, 바리스타의 세계
수강생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50, 60대까지 폭이 넓은 편이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고 즐기는 여성들의 참여도가 높다. 최근에는 소규모 카페 창업을 목표로 하는 이들과 직접 바리스타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커피 전문점 운영을 앞두고 관리 측면에서 공부를 시작한 수강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전문 용어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커피 자체의 맛과 향, 그리고 문화를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은 편이다.
바리스타의 길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과정 이수 후에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국가공인자격증은 없고 민간 차원에서 발급하는 자격증만 있다. 한국커피교육협의회, 한국능력교육개발원, 한국평생능력개발원 등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바리스타는 보기와는 달리 예민한 감각과 지구력, 성실성 등이 요구되는 분야다. 고객의 취향과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며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절한 자세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바리스타 자신이 커피를 정말 좋아하고 즐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된다. 요즘에는 해박한 지식과 취향을 갖춘 ‘커피 마니아’들이 워낙 많은 데다 트렌드 변화도 빠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과 공부는 필수다. 수많은 커피 전문점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특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커피 전문점 창업 흐름에 무작정 휩쓸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막연한 환상과 기대에 사로잡혀 커피 전문점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만큼 반대로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 곳도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적은 투자비용으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커피전문점 운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경쟁력을 갖춘 점포의 확보, 원활한 가게 운영을 위한 인력 충원, 다양한 종류의 원두 구매, 포화 상태에 다다른 커피 전문점 사이에서의 차별화 전략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문제가 없다. 가게 운영에 투자해야 할 비용도 결코 적지 않다. 창업 전 체계적인 계획 확립과 냉철한 현실 분석 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처음부터 수익성을 기대하며 창업을 하기보다는 커피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즐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좋은’ 커피, ‘맛있는’ 커피는 사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온몸으로 커피의 맛과 향을 익히고, 다양한 기회를 통해 커피를 접하면서 감각을 발전시키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선배의 Advice 현재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1층에 위치한 카페 ‘하모니카’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박수연씨는 커피 바리스타 양성 과정을 수료한 뒤 자신의 꿈을 실천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평소 커피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자연스레 바리스타를 꿈꾸게 되었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자신의 가게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방법을 알아보던 중 이 곳에서 수강하게 됐다. ![]() 카페 ‘하모니카’ 박수연 매니저(오른쪽) 무엇보다 실제로 카페에서 일하며 직접 손님들을 대하고 전반적인 가게 운영을 익히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제각기 다른 취향을 가진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만나며 각자의 요구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또 겉으로는 쉽고 간단하게 보이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데 신경 써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가게를 갖기 전 실전 경험을 쌓는 일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위험을 대비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일하고 있는 ‘하모니카’는 일반 카페와는 달리 서울시에서 서울시여성인력개발기관 인프라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예비 사회적 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지원 사업의 일환인 ‘하모니카’는 직업훈련 교육 수료생을 위한 실습과 예비 창업자를 위한 창업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또 경력 단절 여성, 다문화 여성, 장애 여성 등 취약 계층 여성을 위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도 목적을 두고 있다. “‘하모니카’의 운영은 무조건적인 수익 창출보다 지역주민을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 측면에 더 무게를 두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 커피를 판매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커피는 100%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하고 다른 음료들도 유기농 및 건강 음료로 준비하고요. 사이드 메뉴도 초콜릿, 케이크, 빵 등 다른 교육 과정에서 개발한 것들을 계속 선보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많이 얻기도 해요.” 박수연씨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창업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똑같은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웃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다. 또 자신의 가게가 단순히 커피를 사고파는 곳만이 아닌 다양한 사람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조화로운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적 기업인 이곳에서 일하며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어요. 어렵게만 생각했던 장애인이나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고요. 좋아하는 커피를 마음껏 즐길 수 있고 또 그 매력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바리스타라는 일은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앞으로 좀 더 착실히 준비해서 ‘착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착한’ 카페를 열고 싶어요.” |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