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야기를 생소해하고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접근하면 쉽고 재미있게 경제교육을 유도할 수 있다. 다양한 스토리와 맥락 속에서 경제교육을 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박물관이다. 2000년 이후 한국에서도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경제박물관이 많이 신설되어 운영되고 있다. 많은 박물관들이 아직은 전시 위주의 운영을 하고 있지만 부모가 함께 가서 아이에게 큐레이터(박물관 및 미술관의 전시기획, 수집, 연구, 홍보를 하는 사람) 역할을 해준다면 아이가 재미있게 생활 속에서 경제를 배워 나갈 수 있다.
물론 ‘나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큐레이터 역할을 해주지?’ 하고 걱정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전에 간단한 방법만 숙지하면 당황하지 않고 훌륭한 경제교육 큐레이터 역할을 해낼 수 있다.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대부분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전시물 자체로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물을 매개로 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질문’ 을 잘 활용하면 이러한 내용들을 보다 유연하게 아이에게 학습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 화폐인 상평통보가 어떤 용도로 쓰였고, 어떻게 가지고 다녔는지, 주변의 물건들을 살피며 질문할 수 있다. 그러면 상평통보는 화폐로 쓰였고, 한 닢 두 닢으로 세며, 한복 소맷자락이나 끈을 이용해 허리춤에 차고 다녔다는 등의 대답을 통해 풍부한 화폐 관련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이와 같이 대상 전시물을 하나 정해 전시물 옆에 붙은 설명을 참조해 스토리텔링을 시작하다보면 박물관의 다른 전시물들과 연계해 다양한 학습 구성이 가능하다. 이야기를 더 확장해서 “이 당시 외국은 어떤 화폐를 썼을까?”, “상평통보는 지금 돈으로 얼마에 해당할까?” 같은 질문을 한 뒤 아이가 직접 박물관에서 찾게 하면 된다. 모르면 박물관의 진짜 큐레이터에게 물어서라도 아이가 알아오도록 유도하자.
이때 중요한 점은 부모가 박물관의 전시물을 통해 현실이나 다른 세계와 연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시물에 이야기를 붙여가며 지도하면 아이의 상상력과 정보력을 무한히 확장시킬 수 있는 통합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또 관련 학습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장점도 있다.
국내 경제박물관 찾아가기
주말이나 여유가 있을 때 아이와 함께 경제박물관으로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백 번 말하며 교육시키는 것보다 한 번의 박물관 체험을 통한 학습 효과가 더 크다.
한국은행화폐금융박물관_서울 중구 남대문로 3가 110, 02-759-4881
돈이 만들어지고 순환되는 과정, 위조지폐 식별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화폐의 일생, 돈과 나라경제, 우리의 화폐, 세계의 고대 화폐와 기념 화폐 등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어 교육 자료로 충분하다. 자기 얼굴이 들어간 화폐 만들기 등 어린이들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며 방학 동안에는 어린이 박물관 교실도 개최한다.
한국금융사박물관_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 02-738-6806
고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졌던 각종 금융거래와 관련된 기록과 유물들을 갖추고 있어서 각종 통장, 카드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옛날 사람들이 돈 거래를 어떻게 했는지 아이가 흥미롭게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융과 관련된 옛날 물건들과 화폐들을 볼 수 있으며, 돈을 빌리기 위해 담보로 당나귀를 맡겼던 옛 상인의 이야기를 비롯해 재미있는 전시물들이 마련되어 있다. 원하는 문양을 골라 화폐 만들어보기, 퀴즈를 통해 풀어보는 ‘도전! 금융박사’ 등의 체험활동을 하면서 금융을 즐겁게 익힐 수 있다.
우리은행은행사박물관_서울 중구 회현동 1가 203, 02-2002-5098
우리나라 은행의 지난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근대 은행의 출현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은행사의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으며, 저금통 갤러리 등 여러 가지 테마를 담은 모형도 전시되어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은행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경제학습부터 그림전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양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은행이 출현하던 시기의 물품부터 최근 은행의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신세계한국상업사박물관_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창리 256-1, 031-339-1234
한국 상업사 관련 자료와 유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입체적이고 동적인 다양한 전시 매체를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동국중보, 삼한통보, 상평통보 등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화폐, 조선시대 말의 저울은 물론 1960, 70년대 상품권, 한국 최초의 신용카드 등에 이르기까지 평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 상업 발전에 관련된 각종 유물과 문헌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벽란도를 중심으로 한 고려시대 국제무역 상황을 매직 비전으로 재현하는 프로그램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한 조선 후기 장시 모형 등이 흥미롭다. 신신, 화신, 동화백화점 등 초기 백화점 모습과 근대 유통기구에 관련된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
관세박물관_서울 강남구 논현동 71, 02-510-1082
세관의 변천사, 세관의 역사 문서 등 유물 관람뿐만 아니라 세관 직원들이 밀수범을 검거하는 상황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가짜 상품과 진짜 상품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신발 밑창에 금반지를 몰래 들여오기도 하고 치약, 밥통 등에 현금과 금괴를 숨겨 들여오기도 했던 사례들의 전시물이 흥미롭다.
조세박물관_서울 종로구 수송동 104, 02-397-1635
세금과 관련된 각종 자료와 유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세금의 역사와 세금 관련 유물 등도 흥미롭다.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별 조세제도의 내용과 역사적 사건에 관한 자료들을 정리해 전시하고 있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세금교실, 직업체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증권 박물관_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328, 031-900-7070
국내 유일의 증권 전문 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증권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증권 중에서 역사성, 희소성, 예술성이 뛰어난 증권들과 세계 유명 기업의 증권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증권시장의 메커니즘을 보다 재미있게 알려주기 위해 대화형 키오스크, 슬라이딩 비전 등 인공지능형 교육 프로그램이 내장된 최첨단 교육 기자재를 설치해 흥미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위변조 유가증권 식별, 나만의 유가증권 만들기 등 증권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코너가 마련되어 증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연령별 맞춤식 전시 해설과 증권 관련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화폐박물관_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동 35, 042-870-1000
우리나라 및 해외 화폐와 유가증권류를 포함한 역사적 사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시하고 있다. 네 개의 상설 전시실, 12만 점의 화폐 자료 중에 4천여 점이 시대별 · 종류별로 전시되어 우리나라 화폐 천 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_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33, 02-3774-9000
과거의 증권 거래 모습을 알아볼 수 있고 주식에 대한 기초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곳이다. 뉴스에 등장하는 대형 주식 현황판도 직접 볼 수 있다. 또 증권시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홍보관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어린이 및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 교사 등을 대상으로 무료 경제교육, 무료 증시체험교육, 청소년 증권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황선하 박사는… 연간 교육 인원이 7만 명에 이르는 경제교육 전문기관 ‘아이빛연구소’를 12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경희대 교육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청와대 ‘국가 기업가정신 활성화’ 위원과 중소기업청 운영 청소년 경제·창업·기업가정신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실제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고 있으며 경제에 대한 이론과 실전을 겸비했다. KBS-1TV ‘쏙쏙 어린이 경제나라’에 전문가로 1년 동안 고정 출연했으며 한경WOW TV ‘체험학습 신나는 경제교실’ 프로그램을 2년 동안 진행했다. |
*애독자 선물「내 아이를 위한 3개의 통장」
교육공학 박사이자 경제교육 전문기관 아이빛연구소 소장인 황선하 박사가 선진국형 경제체험교육의 핵심을 전수한다. 12년 동안 70만 명이 참여했고 효과가 입증된 프로그램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고 경제를 읽는 혜안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상품의 올바른 운용법을 소개하고 그 밖에 부모들이 일찍 실천하면 좋을 경제교육법들로 알차게 구성했다.
* 자녀의 경제교육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황선하 박사의 어린이 경제교육 ⑤_박물관 경제교육 편을 읽고 애독자 엽서에 기사 평이나 궁금증을 적어 보내주시는 독자 중 다섯 분을 선정해 「내 아이를 위한 3개의 통장」(한국경제신문사)을 보내드립니다.
■기획&진행 / 윤현진 기자 ■글 / 황선하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