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여자들의 유쾌한 돈 이야기

한해원의 재테크 특강

(6) 여자들의 유쾌한 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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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마’ 투자 대신 이유 있는 투자를 하세요!

이달에는 한해원 재테크 강의를 듣는 독자들 가운데 뜨끔할 분이 많을 듯하다. 친구가 자장면을 시키니 덩달아 “한 그릇 추가요!”를 외치는 심정으로 주식 투자에 나선 묻지 마 투자자 여러분들에게 한해원은 말한다. “기업 분석, 재무제표 분석…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라고. (편집자 주)

“해원아, 내가 가지고 있는 A 종목 말이야. 손실이 많이 나고 있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해원의 재테크 특강](6) 여자들의 유쾌한 돈 이야기

[한해원의 재테크 특강](6) 여자들의 유쾌한 돈 이야기

저는 주변 분들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 편입니다. 그때마다 제가 세운 원칙은 우선 그분께서 해당 기업 주식을 매수했을 때의 상황, 그리고 현재 그 기업의 상황에 변한 것이 있는지를 살펴본 후 조언을 해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이 방법이 가장 쉽게 기업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어떤 조언을 하기 전에 “그 기업 주식을 왜 사셨어요?”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열 명 중에 여덟아홉 명은 “아…. 그냥 누가 좋다고 해서”라고 대답합니다. 이런 경우 대체로 그 기업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투자를 한 분들이 많습니다.

만약 투자에서 손실을 보았다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분석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따라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식 투자 실력이 향상됩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묻지 마!’ 투자를 한 경우에는 손실을 보더라도 나중에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제대로 된 좋은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만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이유 있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프로바둑기사들은 바둑을 둔 후에, 첫 수부터 끝의 수까지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프로바둑기사를 처음 본 사람들은 무척 놀라워합니다.

“프로기사들은 머리가 정말 좋은가 봐요” 혹은 “천재인가 봐”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프로바둑기사가 암기력이 뛰어나서 모든 수를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수 한 수마다 그 수를 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연계성에 의해 저절로 생각이 나는 것입니다. 바둑 역시 이렇게 복기를 통해 잘못 두었던 수를 안 이후에 비로소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춰나갈 수 있습니다.

기업 분석은 ‘최악의 상황’을 막아줄 수 있어요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주변에서 온갖 정보들이 밀려듭니다. ‘A 종목이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을 것이다’ 혹은 ‘B 종목을 사면 몇 배가 오를 거라더라’ 등등 수많은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런 분위기에 휩싸이면 어떤 정보가 좋은 정보인지 분간하기도 어렵습니다. 또 주식시장에 떠도는 이러한 소문은 물론 정확한 정보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소문에 신경 쓰지 않는 것입니다. 또 소문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신만의 투자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기업 분석입니다. 만약 소문을 듣고 해당 종목을 산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 종목으로 인해 더 큰 손해를 보기 전,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매도하려는데 그것조차 힘든 상황까지도 예상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을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올바른 방법은 바로 꾸준한 실적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기업 분석, 어렵지 않아요!
재무제표와 연동해서 기업이 하는 세부적인 일, 그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기업의 지배 구조,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나 다른 기업의 가치 변화 등을 알아보는 것을 모두 합쳐 ‘기업 분석’이라고 합니다. 기업 분석을 하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에 놓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업이 시설 투자를 많이 하느라 순이익이 저조했을 수 있는데, 이것을 모르고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기업이 시설 투자를 했다면, 그 투자가 언제 끝나는지 그 이후 어느 정도의 매출과 순이익이 늘 것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또 그 시설물의 자산 가치는 어느 정도 액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지 그로 인해 그 분야에서 투자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것인지 등까지 추정하는 계산과 감각이 필요합니다. 기업 분석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한 종목 이상의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좋아하는 기업을 골라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종목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증시는 전체적으로 선순환 장세(한 종목군이 좀 오르고 나면 다른 종목군이 오르고, 또 다음 종목군이 오르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종목군을 옮겨가면서 조금씩 오르는 장세)의 양상을 띄었습니다. 또 최근에는 확실한 주도주가 되려고 힘을 내는 종목군들이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3월 12일 현재, 주도주는 IT였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잘 아는, 시가 총액 1위인 A기업이 신고가를 달성하며 주가종합지수를 다시 2,000선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렇다면 A기업의 기업분석을 한번 시작해볼까요? 기업 분석은 어렵지 않습니다. 기업 분석의 첫걸음, A기업의 재무제표와 차트를 가볍게 살펴보겠습니다.

● 연간 매출액-영업 이익 순으로 재무제표 보기
다음은 A기업의 재무제표입니다. 매출액, 조정 영업이익, 주당 순이익, 주당 순자산, PER, 보통주 현금 배당 등으로 제가 간추린 내용입니다. 초보자가 처음 재무제표를 접할 때 어려워하는 점은 아래의 항목보다 훨씬 많은 항목이 적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초보 투자자라면 제가 간추린 항목 위주로 재무제표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재무제표가 나타내는 수많은 항목들은 초보 투자자의 머리를 아프게만 할 뿐이니까요. 하지만 그중 핵심이 되는 몇 가지만 살펴보아도 기업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연 간분 기
분류2010.12 | 2011.12(P) | 2012.12(E) 2011.09 | 2011.12(P) | 2012.03(E)
매출액(억원)1,546,303 | 1,650,018 | 1,917,754 412,740 | 473,039 | 441,248
조정 영업이익(억원)166,210 | - | 224,024 42,913 | - | 45,752
주당 순이익(원)92,863 | - | 107,392 19,398 | - | 22,635
주당 순자산(원)548,698 | - | 721,543 599,506 | - | 629,142
PER(배)10.22 | - | 11.45- | - | 54.34
보통주 현금 배당(원)10,000 | - | 8,675- | - | -


재무제표에서 가장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연간 매출액입니다. 그 다음에는 영업이익 혹은 순이익이 늘어나는 추세를 살펴봅니다. 이것들이 늘어나는 액수와 비율과 같은 시기의 차트를 함께 살펴보면 여러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 당시의 국제 상황과 종목 뉴스들을 함께 비교해보면 그 종목만의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언제쯤 본전 찾을 수 있는지 계산해보기
위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12년 12월의 PER(주가수익비율)가 11.45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약 11년 6개월이면 본전을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때 ‘주당 순자산’과 ‘현금 배당’이 있습니다. 주당 순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이나 다른 기업에 투자되어 있는 회사 자본의 가치 등을 계산, 기업의 전체 주식 숫자로 나눈 것입니다. 회사가 혹시나 잘못됐을 때 한 주당 이 정도의 가치는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따라서 현재 가격 123만원에서 주당 순자산의 가격인 72만여원을 빼면 약 50만원입니다. 이를 주당 순이익과 현금 배당액을 더한 11만6천원으로 나누어주면 투자 한 본전을 찾는 데 4년 3개월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한해원의 재테크 특강](6) 여자들의 유쾌한 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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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3개월 안에 이 회사가 무너지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회사의 가치가 점점 상승하는 것은 덤이 되겠지요? 이는 가장 계산하기 편한 방법으로 기업을 보는 관점에 따라 또 기업 분석의 기풍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옆의 표를 자세히 보면 연간 2011년에는 매출액만 나와 있고 이제 시작인 연간 2012년에는 수치들이 모두 적혀 있습니다. 연간 2012의 수치들은 표의 가장 오른쪽에 있는 2012년 3월, 그러니까 2012년 1분기 실적 예상치를 토대로 2011년의 확정된 수치와 연결해서 계산된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계산이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기업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시점에서 다시 계산해보면 더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좋은 기업을 안전하게 매수할 때는 전체가 불안정할 때
매출과 순이익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좋은 기업이지만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일직선으로 상승하지 않습니다. 옆의 그림처럼 계단식으로 상승합니다. 이러한 종목을 매수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조정 구간에서 들어가는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A기업은 60일 평균선인 빨간색 선에 닿을 듯 말 듯하게 조정을 보이고 있지요? 그러한 조정의 모습을 보일 때 진입하고 우 상향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분할 매수합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한다면 123만원을 기록한 다음 거래일에 작은 파란색 음봉이 나올 때 조금 진입해볼 수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투자자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초보 투자자분들은 주식시장 전체가 악재로 흔들리기를 기다리는 것도 좋습니다. 그때 좋은 기업일지라도 주가가 대폭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알고 보면 쉬운 주식 용어_두 번째
‘PER’. 피이알 혹은 퍼라고 읽는 이 용어는 본래 Price Earning Ratio의 약어입니다. 주가수익 비율을 말합니다. 현재의 주식 가격을 재무제표에 나와 있는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쉽게 바꾸어 말하면 기업의 가치가 현재 상태 그대로라고 보았을 때 이 기업의 현재 주식 가격으로 매수하면 PER에 적힌 숫자만큼의 연간 수 안에 투자 본전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低(저)PER주’라는 말이 있는 것인데, 기업의 가치가 비슷한 종목들이 있을 때 PER의 숫자가 작은 종목일수록 투자 본전을 찾기 쉽고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재무제표는 어디에서?
재무제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지 시스템(http://dart.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해원은…
1998년 프로바둑기사로 입단했다. 한국외대 중국어과를 졸업했으며, 2002년부터 현재까지 ‘KBS 바둑왕전‘, ’한국바둑리그‘ 등 다수의 바둑 프로그램 진행과 해설을 맡고 있다. 그동안 KBS ‘폭소클럽-부자 되세요(2007~2008)’,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2008)’, 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 FM-아생연애살타(2008)’ 등에 출연했다. 또 각종 매체에 재테크 칼럼을 연재하며, 재테크 고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2008년 개그맨 김학도와 결혼해 아들 성준이, 딸 채윤이를 키우는 열혈 주부다.


■글 / 한해원 ■기획&정리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 ■헤어&메이크업 / 박수영 헤어파셀(02-518-6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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