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여자들의 유쾌한 돈 이야기

한해원의 재테크 특강

(7) 여자들의 유쾌한 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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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이기려면 상대방의 마음부터 알아야 한다. 바둑에서 승부를 위해 사용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인 응수타진(應手打診)은 주식 시장에서 효과적인 수로 사용할 수 있다. 이달 프로바둑기사 한해원은 주식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끊임없는 응수타진이 필요해요
만약 내가 누군가와 대결을 앞두고 있다면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계획부터 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때 상대방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다면 보다 더 효과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겠지요? 바둑을 둘 때 상대방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두는 수를 ‘응수타진’이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그리고 있는 바둑판 전체의 계획을 파악하기 위해 혹은 부분의 전투에서 상대방의 선택을 알고 싶을 때 꺼내는 방법입니다.

바둑을 둘 때와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에서도 이러한 응수타진의 방법이 필요합니다. 주식 매매나 쉴 새 없이 바뀌는 상황에 맞춰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끊임없이 상대방의 생각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좋습니다. 그렇다면 주식 시장에서는 어떻게 응수타진을 해야 하는지, 또 그 다음의 작전을 어떤 방법으로 계획하면 좋을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응수타진을 하지 않으면 뒷북치며 손해 볼 수 있어요
김말동씨(46, 가명)는 15년째 주식 매매를 쉬어본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가 매매한 주식이 항상 낮게 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수한 종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수익이 나지 않고, 또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 종목을 붙잡고 있자니 지루하기 그지없는 것이지요. 심지어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따라 투자한 일이 오히려 화근이 되어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주식 시장의 동향인 순환매 장세에서는 주식이 각 업종별로 순환하며 오르고 떨어지고를 반복하고 있지요. 그는 이미 상승한 순환매 종목을 뒷북치듯 따라 매수하다 보니 상승의 끝 부분에서 매수를 한 결과가 되어 손해를 본 것입니다. 당신의 남편도 이런 뒷북 매매를 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개미 투자자는 한 호흡을 고르면서 상대방을 기다려야 해요
요즘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은 뚜렷한 호재도 큰 악재도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주가지수가 상향으로 움직일지 하향으로 움직일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합주가지수가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고요. 이런 시기에는 주식이 대폭락을 하더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혹은 잠시 주식 매매를 쉬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한 호흡을 고르는 것이지요. 이때가 바로 응수타진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희망찬 다음의 계획을 위해 우리 같은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응수타진을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이러한 응수타진의 첫 번째 방법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박스권’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표를 보면 종합주가지수가 한동안 네모 칸 안에서 저점과 고점을 만들며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정한 네모 박스 안에서 지수가 움직이는 모습을 ‘박스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박스권은 위와 아래의 폭이 상당히 좁습니다. 몇 개 대기업의 주가 등락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지수 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수 자체는 폭락하지 않았고요. 또 박스권으로 보면 지수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왜 내가 가지고 있는 종목은 그대로이거나 심지어는 하락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구간입니다. 이럴 때 우리 개미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응수타진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수익 내기에 조급해하며 종목을 자꾸 갈아타기보다는 잠시 매매를 멈추어보세요. 그리고 상대방인 주식 시장에 방향을 선택하라고 기다려주는 방법입니다.

움직임의 명분이 무엇인지 공부해야 해요
주식 시장은 자신의 생각을 쉽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응수타진을 위해 알아야 할 두 번째 방법은 바로 주식 시장이 움직이는 명분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주식 시장은 항상 명분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은 해외와 국내 모두 호재와 악재에 상승할 것인지 조정 양상을 보일 것인지 그 방향을 정할 명분을 물어보고 있습니다. 명분이 될 만한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미리 그 중점 사항들만 알고 있어도 주식 시장의 방향을 예상해보며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 뉴스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초보자라도 쉽게 명분이 될 만한 중점 사항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해외 시장의 응수타진은 미국, 스페인, 중국을 살펴보세요
개미 투자자들이 해외 소식을 살펴볼 때 앞으로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중점 사항은 바로 미국, 스페인, 중국에 대한 소식입니다.

● 경기 성장 둔해도 양적 완화로 통화량 늘어난 미국
지난 4월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약간 부진합니다. 3월 실업률이 전월의 8.3%에서 8.2%로 하락한 것은 호재이지만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시장의 예상치(20만3천 명 증가)에 훨씬 밑도는 12만 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는 미국의 경기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해석만으로 볼 때는 악재이지만 이것을 명분 삼아 미국이 3차 양적 완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주식 시장에는 호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통화량이 많아져 투자할 곳 없는 돈의 양이 늘어나 결국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오기 때문입니다.

● 물가 폭등이 심상치 않은 스페인
스페인은 우려가 조금씩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스페인은 올해 초 문제가 됐던 그리스에 비해 경제 규모가 다섯 배 정도 큰 나라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스페인 국채 입찰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유동성 투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의 국채금리는 한때 5.81%까지 상승했고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스페인 경제 문제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정도로 크진 않아 보이지만 잠시 주식 시장의 조정 명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성장보다 분배에 초점 맞춘 새 지도부의 중국
3월의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6%로 시장 예상치(3.4~3.5%)를 약간 상회했습니다. 중국은 소비자 물가가 안정화되면 중국 내에서의 양적 완화 정책을 펴 세계경제 부양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1, 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안정적이라는 평가였고 3월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보다는 높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양적 완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중국은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에서 1년간 펼칠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전인대는 지난 1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필두로 하는 4세대 지도부의 마지막 전인대이기 때문에 정책 내용에 있어서 올해 가을 다음 정권을 이어받을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가을 시진핑 현 국가부주석이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5세대 지도부는 기존 지도부에 비해 ‘성장’보다는 ‘분배’, ‘수출’보다는 ‘내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존의 것을 유지하면서 내실을 다지겠다는 중국의 5세대 지도부가 시작되는 해이기에 중국 주식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장의 응수타진은 실적 좋은 기업을 살펴보는 거예요
국내 시장에서 응수타진하는 방법은 여러 차례 말씀드린 대로 실적이 좋은 기업들을 주시하는 것입니다. 특히 1·4분기 실적이 우수한 기업은 놓치지 말고 공부해보세요. 깜짝 놀랄 만큼 좋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미리 주가에 반영됐다거나 해외 악재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천천히 대응하자’는 이유로 이 기업들의 주식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종목마다 조정이 있거나 주식 시장 전체의 조정이 있을 경우 이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개미 투자자를 위한 박스권 장세 매매법 5
1 응수타진(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쉬면서 주식 시장의 방향성을 타진한다)!
2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갖는다
(2012년은 특히 중국 주식).
3 주식 조정시 올해 1·4분기에 실적이 좋았던 종목 매수를 고려한다.
4 올해 이슈가 될 행사들이 호재로 작용할 기업들을 매수하고 기다린다.
5 단타 매매를 하고 싶다면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연일 순매수하는 종목들을 찾는다.

알고 보면 쉬운 주식 용어 세 번째
1 박스권 주식의 지수나 가격이 일정 고점과 저점 사이에서 계속 움직이는 모양.
2 순환매 장세 파도가 일었다가 잠잠해지듯이 업종을 바꾸어가며 상승했다가 곧 꺾이는 모습이 지속되는 주식 시장.
3 양적 완화 통화량의 증가. 통화량의 증가를 통해 내수와 투자를 증진시킴.

한해원은…
1998년 프로바둑기사로 입단했다. 한국외대 중국어과를 졸업했으며, 2002년부터 현재까지 ‘KBS 바둑왕전‘, ’한국바둑리그‘ 등 다수의 바둑 프로그램 진행과 해설을 맡고 있다. 그동안 KBS ‘폭소클럽-부자 되세요(2007~2008)’,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2008)’, 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 FM-아생연애살타(2008)’ 등에 출연했다. 또 각종 매체에 재테크 칼럼을 연재하며, 재테크 고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2008년 개그맨 김학도와 결혼해 아들 성준이, 딸 채윤이를 키우는 열혈 주부다.

<■기획&정리 / 정은주(객원기자) ■글 / 한해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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