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배려로 인생의 행복한 출발을 돕는 웨딩헬퍼

주부, 다시 시작하다

세심한 배려로 인생의 행복한 출발을 돕는 웨딩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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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주부’를 입력해보면 주부 자격증, 주부 부업, 주부 알바, 주부 창업, 주부 취업, 주부 직업, 주부 재취업이 추천 검색어로 함께 뜬다. 이처럼 자신만의 일을 갖고자 하는 여성은 많지만 사실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가정에 집중하던 주부가 다시 사회로 나서기 위해서는 바늘구멍처럼 험난한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만의 특기나 관심사를 살려 새롭게 또 다른 인생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레이디경향」은 2012년, 이러한 주부들을 찾아 만나 그 경험과 노하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달에는 사람들의 인생에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결혼식 진행을 도와주는 ‘웨딩헬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주부를 만났다.

인생의 빛나는 순간을 함께하는 보람
<b>송은경(40)</b> 4년차 웨딩헬퍼

송은경(40) 4년차 웨딩헬퍼

사랑하는 이와 함께 평생의 행복을 다짐하는 의식인 결혼식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리이자 축제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날인 결혼식, 신랑 신부가 오롯이 그 설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결혼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주인공들의 곁을 지키는 사람이 바로 웨딩헬퍼다. 결혼식 내내 신랑 신부가 세상 누구보다 멋있고 예쁘게 보일 수 있도록 옆에서 관리하고 어려운 점들을 해결해주며, 원활하게 결혼식이 치러질 수 있도록 예식 진행 제반 사항들을 돕는다. 또 웨딩 사진 및 리허설 촬영을 서포트하기도 한다. 주로 ‘헬퍼이모’라 불리며 신랑 신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웨딩헬퍼는 ‘촬영 및 예식이 웨딩헬퍼의 능력에 따라 판가름 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낮은 진입 장벽·유연한 시간 활용, 주부에게 꼭 맞는 일
중학생·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 송은경씨는 올해로 4년째 주말마다 웨딩헬퍼 일을 하고 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한동안은 가정생활과 육아에 집중해왔지만, 언젠가부터 ‘뭔가 내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게 됐다. 그러나 재취업에 대한 부담감과 어려움 때문에 선뜻 발 벗고 나서지 못하다가 취미생활도 즐길 겸 여성능력개발센터의 다양한 강좌를 수강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송은경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드레스 인형 만들기였다. 열심히 배워서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는데, 막상 이를 활용해 사회 진출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를 보다가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웨딩헬퍼라는 일을 접하게 되었고 당장 뛰어들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내, 엄마라는 이름이 아닌 온전히 저라는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해보고 싶었어요. 삶의 활력도 얻고, 많지 않은 액수라 해도 돈도 벌고요. 하지만 전업주부로만 살아오다가 뭔가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기엔 제약이 많고, 그렇다고 아무 기반 없이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또 어느 정도 자랐다고 해도 아이들한테 계속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일에 몰두할 여건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웨딩헬퍼는 여러모로 접근하기가 쉬웠어요.”

주로 주말에 일을 하기 때문에 다른 가족이 없는 평일에 집을 비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 시간 대비 비교적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 가사활동을 병행하며 일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까지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데다 교육 기간도 짧아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요소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최소 몇 달, 길게는 몇 년씩 일을 익히고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웨딩헬퍼는 관련된 일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이라 해도 발걸음을 떼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요. 물론 본격적으로 현장에 뛰어들고 나서부터 부딪치면서 배워나가야 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요. 저는 이일을 시작하면서 단정한 정장 두어 벌 구입한 게 전부예요. 가정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주부들에게는 굉장히 잘 맞는 직업인 셈이죠.”

특히 웨딩헬퍼는 현장에서의 탁월한 순발력과 적응력이 요구되는 만큼, 결혼 경험이 있고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편인 주부들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기도 하다. 현재 주로 30, 40대 여성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50대 베테랑들도 많다. 보통 하루 6~7시간 정도 일하며, 건별로 10만~15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센스 있는 감각과 세심한 배려가 필수
최근 들어 예비 신랑 신부들 사이에서는 편안하면서도 특별한 결혼식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신경 써야 할 사항들도 부쩍 늘어났다. 따라서 원활한 예식 진행을 돕는 웨딩헬퍼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그와 비례한다. 예전에는 웨딩헬퍼를 단순히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매만져주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함께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나갈 ‘파트너’로 여기게 된 것이다.

“요즘 신랑 신부들은 한층 세심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길 기대해요.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누리고 싶어 하는 마음도 크고요. 그래서 경험이 많다거나 센스가 뛰어난 웨딩헬퍼를 선호해요. 그렇기 때문에 웨딩 촬영과 결혼식 전반에 대한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함은 물론 주인공들을 가장 돋보이게 해줄 ‘비장의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해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피팅, 헤어와 메이크업 수정 등을 능숙하게 해내는 것은 기본이고 신랑 신부에게 손 모양을 어떻게 하고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와 같은 사소하지만 유용한 점들을 일러주기도 해요. 결혼식 당일에는 양가 부모님이나 친척들께 도움을 드려야 하는 일도 생기고요.”

[주부, 다시 시작하다]세심한 배려로 인생의 행복한 출발을 돕는 웨딩헬퍼

[주부, 다시 시작하다]세심한 배려로 인생의 행복한 출발을 돕는 웨딩헬퍼

아무래도 리허설 촬영이나 예식 당일, 당사자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게 되는 만큼 그들의 컨디션을 챙기고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웨딩헬퍼의 몫이다. 자칫 긴장되고 떨려서 우왕좌왕하기 쉬운 신랑 신부를 대신해 예식 전반을 파악하고 전개해나가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웨딩 촬영 때는 바뀌는 의상과 분위기에 맞게 헤어 연출과 메이크업 수정, 소품 코디 등을 연출한다.

“일이 없을 때는 웨딩 잡지를 보면서 감각을 익힌다거나 전문 교육 기관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요즘 결혼 문화는 어떤지, 유행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등을 알아두면 신랑 신부와 대화할 수 있는 소재도 많아지고 또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요. 헤어 장식 액세서리나 코르사주 등을 직접 만들어서 갖고 다니기도 해요. 신부가 제가 만든 소품으로 연출하고 나서 더 예쁘게 보일 때, 제가 훨씬 기쁘고 만족스러워요.”

송은경씨가 웨딩헬퍼로 활동하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특별한 날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가 가장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끔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화 소재를 준비하고 자잘한 팁들을 일러주며 의상 등을 꼼꼼히 챙긴다. 하루 종일 움직이며 사람과 주변을 챙기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이 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나중에 당사자들로부터 “덕분에 무사히 결혼식을 치렀어요”, “훨씬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와 같은 감사의 인사를 들을 때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고.

“신랑 신부들을 대하면서 내 동생 같고, 때로는 제가 엄마 같은 마음이 들 때도 많아요.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죠. 특히 저는 가능한 한 양가 어머님들께도 신경을 쓰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자식들이 멋지고 예쁘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면서도 서운한 복잡한 감정이 들텐데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드리고 싶더라고요.”

송은경씨는 앞으로 좀 더 믿음직스럽고 능력 있는 웨딩헬퍼로 활동하며 더 많은 신랑 신부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싶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관심과 경험을 살려 웨딩숍을 해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웨딩드레스 제작에 관한 공부도 시작했다. 연인들의 행복한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보람에 푹 빠진 그녀의 미래가 기대된다.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웨딩헬퍼 양성 과정 안내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결혼식과 이에 관계된 제반 과정을 돕는 웨딩헬퍼 교육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신랑 신부의 턱시도와 웨딩드레스의 피팅과 관리, 헤어 및 메이크업 수정, 폐백 등 예식 진행, 리허설 촬영시 역할 습득, 예식 당사자들과의 원활한 관계 유지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향후 현장에 투입되어 활동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자질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취업 기회 제공을 돕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문의 www.workers.or.kr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박동민 ■소품&장소 협찬 / 퓰라웨딩(구 로리앤바비, www.퓰라.com, 02-549-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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