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과 증권사, 부동산 업체, 보험사, 창업 관련 업체까지 돈에 관련된 모든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재테크 박람회가 열렸다. 그야말로 돈을 빌리고, 갚고, 벌고, 모으고, 불리는 모든 정보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재테크의 첫걸음인 저축에서 재테크 고수들이 넘쳐난다는 증권과 부동산부스까지 주부 기자가 직접 돌아봤다.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요즘 재테크의 화두는 무엇이고, 돈의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었으며, 새로운 금융 상품과 투자처는 무엇인지 궁금하던 찰나,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소식이 들렸다. 바로 재테크 박람회가 열린다는 것. 지난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3 서울머니쇼’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우리나라 최대의 재테크 박람회. 국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부터 부동산 업체, 캐피탈 업체, 창업 관련 업체들까지 1백여 개에 육박하는 많은 기관들이 참가했다.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은 국내외 최고의 재테크 전문가들이 직접 연단에 올라 그들만의 재테크 비법을 전수한다는 32회의 세미나와 요즘 부쩍 관심이 높아진 ‘귀농귀촌관’ 그리고 새로운 사업을 소개하는 ‘창업관’, 보다 실속 있는 자동차 구입 비용을 알아볼 수 있는 ‘자동차금융관’ 등 실생활과 밀접한 각종 전문관이 새로 꾸려졌다는 것이다.
주부 입장에서 재테크 박람회는 무엇이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무엇보다 궁금했다. 돈을 모으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인지, 돈을 좀 더 저렴한 이자로 빌리고, 기존의 빚을 합리적으로 갚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인지 말이다. 주부 기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재테크 박람회는 ‘돈 있는 사람’이나 들를 만한 곳이 아닌 ‘돈 없는 사람’부터 ‘돈을 만들어야 할 사람’까지 한 번은 가봄 직했다. 무엇보다 돈의 흐름과 재테크의 동향 그리고 동시대의 사람들이 ‘지금’ 시점에서 무엇에 가장 관심이 있고, 무엇을 가장 불안해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그것은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주부 입장이라면 한 번쯤 가계를 점검해볼 때 좋은 기준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13년 서울머니쇼의 가장 핫한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이제 주요 부스부터 하나하나 함께 돌아보자.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자산 점검은 필수, 절세도 꼼꼼하게”
저축은행 퇴출, 널뛰고 있는 주식시장, 바닥을 치고 있는 금리 등 그야말로 역사상 유례 없는 재테크 잔혹기를 맞고 있는 때다. 은행 예금이자가 연 3%대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니 종자돈을 은행을 통해 불리기는커녕 맡겨놓기에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사람들의 재테크 심리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시중의 은행들이 모두 참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금융관에서는 특정 적금이나 예금 상품을 팔고자 홍보하는 데 주력하지 않았다.
금융관의 키워드는 세 가지로 압축됐다. 자산 관리, 은퇴 자금 마련, 온라인 전용 통장이 그것이다. 자산 관리와 은퇴 자금 마련은 그 맥을 같이한다. 평균 수명 백세 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시급하게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층부터 이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대, 또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30대까지 노후 준비와 은퇴 후 자산에 관한 관심과 열기는 똑같았다. 돈이 있는 사람만이 은퇴 자금을 만들기 위해 돈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전혀 준비가 안 된 사람이나 준비를 하려는 사람까지 그 대상을 확대해 은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대대적으로 안내되고 있었다. 보다 체계적인 재무 설계를 통해 자산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것이다.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온라인 전용 상품에 대한 필요성도 실감했다. 요즘 알뜰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는 상품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기도 해(은행 상품별 조건은 다르다.) 반응이 좋았다.
금융관에서의 열띤 관심사는 바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관한 것이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현행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자가 되면 직접적인 세금 부담 외에도 건강보험료 납부 등의 부수적인 부담도 발생하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였다. 부양가족으로 돼 있어 별도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던 사람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그야말로 발등에 떨어진 불이 따로 없다.
한 푼이라도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절세 가능한 금융 상품에 대한 문의가 줄을 이었다. 대부분의 은행권 관계자들은 고액의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들에게 분리 과세가 가능한 장기 채권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를 많이 추천했다. 얼마 전 한바탕 광풍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재형저축의 경우 비과세 상품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농특세 1.4%는 떼므로 완전한 비과세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또 비과세와 이자소득, 저축 기간 등을 고려한 뒤 보험권의 저축보험과 비교해 가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금융 관련 알아두면 좋은 사이트
1 국세청 연말정산 자동계산 www.nts.go.kr/cal/cal_05.asp
연말정산시 개인 정보(예: 연봉)를 넣으면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2 전국은행연합회 www.kfb.or.kr
‘은행금리비교’ 메뉴에서 실시간으로 전국 은행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다. 대출이나 예금, 적금에 관해 어느 곳이 유리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Booth 2 부동산관을 둘러보니
“틈새시장에 여전히 수익은 있다?”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재테크 박람회의 부동산 부스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벌려면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들려왔다. 특히 정부가 4·1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침체기에 빠졌던 시장도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인상이다.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핵심은 전용면적 85㎡ 이하 혹은 6억원 이하의 주택을 연내에 매입하면 5년간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시 6억원 이하 주택, 연 부부 소득 합산 연 7천만원 이하이면 취득세를 면제해준다는 것. 또 국민주택기금 확대, 공동주택의 리모델링 수직 증측 허용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발을 맞추기라도 하듯, 재테크 박람회에 국내 부동산 전문가들이 대거 출동해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인가에 대해 세미나를 열고 각각의 부스에서 개인별 밀착 상담을 실시했다.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일까. 부동산관에서 가장 인기를 끈 아이템은 경매였다. 아무래도 재테크 박람회라는 특성상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현장에서는 명품 골라내는 경매의 기술, 4·1 부동산 종합대책 영향과 향후 시장 전망, 수익형 부동산의 ‘틈새’ 찾는 법, 빌딩·상가 투자법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에 나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다가구 주택을 주목하라고 했다. 가구의 분화와 도시 재정비 사업으로 인한 주택 멸실, 치솟는 전셋값과 상승세를 이어가는 부동산 경매 낙찰률을 감안할 때 향후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령별 투자 방법도 다르게 제안했다.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재테크 박람회에 참가한 많은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도 주먹구구식에서 벗어나 과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들은 주변 풍문에 의지해 투자하는 경우가 있는데 투자 위험과 손실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주 종목을 개척해서 끊임없이 파고들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틈새시장은 여전히 존재한다”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1 온나라 부동산 포털 www.onnara.go.kr
연도별로 아파트 거래 가격과 전월세 가격을 조회해볼 수 있다.
2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http://rt.mltm.go.kr
아파트 및 연립주택 등 최근 몇 년간의 실제 거래 가격을 조회해볼 수 있다.
3 국세청 고객만족센터 http://call.nts.go.kr
세금에 관한 모든 정보와 각종 문의, 상담, 건의 등을 할 수 있다.
Booth 3 증권관&은퇴·보험관을 둘러보니
“저축성 보험부터 ELS까지 올 가이드”
저축은행이 줄줄이 퇴출되고 업계 1위 저축은행마저 퇴출 기로에 놓였다. 한 푼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기대했던 시중의 뭉칫돈이 그야말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 시대 속에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몰린 곳이 증권관과 은퇴·보험관이었다. 비교적 높은 이자를 주는 저축성 보험에 주부들의 관심이 높았고, 주가 지수나 주가가 올라가야만 수익이 나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주가가 떨어져도 일정 수익이 나는 일종의 파생 상품인 ELS도 인기였다.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우선, 보험관에서 가장 문의가 많았던 저축성 보험부터 알아보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바뀌면서 그 어느 때보다 비과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바로 보험사의 저축성 보험이다. 저축성 보험이란 쉽게 말해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보다 만기 때 지급되는 급부금이 더 많은 상품을 말한다. 위험 보장보다는 노후 대비나 교육비 마련과 같은 저축 기능을 강화했다고 보면 되는데, 이자는 전액 비과세에 복리 효과까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은행 예금 상품과는 달리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설계사 수당이나 보험사가 보험 계약을 체결·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각종 비용)를 일정 부분 떼어가기 때문에 만기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예상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 만기 전 해약시 은행 상품들보다 손해액이 훨씬 크기 때문이 단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때 집집마다 펀드 하나쯤은 가입해 투자했을 정도로 펀드 열풍이 불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주식에 대한 이해 없이 너도나도 ‘묻지 마식 투자’를 한 탓으로 이익을 봤다는 집보다 손해를 봤다는 집이 더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들을 위한 재테크 박람회였던 만큼 원금이 보존되는 등 안정적인 투자 상품들이 인기였다. 증권관에서는 ELS가 최고의 주식 투자 상품으로 손꼽혔다. ELS란 주가 지수나 개별 종목 등 기초 자산 가격이 미리 정해진 조건에 부합하면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 상품이다. 지난해에는 코스피 지수가 10%포인트 떨어졌지만 ELS는 13.3%의 성과를 기록했다고 증권관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ELS의 투자 전략이 조금 바뀌고 있다고 한다.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으로 그 중심축이 옮겨간다는 것. 박람회 기간 중에는 원금 보장형 ELS가 가장 많은 문의를 받았다고 한다. 증권관에서 만난 전문가 대다수는 “ELS 투자를 할 때도 시장 상황에 맞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밝히며 “상환 주기가 짧은 상품을 선택해 어느 정도 증시가 방향을 잡게 되면 재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2013년 재테크의 화두는 노후 준비와 은퇴 자산 마련
재테크 박람회를 모두 돌아본 결과,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의 관심사는 모두 ‘노후’로 귀결됐다. 당장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층부터 저금리 시대에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까지 모두에게 노후 준비는 현실이었다. 개막일인 5월 9일 오전에 열린 ‘은퇴 스쿨’ 세미나에는 대부분 50대가 참석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절반 이상 자리를 채운 것은 20, 30대였다는 점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재테크의 방법은 여러 가지다. 집집마다의 상황과 형편, 관심에 알맞은 플랜을 찾는 것이 재테크를 시작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재테크의 목표는 ‘노후 준비’에 있고,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현실인 듯했다. 재테크의 방법보다는 목표 수정이 시급한 때다. 2013년 재테크 박람회가 모두에게 주는 화두이자 고민이다.
주식&보험 관련 알아두면 좋은 사이트
1 펀드닥터 www.funddoctor.co.kr
펀드 정보 및 평가, 펀드 조회와 순위 등 펀드 관련 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2 기획재정부 www.mosf.go.kr
‘경제정책일반’ 메뉴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정책들에 대해 열람할 수 있다.
3 경제 캘린더 http://kr.investing.com/economic-calendar
실시간 세계 경제지표와 함께 나라별·시간별 각각의 변화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주식시장 특성상 미래형 거래이기 때문에 예측한 내용과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조민정 ■취재 협조 / 2013 서울머니쇼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