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준석 지점장이 공개하는 은퇴 부자들의 시크릿 노트 4
흔히 쉽게 빠지는 오류 중 하나가 은퇴 준비를 할 때 최소 몇 억은 있어야 한다는 식의 명제다. 그러나 처음부터 은퇴 준비를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금액 보다는 은퇴 후에도 지속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현금 자산 위주로만 은퇴 준비를 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향후 물가는 끊임없이 가파른 속도로 오를 것이고, 반대로 화폐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는 점은 명명백백한 사실. 비교적 안정적인 부동산을 활용하는 까닭이다.
Point 1 현금보다는 수익성 부동산을!
Highlight 가족·사회와 관계 유지, 건강도 은퇴 준비
40년간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큰돈을 모은 Y씨(76). 없는 살림에 시작해 고생도 많았지만 성실히 일한 덕분에 동네에서 제일 큰 슈퍼마켓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4남매 모두 훌륭하게 성장해 큰딸은 미국으로, 둘째 딸은 독일로 각각 이민과 유학을 떠났고 현지에서 자리를 잡았다. 셋째 아들과 넷째 아들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Y씨는 자녀들이 결혼할 때 아낌없이 지원했다. 아들들에게는 조그마한 아파트를, 딸들에게는 부족함 없이 혼수를 해줬다.
그러다 지난 2002년, 아내가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상실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Y씨는 운영하던 슈퍼마켓을 정리한 돈으로 압구정에 있는 H 아파트 한 채를 구입했다. 남은 돈은 현금 19억7천만원. 노후 자금으로 충분한 금액이었다. 문제는 자식들이 원하는 대로 경제적인 지원을 해준 것. 결국 Y씨의 수중엔 3억원도 남지 않았고 돈이 떨어지니 자식들도 발길을 끊었다. 아픈 곳도 많아졌다. 그 또래의 사람들이 그랬듯 먹고살기 바빴던 Y씨에게 은퇴 준비는 사치였다. 특히 자영업자였던 Y씨는 현역에서 은퇴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세월 앞에 영원한 현역이란 없다. 일반적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전체 자산 중 현금의 보유 비중을 늘리는데, 저금리 시대에 현금 운영만으로는 이득을 낼 수 없다. 다시 말해, 현금보다는 실물 자산인 부동산의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임대 수익이 확실한 수익성 부동산이어야 한다.
더불어 은퇴 후 가족·사회와의 관계 단절을 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배움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변수 역시 늘어난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가족·사회와의 단절도 그중 하나다. 더 이상 자식들이 보험인 시대는 끝났다. 오죽하면 돈의 가장 큰 적은 자식이란 슬픈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권위적이고 과묵한 가장보다는 먼저 가족에게 한발 다가서는 가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건강관리도 은퇴 준비 중 하나임을 명심한다. 20, 30대에 건강을 돌보지 않으면 결국엔 건강을 되찾기 위해 그동안 번 돈을 모두 쓰게 될지도 모른다.
Point 2 금리 1%보다 1만원 아끼기
Highlight 은퇴 준비는 마음가짐에 달렸다
1996년,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을 무렵 J씨(47)는 친정 오빠로부터 “잠실에 있는 A 아파트를 구입하라”라는 조언을 들었다. 당시 13평형이 1억5천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의사인 남편 명의로 대출을 조금만 받으면 가능한 액수였지만 소심한 그녀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 몇 년 뒤 종잣돈이 모여 다시 투자를 하려 했을 땐 이미 가격이 올라 있었다. 그 후로 J씨는 지인으로부터 또 한 번의 투자 권유를 받았다. 도곡동에 있는 B 아파트가 교육 환경이 우수하고 재건축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J씨는 허름한 아파트값이 올라봤자 얼마나 오를까 싶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기회를 놓쳤다.
만약 J씨가 두 아파트를 샀다면 현재 재건축된 시세로 쳤을 때 20억원 이상의 차액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J씨는 기회를 놓쳤을 때마다 “재복은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라고 한탄했다. 하지만 굴러들어온 재복을 걷어찬 건 그녀가 옥석을 가려내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J씨의 남편은 그녀에게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할까?”라고 묻곤 한다.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막연하게만 느꼈던 은퇴가 이토록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앞으로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한 첫걸음으로 낭비라고 생각되는 소비 습관부터 고치기로 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 그러나 경제활동 시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해 조기 은퇴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고, 가까스로 40대를 넘겼다 하더라도 정년을 보장받기는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의 생활고가 걱정이다. 회사원이든 자영업자든 은퇴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이 퇴직 준비의 끝이라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방법은 하나. 소득이 줄면 당연히 생활비도 비례해 줄여야 한다. 매일 마시던 4천원짜리 브랜드 커피 지출을 줄이면 1개월에 12만원, 1년에 1백44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10년이면 1천7백28만원이다. 2천5백원짜리 담배를 끊으면 1개월에 7만5천원, 1년이면 90만원, 10년이면 9백만원의 종잣돈이다. ‘겨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은퇴 준비는 1%의 금리에 연연하기보다는 1만원의 지출을 줄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은퇴 준비의 시작 단계에서 잘못된 소비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은퇴 부자들은 절대로 운이 좋아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 자산 관리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무심코 소비해버리는 낭비 요소를 철저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행복한 노년의 여유를 보장받게 된 것이다. “당장 먹고살 것도 없는데”라고 반문하는 사람일수록 은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소득이 많은 사람들보다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더 은퇴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처지가 어떠하든 누구나 은퇴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은퇴 준비는 소득이 아닌 마음가짐에 달렸다.

고준석 지점장이 공개하는 은퇴 부자들의 시크릿 노트 4
Highlight 재테크의 첫걸음은 꼼꼼하게 공부하기
Y 기업에 다니는 K씨(48). 10년 전, 같은 부서에 있던 40대 후반의 부장이 명예퇴직당하는 것을 보고 곧바로 은퇴 준비를 시작했다. 막연하게 연금과 보험 정도만 있으면 되겠지 싶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월 5만원씩 납입하는 건강보험과 자신이 사망했을 때 가족에게 상속 금액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월 10만원)에 가입했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개인연금도 매월 50만원씩 내기로 했다. 그러고는 은퇴 준비를 잊고 살았다.
그러다 최근 K씨는 자신의 현주소를 점검할 기회가 생겼다. 은퇴 후 60세가 넘어 받게 될 국민연금(1백50만원, 종신)과 퇴직연금(80만원, 100세까지), 10년간 적립식으로 가입했던 개인연금(26만원, 100세)은 총 2백56만원에 불과했다. 지금의 생활비 지출이 5백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은퇴 준비였던 셈이다. 게다가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가입했던 건강보험은 암에 대해서만 보장이 되는 보험이었고, 뒤늦게 종신보험 역시 최고 6천만원만 지급된다는 조항이 있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10년 뒤 6천만원은 서울 변두리에서 전셋집을 겨우 얻을 수 있을까 싶다.
결국 K씨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요청했고 은퇴 전까지 수익성 부동산에 투자할 것을 추천받았다. 또 건강보험과 자녀의 결혼 자금에 대한 추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수익성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종잣돈 마련을 위해 우리사주(3억1천만원)를 처분했다. 부족한 돈은 대출받기로 했다. 시간을 쪼개 부동산 공부를 병행했고, 6개월 이상 고생한 끝에 아파트 상가에 세 들어 있는 빵집을 발견했다. 장사가 잘되는 곳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2주간 아침저녁으로 현장을 방문했다. 급매물 가격이 4억1천만원. 대출금이 1억원가량 필요했지만 평균 월수입이 2백만원이라 이자 30만원을 내고도 1백70만원의 수익이 생겼다. 월세를 통해 노후 자금 및 자녀들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동산은 자본 수익과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미래가치가 뒷받침되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부동산만으로 은퇴 준비가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은퇴 준비는 부동산과 금융 상품이 조화롭게 준비돼야 한다. K씨처럼 아직 자식들이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목돈도 필요하다. 목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종잣돈은 은퇴 후에 모으기 어렵다. 은퇴 이전에 푼돈으로 목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소액이라고 망설이지 말자. 꾸준히 적립하는 것만이 목돈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더불어 건강보험에 가입할 경우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혜택이 보장되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Point 4 실속 있는 소형 아파트가 정답
Highlight 종잣돈이 부족해도 OK!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은 도곡동 아파트(84.99㎡)에 살던 K씨(46). 빠듯한 월급만으로 아이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힘들었다. 당연히 노후 준비는 언제나 뒷전. 결국 K씨는 살고 있는 집을 줄여 은퇴 이후의 삶을 계획하기로 하고 아파트를 12억1천만원에 처분했다. 그리고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아파트(106.4㎡)를 전세(보증금 2억7천만원)로 얻어 이사했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 당분간 전세를 살 생각이었다.
이후 그는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의 소형 아파트 투자에 몰두했다. 주말이면 회사들이 몰려 있는 강남 일대의 지하철역 주변을 샅샅이 뒤지며 3개월간 발품을 팔았다. 덕분에 논현동에 위치한 S 아파트(35.73㎡, 시세 2억6천만원)를 찾았다.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1백만원으로 임대 수익률 4.8%가 나왔다.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곧바로 월세를 놓았다. 매월 통장에 찍히는 1백만원의 임대 수입은 적은 돈이 아니었다. 그리고 1년 뒤, K씨는 두 번째 소형 아파트인 삼성동에 있는 시세 3억 2천만의 H 아파트(26.45㎡, 보증금 3천만원, 월세 1백50만원)를 구입했다.
은퇴 준비를 시작할 때만 해도 불안했던 그는 현재 매월 2백50만원의 임대 수입을 얻고 있다. 이 돈으로 10년짜리 연금에 가입했는데, 57세부터 매월 1백47만원씩 종신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임대하고 있는 소형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는 이상 매월 약 4백만원의 수입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두 아파트는 매매 시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고, 도곡동 아파트를 처분하며 남은 차액 중 2억5천만원가량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소형 아파트는 실속 투자의 대명사로 은퇴 준비를 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대출금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오피스텔에 비해 수익성 부동산으로 손색이 없고 다른 부동산에 비해 관리 비용도 적게 들어간다. 소형 아파트를 잘 고르기 위해서는 첫째, 경매로 시세보다 싸게 사는 방법을 추천한다. 또 일반 경매보다는 급매, 혹은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철 비수기를 이용한 투자가 좋다. 둘째, 전세 가격의 비율이 매매 가격 대비 60% 이상 되는 지역을 노린다. 이 비율이 높으면 전월세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본다. 이는 공실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셋째, 교통 환경을 살핀다. 소형 아파트의 세입자는 주로 미혼의 직장인들이나 신혼부부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을 선호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은퇴 후, 절대로 하지 마라
1 창업하지 마라 창업으로 귀중한 퇴직금을 앉은 자리에서 까먹는 사례가 많음을 명심하자. 충분히 고려하고 고민한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2 이자에 연연하지 마라 나이가 들수록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 언어를 따라갈 수 없다. 은행 직원 말만 믿고 투자한 상품은 언젠가 손해날 수밖에 없다. 자산의 30% 정도만 금융 상품으로 돌리고 나머지는 실물 자산으로 운영하라.
3 현금 자랑 하지 마라 지혜로운 은퇴 준비를 위해 현금은 필요한 만큼만 보유하도록 한다. 현금을 자식들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독한’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Tip 보험 가입시 주의할 점
1 보험료가 주기적으로 올라가는 갱신형보다 전액 납부할 때까지 금액 변동이 없는 것이 좋다.
2 보장 기간이 70세, 80세인 것보다는 100세 혹은 종신형인 것으로 한다.
3 중대한 질병에 대해서만 보장하는 것보다는 일반 질병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한다.
4 보험료가 소멸되는 것이 아닌 연금으로 전환되는 것이 유리하다. 각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본 뒤 신중히 가입하도록 한다.

고준석 지점장이 공개하는 은퇴 부자들의 시크릿 노트 4
1994년 부동산과 인연을 맺은 뒤 5년간 2천여 건의 경매 물건을 취급하며 번지수만 갖고도 땅을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닌 끝에 은행권 최초의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가 됐다. 신한은행 프라이빗 뱅크 부동산 재테크 팀장을 거쳐 현재 청담역점 지점장으로 재직 중이다. ‘자산관리 멘토 스쿨’의 멘토로 무료 상담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이러브 고준석과 부동산 재테크(cafe.daum.net/gsm888)’의 운영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경매 부자들」, 「강남 부자들」 등이 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안지영, 고이란(프리랜서) ■참고 서적 / 「은퇴 부자들」(고준석 저, 흐름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