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명한 재무 설계 위한 머니 디자인 플랜
돈을 모으는 이유는 소비를 위함이다. 저축 역시 미래의 소비를 위한 투자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분하게 저축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여유가 없다는 점을 꼽는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자신의 수입에 맞춰 소비를 하며 살기 때문에 여유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만약 수입의 일부가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다니던 직장이 갑자기 어려워져 월급이 10% 정도 줄더라도 대개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뿐이지 삶의 질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수입 축소로 심리가 위축돼 소비를 부추기는 요인들도 약화된다. 다시 말해 이는 현 지출에서 10%만큼을 저축해도 살아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현명한 재무 설계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이런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내는 것이다.
소비지출 관리의 원칙
그러나 불필요하거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지출을 그때그때 구분해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때문에 소비지출의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중요한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산을 수립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물론 결혼 준비, 내집 마련과 같은 지출들은 사전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그날 점심 식사로 얼마를 소비하게 될지 등 일상의 빈번하고 소소한 지출들은 개별적으로 미리 예산을 짜기 힘들다.
하지만 다수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이 또한 월 단위로 묶어보면 어느 정도 평균치를 파악할 수 있다. 월별 편차가 큰 달은 대부분 명절, 휴가가 있거나 계절적인 요인으로 의류 지출, 공과금 등이 증가하는 경우다. 얼마를 쓰는지 알고 있는 항목은 소비 통제 효과가 크지 않다. 반면 얼마를 쓰는지 알지 못하는 항목에서 적지 않은 돈이 샌다.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 예산 수립과 계획적인 소비가 소비 통제 효과와 만족도를 동시에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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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 주유비, 통신비, 학원비 등은 해당 지출에 대한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이 많이 되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그 신용카드는 다른 항목의 지출과 섞이지 않도록 해당 항목 전용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결제일은 매월 1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이 편하다. 지출 관리는 매달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자녀, 가족 용돈도 일정한 금액을 정해 매월 1일 예비 자금 통장에서 자동이체 되도록 한다. 보장성 보험의 경우 갑작스러운 일로 보험료가 이체되지 않으며 그 효력이 상실될 수도 있는데 현행 약관에서는 그 데드라인을 두 달로 정하고 있다. 때문에 월말보다는 월초가 더 유리하다.
2 월 지출 관리 일상적이면서 수시로 발생하는 지출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비용, 가족의 문화생활, 외식 등이 포함된다. 주변의 광고나 판촉 행사 혹은 감정 기복에 따라 지출 규모가 달라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항목에 대한 지출 관리는 연 지출 관리와 함께 소비지출 통제의 핵심 관리 대상이 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경우 그만큼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혹자는 월 지출 관리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가계부 쓰기를 권장한다. 그러나 역시 하루 몇 차례씩 발생하는 소소한 지출을 일일이 기록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또 소비를 한 뒤에 반성을 한다고 해도 이미 사용된 금액이므로 관리하는 데는 무의미하다.
오히려 예산을 미리 정해두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지출 관리에는 효과적이다. 월 지출 통장은 지정 통장을 정해두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한다. 그리고 은행에 SMS 잔액 통보 서비스를 신청해 통장의 잔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월 지출 통장은 이자보다는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인출기가 있는 곳으로 하고,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체크카드의 사용 내역은 통장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별도의 가계부를 작성할 필요도 없다.
3 연 지출 관리 가족 행사를 비롯한 특정일의 소비,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소비 등을 의미한다. 1년에 1, 2회로 손꼽을 정도의 횟수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리 방법을 잘 모르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소비 역시 만족스럽게 할 수 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예산 수립. 연간 옷과 신발은 어느 정도 살지, 화장품은 얼마나 필요할지, 명절에는 어느 정도의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지 등 각 영역에 대해 적정 금액을 결정한다. 금액이 정해진 세금이나 보험료, 예상되는 경조사가 있으면 이 역시 감안한다. 이때 지난해에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참고하면 보다 수월하다.
예산이 수립됐다면 이것을 계획적으로 관리할 CMA 통장을 만든다. 돈의 규모가 크고 돈이 묶이는 기간 또한 제법 되므로 조금이라도 이자가 높은 입출금 통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연 지출 전용 신용카드를 정해 연 지출 통장에서 결제되도록 연결해놓는다. 의류, 레저, 외식, 휴가 등 지출 목적에 맞도록 혜택이 적절한 카드를 고르도록 한다. 신용카드는 결제 이후 15~45일 뒤에 금액이 빠져나간다. 이 기간 동안 CMA 통장의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이자 할부를 이용한다면 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고 이자 역시 많이 발생할 것이다.
끝으로 연 지출에 소요되는 예산은 그 금액을 12등분해 매월 초 예비 자금 통장에서 자동이체 되도록 하거나 고정 급여 외에 분기별 상여금, 연말연시 성과급 등의 목돈을 활용한다.
투자의 원칙
누구나 안정적인 고수익을 원한다. 그렇지만 손실 위험이 없으면서 높은 수익을 내는 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익은 위험을 선택한 대가인 셈이다. 위험 정도에 따라 투자 전술도 달라진다. 흔히 접하는 저위험 투자 전술은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유동성을 우선으로 하는 전술이다. 가까운 시일 안에 쓸 목적의 자금을 운용할 때 많이 사용한다. 보다 큰 이득을 남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하우가 필요하다.
1 5221의 법칙을 활용하라 예·적금을 가입할 때는 그 금액을 5:2:2:1 비율로 나눈다. 만약 1백만원의 여유가 있어 정기 예금을 들려고 계획하고 있다면 한 번에 1백만원 예금을 들기보다는 10만원 1개, 20만원 2개, 50만원 1개로 나눠 들라는 말이다. 이 경우 중간에 갑작스러운 일로 목돈이 필요할 때 1백만~4백만원 정도의 돈은 1, 2계좌만 해지해도 융통할 수 있어 1백만원을 모두 해지하는 것보다는 유리하다. 창구에서는 인터넷 뱅킹만을 신청하고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경우 인터넷 우대 금리 적용을 받을 수 있다.
2 예금 풍차 돌리기 적금은 예금에 비해 만기 유지율이 떨어진다. 예금은 목돈이 있을 때 가입하고 적금은 돈을 모아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납입 금액이 무리하게 느껴져 중간에 부담이 돼 해지하는 경우도 많다. 만약 50만원짜리 적금을 가입하고자 한다면 적금 대신 50만원짜리 정기 예금을 매달 하나씩 가입한다. 1년 뒤 매달 50만원의 예금과 이자가 만기 된다.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예·적금을 들다 보면 목돈을 모으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금과 적금의 금리 차이가 커 적금이 유리한 시기이거나 월 저축액이 정기 예금을 가입하기에 적은 액수일 때는 정기 적금 대신 납입이 자유로운 적금을 매달 하나씩 가입하는 것도 추천한다.

현명한 재무 설계 위한 머니 디자인 플랜
와이즈 자산관리연구소 소장.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재직 당시 금융 전반과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았으며 현재는 국제 공인 재무 설계사로 활동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 재무 설계 강사로도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김성구, 고이란(프리랜서) ■참고 서적 /「돈을 디자인하라」(조철호 저, 지식노마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