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의 여왕’ 성선화 기자가 콕 집은 재테크 초보 탈출을 위한 13가지 노하우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
재테크의 단계 점검
무급 자신이 얼마를 버는지,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잘 모르고 있는 상태죠. 계획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지출을 해서 월급을 다 써버리는 일도 빈번하고요. 몇 년 전까지는 저도 이 수준을 면치 못해서 월급이 몽땅 카드 값으로 나갔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꽤 오랫동안 이 단계에 머물기도 해요. 월급이 많은 사람이라도 이 단계라면 마음이 쫓기듯 늘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초급 본격적인 지출 관리에 돌입해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예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악물고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듯, 돈을 모으고 불리기 위해서는 필히 이 단계를 마스터하면서 재테크 근육을 키워야 해요.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가계부를 쓰는 게 도움이 됐어요.
중급 강제 저축의 시기로 힘들어도 꾹 참고 월급의 80% 이상을 무조건 저축하는 거예요. 저는 지금 80% 저축을 실천하고 있어요. 가끔 갑자기 충동적인 지출이나 비고정 지출이 생겨서 흐트러질 때도 있지만 초급 단계에서 근육을 키웠더니 다시 저축으로 돌아가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가입해 저축액을 늘리는 게 이 단계의 핵심 과제예요. 평범한 월급쟁이라면 이 단계를 거쳐야 투자를 위한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어요. 여기까지만 잘 완수하면 더 이상 돈에 관해 통제가 안 돼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에요.
고급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로 재테크의 꽃이라 할 수 있죠. 부동산, 주식, 금융 등 투자의 종류는 다양한데, 무조건 추천을 받기보다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을 스스로 찾는 게 가장 좋아요. 그런데 재테크를 직접 해보며 느낀 것은 이 단계에 돌입하면 재테크에 관한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확실히 유리하다는 거예요. 그 전 단계까지는 재능과는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바쁘기 때문에 자산관리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어요.
통장이 늘 텅텅 비어 있는
왕초보용 노하우
1 재테크는 머리와 상관없다
재테크와 친하지 않은 왕초보들이 흔히 ‘나는 숫자에 어두워서’, ‘돈 버는 머리가 없어서’라며 재테크를 잘 못한다는 말을 많이 해요. 대단히 큰 오해이자 부자가 되지 못하도록 스스로 장애물을 만든 격이에요. 실제로 제가 경험해보니 종잣돈을 모으는 중급 단계까지는 머리가 좋아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돈을 모으는 습관, 의지의 문제였어요. 다행히 지출 관리는 단 3개월만 꾸준히 해도 통장 잔고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걸 실감할 수 있으니 머리는 잠시 비우고 3개월만 소비 습관 잡기에 몰두해보세요.
2 카피해라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가 무척 중요해요. 본보기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죠? 돈 모을 줄 모르던 제가 재테크 팀장이 되면서 기사 때문에 한동안 ‘짠돌이’들을 많이 만나러 다녔어요. 정말 적은 액수로 생활비를 쓰고 수입의 대부분을 저축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그동안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거죠.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나중에는 지출을 줄여봐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면서 그들의 노하우를 따라 하게 됐어요.
재테크 마인드를 키우려면 경제 서적을 읽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습관, 행동을 따라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빨라요. 인터넷 짠돌이 카페 등에 가입해 어울리는 것도 한 방법이고요. 저도 제 재테크 수준에 맞는 친구들을 사귀어서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있어요.
3 푼돈 효과를 잊지 마라
혹시 1만원 이하는 작은 돈이라 생각해서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진 않나요? 저도 한때는 편의점에서 하루에 3,000원, 5,000원씩 쉽게 쓰다가 한 달에 편의점 지출만 20만원이 넘은 적이 있었어요. 푼돈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쓴 거죠. 과거의 저도 그랬고 돈이 잘 모이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푼돈의 위력을 모른다는 거예요. 푼돈 모아서 언제 부자가 될까, 하고 의심스러우니 모으려는 생각조차 안 하고,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은행 이자가 적으니 돈이 없으면 적금도 중간에 쉽게 깨버리는 게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죠. 물론 푼돈을 모아서 부자가 된다는 건 아니지만 푼돈을 모으는 재미를 스스로 깨우친다는 게 중요해요. 지출을 줄이고 통제하는 습관을 들여야 목돈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Tip 캐시백&포인트 캐시백을 해주는 신규 체크카드를 노려라. 특히 가입 첫 달은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모든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푼돈 절약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카드 포인트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흩어진 포인트가 잘 파악이 안 된다면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를 클릭하자. 회원 가입 없이 이름,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각 카드사에 쌓인 포인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시럽도 편리하다. 모든 포인트 카드와 쿠폰을 한데 모아놓고 쓸 수 있고, 타 포인트로 전환할 수도 있어 포인트 활용률이 200% 높아진다.
고정 지출 줄이고 싶은
초보자용 노하우

‘재테크의 여왕’ 성선화 기자가 콕 집은 재테크 초보 탈출을 위한 13가지 노하우
신용카드 설명서도 꼼꼼히 공부해보세요. 자신에게 필요한 신용카드 혜택만 쏙쏙 골라내기 위해서는 귀찮아도 공부가 필수예요. 저는 뭐든지 직접 해보는 걸 좋아해서 처음에는 할인 혜택이 많다는 신용카드에 몽땅 가입했어요. 사용해보면서 카드 혜택과 고정 지출의 교집합이 가장 큰 걸 찾아나갔죠. 취업, 결혼, 출산 등 생애 주기에 따라 고정 지출이 변하니까 주기에 맞춰 카드를 갈아타는 것도 잊지 마세요.
Tip 어떤 카드를 골라야 할까? 카드고릴라(www.card-gorilla.com)에는 최근 나온 신용카드, 체크카드 정보가 많다. 뱅크샐러드(www.banksalad.com)는 2,100개에 달하는 시중 신용카드 중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는 맞춤형 카드를 알려주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에도 관심을 가져라.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카드사보다 훨씬 큰 혜택을 주기도 하니 놓치기 아깝다.
5 계획보다 기록이 먼저다
이제부터 돈을 모으겠다고 결심하면 흔히들 계획부터 세우는데, 초보들에게는 계획보다는 기록이 우선이에요. 일단 자신이 어디에 얼마나 쓰고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되니까요. 과거 저는 한 달에 30만원으로 살아보겠다고 계획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같아서 바로 요요 현상이 왔어요. 이내 펑펑 쓰는 생활로 돌아갔죠. 하지만 기록을 하면서부터 달라졌어요. 가계부를 쓴 지 한 달 만에 지출을 절반 가까이 줄였어요. 돈을 안 쓰려고 큰 노력을 한 것도 아니고 지출 내역을 파악한 것뿐인데 불필요하게 쓴 돈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가계부를 3개월 정도 쓰면 충분히 지출 패턴을 파악할 수 있어요. 돈의 흐름이 눈에 보이니까 돈을 쓸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요. 가계부는 매일 쓸 필요도 없고 영수증을 모두 모아뒀다가 2주 혹은 1개월에 한 번 시간을 내서 몰아 쓰는 편을 추천해요.
강제 저축에 도전하는
중급자용 노하우
6 특판 정보에 밝아져라
아무리 저금리 시대여도 잘 찾아보면 특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고금리 특판 상품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저는 직업적 특성도 있지만 어떤 것이 좋은지 직접 느껴보기 위해 웬만하면 은행들이 내놓는 특판 상품에 거의 가입해봐요. 물론 소액으로 하는 것도 많아요. 개인이 매번 모든 은행의 신규 정보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니까 각 은행들에 상품 광고 문자메시지, 이메일 뉴스레터 등을 신청해두면 때마다 특판 상품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어요. 영화, 스포츠, 복지, 사회공헌 등 다양한 이벤트 특판 상품도 있어요. 스포츠 경기 우승, 영화 관람객 수 목표 달성 등 조건에 따라 우대금리를 더 주기도 한답니다.
7 고금리 외화 통장을 개설하라
저축을 할 때 1개쯤은 위안화, 달러 통장을 개설하는 것도 추천해요. 저는 매달 10만원씩 위안화 적금을 들고 있어요. 금리가 연 3%로 현재 시중의 웬만한 원화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죠. 우리은행에서 출시한 ‘글로벌 위안화’는 1년 이상 예치하면 연 3% 이상의 고금리를 제공해요. 돈을 입금하는 날의 환율에 따라 원화가 위안화로 환전돼요. 뱅크오브차이나 한국 지점을 이용하면 위안화로 환전하는 수수료가 무료예요. 명심해야 할 점은 외화 통장은 환율 1%에도 수익이 생기는 목돈이거나, 환전 수수료가 들지 않아야 의미가 있어요.
향후 미국 달러 강세를 대비해 달러 통장 개설도 고려해볼 만해요. 단점은 0.1~0.5%대로 이율이 낮다는 것. 그중에 이율이 높은 통장은 KEB하나은행(구 외환은행)의 ‘하이파이브플러스 자유적립외화예금’이에요. 달러 통장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전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아 직접 환전한 뒤 은행에 납입하는 거예요. 명동 지역의 사설 환전소는 최대 90%까지 수수료를 우대해주고 서울역 우리은행 환전소도 우대율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8 투자 수익, 예금 금리는 잊어라
요즘 은행이자가 너무 낮은데 어디에서 돈을 굴려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목돈을 만들기도 전에 금리나 투자 수익에 신경 쓰는 건 초등학생이 대입 수능시험 걱정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대신 일단 돈을 모으는 것, 습관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할 시기예요. 고수익, 고금리는 어느 정도 목돈이 쌓인 뒤에야 의미가 있어요. 금리 1, 2% 더 받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보다는 저축액을 1만원이라도 늘리는 게 훨씬 낫죠. 강제로 저축한다는 데 의의를 두세요.
9 콘택트렌즈 소득공제 혜택을 챙겨라
세금을 줄이는 것도 재테크에서 중요한 부분이죠. 연말정산시 사람들이 공제 항목인지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이 있어요. 콘택트렌즈, 안경도 1인당 50만원 이내 구입 금액에서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이런 항목은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사이트에서 조회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만약 콘택즈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안경점에서 소득공제용 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하세요. 안경점에서 일일이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으니 본인이 직접 챙겨야 돼요. 단, 의료비 공제는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해주니 참고하세요.
10 실손보험을 주목하라
요즘 보험의 대세는 실용적인 실손보험이죠. 수많은 보험사 중 어디에 가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보험사의 성격을 참고하세요. 흔히 보험료와 보상액만 따져보기 쉬운데, 실손보험 선택시 고려할 핵심은 병원비 청구 절차예요. 사고를 당했는데 보험료 청구시 깐깐하게 굴고 늦게 나오면 그것보다 속상한 일이 없잖아요. 손해보험사는 과거에 사고가 났을 때 실제 발생한 비용을 지원해주는 실비보험이 주력 상품이었고, 생명보험사는 암 진단금, 사망 진단금 등 사고가 났을 때 정해진 금액을 지원하는 정액보험이 핵심이었다는 걸 염두에 두세요. 병원비 청구도 많이 받아본 보험사가 유리해요. 대체로 손해보험사의 병원비 청구 절차가 간편한 편입니다.
Tip 맞춤형 보험 찾기, 마이리얼플랜 바쁜 사람들은 수많은 보험특약과 보장을 일일이 따져보기 어렵다. 마이리얼플랜(www.myrealplan.co.kr)에서 고객이 보험을 의뢰하면 각 보험사와 설계사 간의 경쟁 입찰을 통해 가격 대비 최고의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기존 가입된 보험도 분석을 통해 보험사별 비교 설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1 금리 인하 요구권을 알아두자
대출을 받고 이걸로 끝이 아니에요. 지난 2014년부터 금융감독원이 기존의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에도 금리 인하 요구권을 적용토록 권고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대출 이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개인이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을 잘 알아두세요. 직장에 관해서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 승진, 전문 자격증 취득(회계사, 투자자문사 등), 무직자의 취직, 연봉 상승(전년 대비 10% 인상)이 있을 경우 해당됩니다. 부동산, 자동차 등 재산이 증가했을 때도 해당돼요. 36개월 할부로 수입차를 샀더라도 재산 증가로 봐요.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청산했을 때도 해당돼요. 신용등급이 올라가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취업, 승진으로 신용도가 오른 카드 대출 고객이나 취업, 승진, 소득 상승, 전문 자격증 취득, 보험계 약 우수 실적이 있는 보험사 가계 대출자도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요.
12 다음은 크라우드 펀딩이다!
요즘 제가 새롭게 관심을 갖는 재테크 분야는 크라우드 펀딩이에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사업 계획은 있는데 자금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 창업 기업, 기업가 등에게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방식이에요. 특히 지분 투자형에 재테크 고수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이 발행하는 증권, 프로젝트성 투자계약증권에 대해 투자하고 투자자는 그에 맞는 지분 및 채권을 받아 추후에 이익을 배분받을 수 있어요. 또 보유 증권 및 채권을 매매해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요. 대신 창업 초기 기업들이 대부분이므로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기업의 스토리와 배경에 대해 상세히 확인해본 뒤 신중히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13 대출상담사를 활용하라
대출을 받을 때 은행 대출상담사를 활용하면 금리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국내 대출상담사는 은행 소속 직원은 아니고 대출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주 업체 직원인데, 국내 모든 대출상담사는 은행연합회에 소속돼 있어요. 사전에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서 정식 등록 여부를 확인하세요. 대출상담사를 찾으려면 대출을 받고자 하는 은행에 전화해서 해당 은행 대출상담사를 요청하세요. 마지막 대출 절차인 ‘자서’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은행 직원에게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출상담사의 최대 장점은 최대 금리 혜택이에요. 은행들은 자기 발로 찾아온 고객에게 최대 금리 감면 혜택을 주지 않아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대출상담사들은 어떻게든 최대 금리 감면 혜택을 주려고 애쓰죠. 아이러니하게도 은행 측에서도 대출상담사를 통해 오는 고객에게 더 좋은 혜택을 주는 편입니다. 또 은행들은 지점별로 대출 경쟁을 하므로 대출을 좋은 조건으로, 더 많이 받기 위해서는 늘 손님이 붐비는 목이 좋은 곳의 은행보다는 신규 지점이나 손님이 적은 곳을 공략하는 게 낫죠.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정성민(프리랜서) ■사진 / 김석영 ■헤어&메이크업 / 파크뷰칼라빈 by 서일주(02-515-5888) ■참고 서적 / 「재테크의 여왕」(성선화 저,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