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시행착오를 줄여줄 이주 준비 팁

Mom’s creator 징징이 송희영의 행복한 제주 살이

①시행착오를 줄여줄 이주 준비 팁

댓글 공유하기
제주도로 내려가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셀럽들을 보며 ‘나도?’ 하는 생각을 해봤다면 먼저 내려간 선배 맘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 아파트에서만 살며 불편한 것을 못 참아 별명이 ‘징징이’였다는 맘스 크리에이터가 제주도 이주를 준비하는 이들이 꼭 알아야 할 깨알 정보를 공개한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새별오름에 억새가 한창이다. 이런 자연을 느끼는 게 좋다는 아이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새별오름에 억새가 한창이다. 이런 자연을 느끼는 게 좋다는 아이들.

제주도에서 집 찾기
‘제주로 가자!’ 문득 떠오른 환상은 간절해졌고, 불과 한 달 만에 제주도 입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텃밭에서 식재료를 조달하며 여유롭게 사는 환상이 깨지는 데는 고작 한 달 걸렸다. 물가는 육지보다 비쌌고, 도보로 통학 가능한 학교 인근에는 임대 나온 집이 없어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귤 밭으로 둘러싸인 오랜 농가 주택을 임대했는데, 덕분에 구할 수 있는 일은 귤 농사와 주말에 해야 하는 관광업 외에는 없었다. 귤 밭 사이로 가끔 출몰하는 뱀 때문에 마당에서 늘 장화를 신어야 하는 불편함은 덤으로 따라왔다. 결국 일을 구하기 쉬운 제주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심했고, 아이는 두 달 만에 다시 전학을 가야 했다. 첫 답사 때 우리 가족은 초등학교 위주로 돌아봤는데, 초등학교 근처 집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다급한 마음에 다른 여건은 따져보지도 않고 집을 구했던 것이다. 결국 한 달 동안 다시 제주시 근처로 집을 알아보러 왕복 2시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돌아다녔고, 그래서 정착한 곳이 지금 살고 있는 애월읍 봉성리다.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제주도 시골에서 임대주택을 구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우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둘 이상이라면 무상 임대주택을 추천하고 싶다. 학생 유치를 위해 마을과 학교가 아주 저렴한 임차료로 살 집을 지원해주는 제도인데, 대기자가 많아 입주하기가 쉬운 건 아니지만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는 경제적 부담 없이 살 수 있어 좋다. 면적은 보통 49~66㎡(15~20평)가 많고, 임차료와 보증금은 평수에 따라 1년에 100만~500만원까지 다양하다. 각 리나 읍사무소에 문의하면 상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제주도 시골 주택 임대는 전원주택이나 지은 지 몇 년 안 되는 주택을 제외하고는 부동산에서 거의 취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제주오일장이나 지역 카페 교차로에 내는 광고를 통해 거래가 된다. 임차료는 1년 치를 한 번에 내는 연세가 일반적.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게 보통인데 하루가 다르게 연세가 오르고 있으니 2, 3년 계약을 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몇 개월 살아보고 결정하려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1~3개월 단기 임대도 흔하다.

1 입도 후 첫 해맞이. 해안가 어디를 가도 바다 풍경과 어우러진 해맞이가 가능하다. 2 돌문화공원. 제주도엔 아이들과 체험할 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3 매일 다른 모습의 바다. 해질녘 애월 해안도로에서 위로를 받는다.

1 입도 후 첫 해맞이. 해안가 어디를 가도 바다 풍경과 어우러진 해맞이가 가능하다. 2 돌문화공원. 제주도엔 아이들과 체험할 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3 매일 다른 모습의 바다. 해질녘 애월 해안도로에서 위로를 받는다.

주택 계약할 때 알아둘 것
시골 주택이라도 새 집은 시내 아파트 연세와 맞먹어 800만~1,200만원 수준. 반면 오래된 농가 주택은 실내 화장실과 보일러, 샤워실, 싱크대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는 공사를 임차인이 하는 대신, 장기간 임차를 보장받고 임차료를 저렴하게 해주는 경우도 많다. 단, 유념할 점은 계약서에 이 부분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나오는 오래된 시골집 전세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수년째 억지로 살고 있는 임차인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또 제주도 시골집은 힘겨울 수 있다. 여름엔 각종 벌레들이 출몰하고 겨울엔 개별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탓에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다. 집을 알아볼 때 근처에 축사와 묘지 등이 없는지도 꼭 살펴야 한다. 제주도는 곳곳에 묘지가 있는데 수풀로 가려져 있어 나중에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또 바람이 센 곳이라 축사가 집과 거리가 멀어도 밤이나 비 오는 날이면 지독한 냄새에 창문을 열기 힘들 수도 있다. 제주도엔 대한 후 5일째부터 입춘 3일 전까지 7, 8일 동안 이사를 하는 신구간이라는 풍습이 있는데, 신구간 한 달 전부터 주택 매물이나 임대가 많이 나오니 그 기간에 임대주택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편한 것투성이에 집이 좁아 살림의 반 이상을 창고에 넣어둬야 하지만 제주도 농가 주택에서 지낸 2년은 참 행복했다. 제주도로 와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은 가족이다. 작은 방 하나에 네 식구가 자다 보니 아이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안고 장난치면서 서로가 세상의 전부가 됐다. 정체 모를 벌레가 나와도 온 가족이 함께 깔깔대고 한방에서 아옹다옹하며 함께 잤던 하루하루는 큰 선물이다.

일정치 않은 수입과 육지에 비해 적은 임금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늘 함께였고 강도가 센 노동으로 한계도 느꼈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포기할 수 없어 1년 전부터 틈틈이 준비해 키즈 민박을 하기로 결정하고 하던 일을 모두 그만두고 집 짓기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처럼 육지에서 하던 일과 다른 일을 하는 이주민이 많다. 무작정 왔다면 밭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당을 받는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과 마음의 여유로움을 주는 반면 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하는 양면성을 가진 섬인 것 같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면 크나큰 행복이 숨어 있으니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제주 일자리와 주택 정보를 알 수 있는 사이트
제주오일장 www.jejuall.com 제주교차로 jeju.icross.co.kr 제주맘카페 cafe.daum.net/jejumam 제주어멍카페 cafe.daum.net/jejuomong 제사모카페 cafe.naver.com/idiolle

[Mom’s creator 징징이 송희영의 행복한 제주 살이] ①시행착오를 줄여줄 이주 준비 팁

[Mom’s creator 징징이 송희영의 행복한 제주 살이] ①시행착오를 줄여줄 이주 준비 팁

징징이 송희영
아이들 교육을 위해 무작정 제주도로 떠난 열 살 우용, 여섯 살 유희 엄마. 블로그 ‘징징이 제주에 살다(blog.naver.com/song141479)’를 운영 중이다.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이들을 위해 2년간의 제주살이의 흑과 백을 솔직하게 전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송희영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