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기업가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다

임영서의 창업 백서

성공한 기업가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다

죽이야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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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겨울이면 어김없이 거리에 등장하는 군고구마 노점상.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금도 겨울이면 어김없이 거리에 등장하는 군고구마 노점상. 경향신문 자료사진

필자는 고등학교 3년간 겨울철에 친구들과 군고구마 장사를 했다. 10여명의 친구들을 ‘땔감 확보’조, ‘고구마 굽기’조, ‘주택가와 상점가 판매’조로 나눠 일하게 했다. 장사를 마치고 그날 판매한 금액에 맞게 수당을 주었는데, 필자는 하루 평균 2만원 이상을 벌었다. 당시 큰매형의 월급이 40만원 정도였으니깐 고등학생 아르바이트로는 꽤 큰돈이었다.

매일 밤 장사가 끝나면 고생한 친구들을 데리고 포장마차에 가서 국수를 먹으며 그날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필자와 친구들은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필자는 ‘사업은 사장과 직원들이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할 때 놀라운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필자는 2003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고등학교 때 군고구마 장사를 하면서 얻은 경험을 회사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토요일 아침마다 회사가 있던 서울 약수동의 조기축구팀과 축구경기를 했다. 축구가 끝나고 함께 사우나를 하고 아침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 같이 출근해서 오후 1시에 퇴근할 때까지 토의만 했다. 그때 필자의 회사는 최고의 단결력을 보여줬다. 어느 순간 직원들의 말투, 패션스타일, 정치적 성향, 인생철학 등이 사장인 필자와 비슷해졌다. 당시 필자의 회사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런데 주 5일 근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토요일 문화는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당시 직원들은 모두 떠나고 신세대 직원들로 바뀌었다. 사장의 인생관이나 철학을 직원들에게 강요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신세대들은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른 사고와 문화를 갖고 있다.

언젠가 강의를 가서 필자는 ‘음식으로 사람을 이롭게 한다’라는 경영이념을 말하면서 나의 꿈과 우리 회사의 비전, 사업철학 등을 이야기했다. 강의가 끝난 후 한 수강생이 “강사님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직원이 몇 명이나 있나요?”라고 물었다. 순간 필자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필자가 아무리 좋은 철학과 이념을 갖고 있어도 그것을 공유할 직원이 없다면 그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지금까지 나의 아바타를 키우지 못했구나! 그래서 사업의 성장이 멈추고 회사 조직은 생동감을 잃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장이 모든 직원을 아바타로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사장의 경영철학과 꿈과 목표를 이해하고 함께할 몇 명의 리더(임원)는 있어야 한다. 그리고 리더들은 자신과 같은 직원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기업문화가 만들어지고, 그 기업 문화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세계 4대 성인으로 불리는 소크라테스, 공자, 예수, 석가모니의 공통점은 이들 모두 자신과 같은 아바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석가모니에게는 1250명의 제가가 있었는데 그중 수행과 지혜가 가장 뛰어난 10명을 ‘석가십성’이라고 부른다. 공자에게도 3000명에 육박하는 제자들 중 뛰어난 10명의 ‘공문십철’이 있었다. 예수 역시 자신의 뜻을 세상에 전파할 제자 12명을 두었고, 소크라테스 또한 아테네 거리에서 제자들을 만나고 가르쳤다. 4대 성인도 자신의 아바타를 만드는 데 힘쓴 것이다.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길 희망한다면 사장 자신의 경영철학을 함께 공유하고 그것을 세포분열할 아바타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임영서의 창업 백서]성공한 기업가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다

■임영서 대표는 누구?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인 장사를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경험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5년간 1세대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상남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과정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 창업 컨설팅, 1000회 이상 창업 강의, TV·라디오방송과 신문·잡지 등의 창업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 다수의 창업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죽이야기와 식품제조기업 ㈜대호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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