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이젠 요노!…짠맛나는 ‘저소비’ 트렌드

욜로? 이젠 요노!…짠맛나는 ‘저소비’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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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면 충분해(You Only Need One)” 젊은층 사이에서 ‘욜로(YOLO)’에서 ‘요노(YONO)’로 소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픽셀즈 사진 크게보기

“하나면 충분해(You Only Need One)” 젊은층 사이에서 ‘욜로(YOLO)’에서 ‘요노(YONO)’로 소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픽셀즈

한때 “한 번뿐인 인생(You Only Live Once)”을 외치며 경험과 소비를 아낌없이 추구하던 20대가 이제는 “하나면 충분해(You Only Need One)”를 말하고 있다. ‘욜로(YOLO)’에서 ‘요노(YONO)’로의 변화. 이는 단순한 유행어의 전환이 아니라, 팬데믹과 경기 침체를 거치며 형성된 새로운 소비 철학이자 삶의 방식이다.

■ ‘무지출 챌린지’의 연장선, ‘요노’라는 감각

‘요노’는 2020년대 초반 사회 전반을 관통했던 ‘짠테크’ 열풍과 맞닿아 있다. 일상 속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무지출 챌린지, 다이어트 지갑, 소비 일기 쓰기 등으로 구체화됐다. 이와 같은 흐름은 ‘지금 가진 하나’의 가치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로 뷰티 업계에서는 다양한 색조 제품을 쌓아두는 소비보다, 한 가지 ‘인생템’을 정해 꾸준히 쓰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SNS에서는 “이 립밤 하나면 1년은 쓴다”, “이제는 쿠션도 하나로 끝”이라는 해시태그가 소비자 간의 공감을 얻는다. 가성비 제품으로 유명한 ‘다이소 오픈런’ 역시 같은 맥락이다.

■ “이것만 입어요”... 패션도 ‘선택과 집중’

패션 분야에서도 ‘저소비 코어’는 뚜렷하다. 다양한 옷을 돌려 입는 트렌드가 줄고, 특정 브랜드의 특정 아이템만 고수하는 ‘유니폼 룩’이 부상하고 있다. 20대 직장인 이지현 씨(27)는 “매일 같은 블레이저에 데님을 입는다”며 “고민도 줄고, 옷 사는 데 돈이 안 들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스타일의 다양성보다는 일관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인식 전환이다.

■ 식사도 ‘한 끼면 충분’, 여가도 ‘핵심만 즐긴다’

식음료(F&B) 소비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가격은 낮추되, 품질은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하는 ‘미니멀 럭셔리’ 제품이 인기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파는 프리미엄 샌드위치나, 혼자 먹기 좋은 소용량 와인이 그것이다. 외식은 줄이고, 대신 좋은 재료로 한 끼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홈밥’ 문화도 저소비 코어의 일환이다.

여가 공간도 마찬가지다. 과거처럼 하루 종일 쇼핑몰을 돌아다니기보다는, 딱 한 곳, ‘좋은 조도에 음악이 좋은 카페’를 찾아 몇 시간 머무는 식이다. 장소는 줄었지만,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다는 이들이 많다.

■ 소비는 줄였지만, 삶은 오히려 단단해졌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소셜 빅데이터로 본 저소비 코어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히 돈을 아끼는 차원을 넘어 소유보다 선택, 양보다 질, 속도보다 지속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저소비는 단기적 경기 위축의 결과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요노(YONO)’는 궁핍의 상징이 아니다. 오히려 ‘내게 진짜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고, 그것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감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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