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모임에서도 여행지에서도 대부분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 사진을 찍는 추세다. 기본 매뉴얼만 사용하는 디카 초보를 위한 선배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들의 카메라 메모리 칩에 담긴 색다른 디지털 세상 엿보기.
찍고 싶을 때 마음껏 찍는 자유
오동연(28·웹 프로그래머)
웹 프로그래머 오동연 씨. 디지털 카메라를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찰나, 모 카드 회사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품을 받는 행운을 얻게됐다. 그 이후 카메라를 늘 휴대하고 다니면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셔터를 누르고 있다는데. 필름을 현상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확인하고 보관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지 아직 얼마 안 됐고 기능이 단순한 보급형 카메라라 친구들이나 애인 등 인물 사진을 주로 찍고 있지만 렌즈 교환이 가능하고 수동 기능이 많은 제품을 구입해 이것저것 찍어 보고 싶다고 한다. 뜻하지 않았던 행운 통해 디지털 카메라를 얻게됐지만 어느덧 매니아가 되었다고.
그의 디지털 카메라
기종 : Olympus C-350 ZOOM
가격 : 40만원대
구입일자 : 2003년 5월
구입경로 : 경품 이벤트 당첨
기능 : 334만 화소 / 광학 줌 3배(디지탈 줌 3.3배) / 촬영모드(인물, 풍경, 야경) / 화이트 밸런스 조절(맑은 날, 흐린 날, 백열등, 형광등) / 동영상 / 1.8“ LCD
오동연 1. 신촌의 어느 계단 높은 골목길. 307×512 픽셀의 이 사진은 셔터 스피드 1/200s, 노멀 프로그램의 노출 모드, ISO 64 감도로 찍은 것이다. 사진을 찍은 후 포토샵으로 소프트하게 처리하고 흑백으로 바꾼 것.
오동연 2. 이름 모를 바이올렛 꽃. 셔터 스피드 1/160s의 오토 플래시, ISO 감도 64, 메터링 모드를 스폿으로 하고 촬영했다. 마지막으로 포토샵 색 보정을 거쳐 좀 더 부드럽게 연출.
가족을 향한 사랑을 담아
백선덕(33·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국 오라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백선덕 씨는 처음 단순한 호기심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했다. 필름 카메라와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던 것. 그의 디지털 카메라는 다소 무거운 편이라 휴대하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수시로 그리고 기분 내키는 대로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다. 특히 태어난 지 이제 갓 석 달 지난 딸 서연이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고, 집안 어른들께 이메일로 전송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고 한다. 구입한지 오래 돼서 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해 보았지만 접사 기능이 약하다는 것말고는 특별히 불만스러운 점이 없어 다른 카메라 구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가정적인 주인을 만난 그의 디지털 카메라는 앞으로도 계속 가족의 모습을 담을 듯하다.
그의 디지털 카메라
기종 : Canon Powershot G1
가격 : 84만원
구입일자 : 2001년 9월
구입경로 :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에서 중고로 구입
기능 : 334만 화소 / 광학 줌 3배(디지털 줌 2배,4배) / 4가지 기록모드(RAW, Super fine, Fine, Normal) / 다양한 촬영모드 지원(자동, 프로그램 AE, 셔터우선, 조리개 우선, 매뉴얼, 팬포커스, 초상모드, 풍경모드, 야경모드, 흑백모드, 오버랩, 동영상 - 320 X 240, 음성 지원) / 컴팩트 플래시 / 1.8” TFT 액정 파인더
백선덕 1. 결혼 기념일 제주도로 떠난 여행 마지막 날, 물에 은은히 비친 아름다운 조명 장식의 호텔 야경이 멋있어서 한 컷. 어두운 곳이라 셔터 스피드가 1초로 매우 느려 흔들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삼각대가 필요했다.
백선덕 2. 재작년 10월,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산굼부리 갈대밭에서 해가 넘어가는 찰나 노을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1024×764 크기의 이 사진은 플래시 이외에는 별다른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 셔터 스피드도 1/250s로 빠른 편.
예술성을 추구하는 아마추어 사진작가
권오성(33·웹 에디터)
애니메이션 회사 디알 무비(주)에서 처음 디지털 카메라를 접한 권오성 씨는 사실 영상 카메라와 친하다. 학창 시절 몇 편의 단편 영화에 스텝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기 때문. 멈춰진 순간이든 움직이는 동영상이든 미술적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그는 플래시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선명한 화질은 색감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하고 때문. 그가 사용하는 니콘은 접사 기능이 탁월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최대 강점은 액정화면이나 렌즈 회전이 가능해 눈높이에 맞지 않는 피사체를 편하게 찍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셔터 스피드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 찍으면 아웃 포커스 되는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
그의 디지털 카메라
기종 : Nikon Coolpix 5700
가격 : 150만원선
구입일자 : 2002년 8월
구입경로 : 남대문
기능 : 524만 화소 / 광학 줌 8배(디지털 줌 4배) / 동영상 기록 가능 / 270도 회전 가능 액정 화면 / 콘트라스트 검출 방식의 촛점 / 다양한 촬영 모드(화이트 밸런스, 노출 측광, 이미지 효과, 노이즈 제거 기능, 베스트 샷 셀렉터) / 동영상(음성 지원) / 내장 자동 플래시 / 1.5“ LCD
권오성 1. Shutter Priority 노출모드, IOS 감도 400의 오토 플래시로 찍은 작품. 접사 촬영으로 신경 써서 찍었으며, 포토샵으로 색 보정을 거치고 콘트라스트를 줬다.
권오성 2. 회사에서 만든 캐릭터 인형 마우. 메터링 모드를 패턴으로, 조리개를 열고 찍은 이 사진 역시 포토샵 보정을 거쳤다.
Photo Tip ① 사진을 인화하려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꼭 컴퓨터에 저장만 시켜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가정용 프린터를 사용해 인화하는 방법에서부터 디지털 출력소까지, 둘러보면 여러 가지 방법들로 앨범 한켠에 붙여 둘 디지털 카메라 사진 인화 방법이 널려 있으니 말이다.
1. 프린터기 사용
컬러 지원이 되는 프린터기로 프린트하기만 하면 된다. 이때 일반용지로 해도 상관은 없지만 포토 프린터 전용 용지를 사용하면 더욱 깨끗한 출력물을 얻을 수 있다.
2. 출력소 이용
출력소가 모여 있는 충무로에 가면 크기와 출력 방법, 용지를 선택해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단점.
3. 인터넷 사진관 활용
인터넷 상에서 디지털 사진을 인화해 주는 사이트가 많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 파일을 보내면 인화해서 집으로 직접 우송해주므로 매우 간편하다. 장당 2백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캐릭터 인형에서 웹 전시회까지
이대영(28·웹 디자이너)
프리랜서 활동 당시 필요한 이미지 사용의 저작권과 단가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던 그는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 원하는 이미지를 직접 촬영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이미지를 그때마다 촬영해 주제별로 모아두었다가 급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었던 것. 현재 캐릭터 연예신문 페이퍼를 운영중인 그에게 이런 경험은 매우 유용했다. TD(Toy Dimension), 즉 캐릭터 인형들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연기하는 모습을 찍는 지금의 일이 무척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디지털 카메라에 있어서 전문가 못지 않은 수준을 자랑하는 그는 좀 더 높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웹 전시회를 열고 사진을 이용한 인터렉티브 무비를 만드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진정한 디지털 카메라 매니아다.
그의 디지털 카메라
기종 : Sony DSC F-505V
가격 : 110만원
구입일자 : 2001년 3월
구입경로 : 남대문 수입상가
기능 : 334만 화소(유효262만 화소) / 광학 줌 5배(디지털 줌 10배) / 기본 8MB 메모리 스틱 / 1.8“ LCD
이대영 1. 물방울 접사 사진. 노출 모드를 노말로 두고 플래시를 끈 상태로 찍었더니 셔터 스피드 1/92s, ISO 감도 100의 훌륭한 사진이 연출됐다.
이대영 2. 푸른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줄기가 멋스러운 이 사진은 노말 프로그램에 노출 모드, 감도 100으로 촬영. 1/480의 매우 빠른 셔터스피드로 순식간에 촬영됐다.
여행지의 낯선 풍경을 렌즈 안에
박상일(27·영업사원)
한섬 정보기술(주) 유통영업팀 사원인 그는 여행 매니아다. 여행지의 풍경들과 여자친구를 찍기 위해 처음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했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하다보니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회사에서 제조하고 판매하는 제품이나 부자재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관리하는 일에도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하고 있다. 호기심 많은 그는 느낌이 살아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다양한 매뉴얼 모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서툰 편이라고 말한다. 아직 카메라가 가진 기능을 다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 현재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에 불만이 있다면 흑백모드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록 아직은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좀더 여유가 생기면 전문적으로 배워 세상의 이런저런 모습들을 직접 찍어 간직하고 싶다고 한다.
그의 디지털 카메라
기종 : FUJI FILM FinePix S304
가격 : 67만원
구입일자 : 2002년 11월
구입경로 : 인터넷 쇼핑몰 (www.digicamall.co.kr)에서 검색한 후 용산에 있는 위 주소의 쇼핑몰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서 구입.
기능 : 334만 화소 / 광학 줌 6배(디지털 줌 3.2배 병행) / 5가지의 장면모드, 노출보정, 화이트 밸런스, 내장 플래시 모드, 샤프니스 설정, 조리개 값 설정 / 동영상 및 음성 지원
박상일 1. 지난 봄, 노랗게 활짝 핀 개나리를 담았다. 접사 기능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으로 아웃 포커스 섬세함이나 신비감은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고.
박상일 2. 아름다운 무지개를 촬영한 운 좋은 날. 멀리 있는 것을 찍기 위해 망원 렌즈로 교체한 다음 촬영했다.
사진 일기의 매력에 푹 빠지다
이종현(30·사진기자)
사진에 있어서 이종현 씨는 프로다. 중앙일보 아이 위클리에서 사진기자로 근무하기 때문. 그가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세상을 찍기 위해서가 아니고 일상을 찍기 위해서다. 그 날 만났던 사람, 갔던 곳, 먹었던 음식 등 기억의 일부분을 사진 일기에 매일 보관하는 재미에 어느새 푹 빠져버린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디지털 카메라는 크기가 작고 작동이 간편하다. 특히 그가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보통의 십자형 버튼에 비해 조작하기 쉬운 조이스틱에 내장 메모리가 크고 카메라 연결선이 필요 없는 도킹 스테이션이다. 후면 액정의 해상도와 색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 수동 지원 기능이 낮은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카메라를 구입할 생각이 없을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그의 디지털 카메라
기종 : Kodak LS443
가격 : 50만원대
구입일자 : 2003년 2월
구입경로 : 용산전자상가
기능 : 400만 화소 / 광학 줌 3배(디지털 줌 포함 10배) / SD카드 메모리 / 동영상지원(음성포함) / 도킹스테이션 / 내장형 자동 플래시 / 1.8“ LCD 뷰파인더
이종현 1. 보랏빛이 감도는 어두운 공사장 하늘. 노출 모드를 노말로 두고 애버리지 메터링 모드로 찍었다. 색이나 콘트라스트는 포토샵으로 색보정 한 것.
이종현 2. 우뚝 솟은 건물 사이의 뿌옇게 흐린 하늘. 화이트 밸런스와 노출 모드를 오토로 두고 촬영한 것으로 소프트한 처리와 색은 포토샵으로 정리했다.
Photo Tip ② 좋은 작품을 위한 올바른 자세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편안하고 안정된 자세를 위한 몇 가지 촬영 노하우를 소개한다.
1. 서서 촬영할 때
두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팔꿈치를 몸에 대 온몸이 역할을 하게 한다.
2. 앉아서 촬영할 때
의자가 있다면 등받이에 두 팔을 기대 안정된 자세를 취하고, 땅바닥에 앉아야하는 상황이라면 한쪽 무릎을 세운 다음 무릎에 팔을 의지해 흔들리지 않게 한다.
3. 엎드려서 촬영할 때
바닥이 지지대가 되므로 가장 안정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자세다. 두 팔꿈치를 땅에 대고 피사체를 올려다보며 찍는다.
4. 기대서 촬영할 때
연속촬영을 시도할 때 삼각대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나무나 차, 기둥 등에 기대서 촬영한다.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위치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기획 / 강수정 기자 진행 / 최윤영(프리랜서) 사진 / 이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