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긴 시간을 보내는 직장, 가족들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는 직장 상사·동료들… 요즘 행복하세요? 아니면 골치가 아파 머리가 지끈거리나요? 문제는 직장생활! 답답한 마음을 속 시원하게 털어놔 보세요.
Q.”면접 볼 때 현재 직장을 말해야 할까요?”
이직하려고 지금 준비중입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곳에 면접 보러가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다음 주에도 부득이하게 거짓말을 하고 가볼까 하는데요. 면접을 볼 때 현재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얘길 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백조’라고 해야할까요? 지금 다니는 회사를 다닌지는 5개월 정도 밖에 안되었거든요. 말을 안하자니 백조기간이 너무 길게 느껴질 것 같아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고, 사실을 말하자니 겨우 다섯 달 다닌 회사를 옮기려고 한다고 끈기 없는 사람으로 보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또 현재 회사를 다닌다는 사실을 좀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선생님이 만약 면접관이시라면 어느 쪽을 더 좋게 평가하시겠어요?
A. 제가 면접 할 때 제일 먼저 검토하는 부분은 전 직장에서의 근무 기간이에요. 아무리 유능한 직원이라도 오래 근무해 주지 않는다면 채용 안 하느니만 못하거든요. 정말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이직하는 경우가 아닌 한 제가 지금까지 15년 정도 면접을 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확신을 하고 있는 면접원칙이에요. 면접을 하다보면 간혹 부득이한 사정으로 짧은 기간에 이직을 해야하는 경우 전직을 기입하지 않고 ‘백조’로 보이지 않게 그 기간동안 학원을 다녔다거나 자격증 시험 준비를 했다거나하는 등으로 이력을 채워 넣는 경우도 보았어요. 거짓말 하는 것과 단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의 차이점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유야 어찌되었던 제가 진심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요즘처럼 취직이 어려울 때일수록 직장을 구한 후에 퇴사하시라는 거예요. 정말 오랜 기간 ‘백조’가 될 수도 있거든요.
Q.”직장 내 불륜, 너무 짜증나요”
전 이제 입사 2년이 좀 지난 직장 여성입니다. 그런데 입사한 후 얼마되지 않았을 때부터 여자 선배 하나가 모 임원과 눈이 맞아 바람이 났다는 걸 알았어요. 설마설마 하면서 그냥 친한 사이인 정도겠지 생각하고 말았는데, 둘이 사귄지 거의 천 일이 다되어 간다지 뭡니까.그 임원은 자녀가 둘이나 있는 유부남이고 그 선배는 미혼이에요. 말로만 듣던 불륜 행각을 옆에서 지켜보려니 정말 역겨워서 봐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은 어차피 남의 인생이니까 그냥 신경 끄라고 해요. 하지만 문제는 그 사실 때문에 사무실 분위기가 흐려진다는 거예요. 그 임원은 그 선배의 말에 따라 움직이고, 그 선배가 맘에 안 들어하는 직원에게는 유난히 면박을 많이 준답니다. 그걸 아는지 그 선배는 갈수록 기고만장해지고, 자기 직급 이상의 일에 사사건건 관여합니다. 일 하는 곳에서 뭐하는 짓들인지, 세상 참 요지경입니다. 이 둘을 그냥 두고 봐야만 할까요?
A.제가 확실히 옛날 사람이구나 하고 느껴지게 되는 이야기네요. 제가 20대에 직장생활을 할 때만 해도 이런 경우 남들이 알까봐 조심하다가 혹시 알려지면 여직원의 경우 거의 100% 바로 퇴사를 하곤 했었는데 말 이예요. 같은 점이 있다면 그때나 요즈음이나 직장 내에 불미스러운 남녀관계가 있다는 점이군요. 상담자처럼 도덕적으로 강하게 무장(?)된 분을 대하니 마음이 아주 뿌듯하네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어차피 남의 일인걸요. 저도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네요. 특히 남녀 사이란 당사자들 외에는 아무도 그 속사정을 알 수가 없거든요. 그 임원의 부인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요. 특히 요즘처럼 이혼이 자유로운 때에는 그 두 사람이 언젠가 정식 부부가 될 수도 있고요. 그 두 사람의 업무태도가 직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회사의 경영상태에까지 문제가 될 수 있고 이직을 하는 직원까지 생길 정도가 된다면 공감하는 직원들끼리 의논을 해서 경영주에게 건의를 해 볼 수도 있겠지요. 모르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경영주도 이런 상황은 원치 않을 테니까요.
Q.”성격이 원래 내성적인 걸 어쩌라구요”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남자 직원 12명에 여직원은 달랑 저 하납니다. 회사를 다닌 지는 7개월이 돼 가고 있구요. 그런데 전에 있던 여직원이 워낙 싹싹하고 발랄한 아가씨였다나봐요. 저는 좀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거든요. 게다가 남자들만 있어서 그런지 처음엔 더 힘들었죠. 그런데 동료들이 은근히 전에 있던 여직원과 저를 비교하는 거예요. 저희 회사는 야간, 주간 별로 나누어서 일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오후 다섯시에 출근하는 야간 근무자들과는 특히 대화할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야간 근무자들이 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지, 제 직속상관이 저를 불러서 말씀하시더라구요. 여러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한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면서... 솔직히 저도 인정합니다,, 정말 말 안시키면 하루종일 한마디도 안하거든요. 그런데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 걸요. 게다가 전에 있던 여직원과 비교 당하니까 스스로 위축이 되고, 그런 말 들었다고 당장 태도를 바꾸기도 더 싫어져요. 여직원이라고 저 하나 있는데 너무들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A.이 세상에서 제일 기분 나쁜 일 중에 하나가 남하고 비교 당하는 일일 겁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참고 7개월이나 근무하셨다니 참을성이 대단하시군요. 직장생활을 훌륭하게 해나갈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계시네요. 더군다나 남자 직원이 12명이나 되는데서 여성 혼자 반년 이상을 버티셨다니 내성적이라거나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는 자신에 대한 선입견은 버리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말하는데 익숙지 않으면 우선 표정부터 바꿔 보세요. 오늘부터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상대방과 마주치면 살짝 웃어 줘 보세요. 이렇게 시작하다 보면 상대방들이 먼저 말을 걸어 올 확률이 높아지고 상담자도 자존심 안 상하고 말의 양을 조금씩 늘려갈 수 있을게예요. 상관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말을 듣고 조금씩이나마 바뀌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면 기특한 마음에 상담자를 감싸주기 시작하게 될겁니다. 홍일점이라는 사실은 많은 점에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자기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즐거운 사실이 될 수 있거든요.
※직장생활의 고민 여기로 보내주세요!(이메일: doshyin@kyunghyang.com)
상담자 이인숙 선생님은,
1985년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무역회사를 거쳐 서른 살에 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고, 파리 정치 대학원에서 전문박사과정을 수료하셨습니다. 일본 조사이 대학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영어 강사를 역임, 국내 유수 대기업과 언론기관 등에서 국제 매너 교육 등을 해오셨구요. KBS-2FM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고정 상담코너를 진행하기도 하셨습니다. 현재 컨설팅회사인 I&T를 운영하시면서 인력서비스그룹인 Adecco의 상임고문으로 계십니다. 저서로는 [이인숙의 해외여행, 매너여행], [나는 서른에 유학을 떠났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