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와 저녁 노을! 깊어가는 가을을 보듬어 안고…주산지·부석사·소수서원

새벽 안개와 저녁 노을! 깊어가는 가을을 보듬어 안고…주산지·부석사·소수서원

댓글 공유하기
4계절이 뚜렷하지만, 가을을 느끼기에는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가을이다 싶으면 벌써 겨울을 향해 달려가기 일쑤다. 가을에는 단풍여행이 좋지만, 조금 색다르게 안개와 노을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깊어가는 가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주산지

주산지는 일반인보다 사진작가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누군가 새벽 안개로 뒤덮인 주산지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고, 그 환상적인 모습에 반한 작가들이 새벽마다 그곳을 찾았다.



사찰에 들어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문이 있다. 세속과 진리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일주문(一柱門)’이다. 일주문을 지날 때는 세속의 번뇌를 씻으라는 의미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일주문을 통과할 때는 반배를 한다.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감독 김기덕)은 호수 위 암자에서 사는 한 동자승을 통해 굴곡 많은 인생사를 보여준다. 이 암자 역시 일주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의 일주문은 마치 한옥집의 대문처럼 굳게 닫혀있기 일쑤다. 일주문을 열 때 나오는 ‘삐그덕’ 소리. 마치 천둥번개를 몰고 오는 사물소리처럼 잠자고 있는 의식을 깨우는 소리 같다. 세속의 욕망으로 일주문을 열고 뛰쳐나가는 한 동자승의 모습을 나무라는 듯하다.

이 영화는 한 인물의 인생 여정을 사계에 비유했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전작과 너무 다르다. 피 대신 잔잔한 호수 물이 있고, 가학하는 인간보다는 깨달음을 성취하려는 구도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관객의 시선을 화면에 집중시키는 데는 영화 세트장인 주산지가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암자를 뒤덮고, 마치 춤을 추듯 호수를 미끄러지는 새벽 안개는 신비스럽고 매력적이다. 반쯤 물 속에 자신의 몸을 담근 버드나무는 마치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저예산 전문 김기덕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절대 포기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산지에 설치된 ‘부유하는 암자’다. 2002년 5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약 1년에 걸쳐 이 암자에서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려졌다. 이 암자가 마치 선세계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 것은, 주산지의 새벽 안개 때문이다.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조 숙종에 착공해 이듬해 19월 준공된 호수다. 길이 100m, 넓이 50m, 수심 8m의 아담한 호수는 주왕산 연봉에서 뻗어내린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들리는 것은 자연의 소리고, 보이는 것은 호수에 비친 산의 그림자뿐이다. 특히 호수 속에서 자라고 있는 1백50년생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한다.

주산지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때문이다. 그 전에는 일반인보다는 사진작가들에게 사랑받는 곳이었다. 우연히 주산지의 새벽 안개를 찍었던 사진작가가 인터넷에 사진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 후 사진작가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새벽 안개를 촬영할 수 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 전에는 이곳 부근에 있는 지역민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다.

현재 영화 세트는 철거된 상태다. 영화를 봤던 이들은 주산지에서 세트장을 상상하는 것도 독특한 경험일 것이다. 지금도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 사진기를 들고, 일주문과 암자가 세워졌던 곳을 촬영하러 많이 온다.



주산지로 들어가는 길은 마치 오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제1주차장에서 제2주차장까지의 거리는 비포장 도로로 승용차로 올라가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다. 제1주차장에서 차를 놔두고 주산지까지 걸어가려면 약 30여 분 정도 소요된다. 오솔길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걸어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주산지 계곡을 따라 별바위까지 이르는 등산로는 매우 운치있는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주산지 둑 옆에는 호수 축조에 관한 내용과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일장저수(一障貯水) 유혜만인(流惠萬人) 불망천추(不忘千秋) 유일편갈(惟一片碣)-정성으로 둑을 막아, 물을 가두어 만인에게 혜택을 베푸니, 그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한조각 돌을 세운다.”

주산지 이모저모

찾아가는 길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신갈JC →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 → 안동시내 → 34번 국도 진보 → 청송읍 → 영천 방면 → 914번 국도 주왕산 입구 삼거리 → 영덕, 부동방면 → 주산지

버스 청송읍 → 주왕산(하루 65회, 20분 소요)

숙박시설 주산지의 새벽 안개를 보려면 주왕산 입구 삼거리에 있는 모텔(세 곳이 모여있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곳을 지나치면 주산지까지는 민박이나 모텔 시설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금호렌터카 외제차 이벤트 행사

허니문의 특별한 추억을 위해 희소성이 높은 외제차를 선택하는 신혼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외제차는 남자보다는 신부의 선호도가 더 높고, 자유롭게 오픈이 가능한 컨버터블형을 특히 선호하고 있다. 외제차는 여행중 특별한 기분을 낼 수 있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금호렌터카는 외제차의 수요 증가로 크라이슬러와 포드자동차, 머스탱 등 신차 70여 대를 구입해서 전체적으로 1백여 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중 제주 지역에 약 40여 대가 배치되어 있어 현재 영업중이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 신혼부부를 위해 금호렌터카에서는 외제차 디스카운트 이벤트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일반 요금의 50% 할인 금액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이벤트 기간 12월 31일까지 이용요금 일반 요금의 50% 할인 대상지역 제주 적용대상 청첩장을 소지한 신혼부부 적용차량 BMW, Chrysler, Ford 예약신청 인터넷(www.kumhorent.com), 예약센터(064-751-8000)

깊어가는 가을에 걸어가고 싶은 은행나무 숲길부석사

건축가들이 꼽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부석사. 가을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소백산맥 자락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 노을과, 비처럼 내리는 은행나무 단풍 숲길이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한다.

부석사 이모저모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신갈IC →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 → 풍기 IC → 부석사

버스 풍기 → 부석사(하루 15회, 20분 소요)

입장료 어른 1천2백원, 청소년 1천원

주차요금 승용차 3천원



사찰의 매력을 느끼려면 새벽 3시와 저녁 6시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새벽 3시, 사찰은 ‘정중동(靜中動)’의 공간이다. 만물은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을 뚫고 퍼지는 스님들의 예불소리. 마치 퍼포먼스 같은 스님의 법고와 목어 그리고 운판의 연주, 마지막으로 산 전체를 감싸안으며 퍼지는 묵직한 범종소리. 어슴푸레한 안개가 휘감아 도는 사찰의 모습에 우리의 몸은 경건해진다. 움직임이 있으되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사찰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저녁 6시, 하루의 시작이 있으면 하루의 마감이 있다. 사찰과 저멀리 보이는 산맥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하루의 번잡함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님들의 독경소리와 범종소리. 어떤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도 진중한 사찰의 소리를 이겨내지 못한다.

이제는 고인이 된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으로 더욱 유명해진 부석사의 아침과 저녁은 광활한 태백산맥의 산줄기로 더욱 빛이 난다. 붉어지는 소백산 자락으로 퍼지는 법고 소리와 범종 소리를 듣는 저녁시간이야말로 왜 가을에 부석사를 가야만 하는지 느낄 수 있다.

부석사(浮石寺)라는 이름은 무량수전 서쪽의 큰바위에서 유래했다. 이 바위는 아래의 바위와 서로 붙지 않고 떠 있어 ‘뜬돌’이라고 부르고 있다. 부석사는 건축가들이 뽑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 의상 조사가 창건한 화엄종찰이다. 이 절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공간 구조와 세련된 건물들 때문에 전통적인 건축의 특성이 있다.

부석사가 들어선 터는 그리 넓은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정작 부석사에 들어서면 협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일주문에서 무량수전까지는 석단과 축단이 이어진다. 이 돌계단과 축단에 의해 구분된 터에 건물이 배치되어 좁은 느낌이 없는 것이다. 또한 건물 지붕 위로 보이는 소백산맥 자락의 경치, 특히 석양이 지는 저녁의 경치는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다.

부석사에는 국보 제17호인 무량수전 앞 석등·보물 제220호인 석조여래좌상·국보 제19호인 조사당·보물 제249호인 삼층석탑 등 국보 5점, 보물 4점, 도유형문화재 2점 등 많은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 하나이다.

무량수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다. 내부 기둥 사이의 거리가 크고 기둥도 높아 건물이 당당하고 안정감이 있다. 특히 유의해서 봐야 하는 것은 기둥의 안쏠림과 귀솟음, 배흘림인데, 모두 착시에 의한 왜곡 현상을 막는 효율적인 기법들이다. 안쏠림은 기둥 위쪽을 내부로 경사지게 세우는 것이다. 배흘림은 기둥머리가 넓어보이는 착시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무량수전의 불상은 다른 사찰과 달리 동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내부의 기둥 줄 사이로 불상을 바라보도록 해, 일반적인 불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엄하고 깊이 있는 공간감이 생긴다. 우리나라 전통 건축에서는 매우 드문 방식이다. 무량수전과 같이 건물의 진입 방향과 불상을 모신 방향이 다르게 처리한 곳으로 영광 불갑사 대웅전, 대전 고산사 대웅전, 공주 마곡사 대관보전 등이 있다.

부석사는 아름다운 건축술과 자연의 신비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매표소에서 사찰까지 오르는 길을 노랗게 물들어버린 은행나무 단풍잎이 가을을 깊어가게 한다. 바람이 불때마다 비처럼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의 매혹을 느끼는 것만으로 부석사는 가을에 가볼 만한 곳이다. 혹자는 이 길을 ‘영남 최고 사색의 길’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선비의 도도함 느끼는소수서원 

서원은 선비와 학자들의 공간이다. 학문을 위한 공간이기에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막상 서원은 풍류와 한가로움이 함께 들어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은 ‘풍류’가 있어서 좋은 곳이다.



소수서원 이모저모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신갈IC →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 → 풍기 IC → 소수서원

버스 풍기 → 소수서원(하루 15회, 20분 소요)

입장료 어른 1천1백원, 청소년 8백80원



‘풍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부러운 일이다.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도시인들의 정서는 메마르기 일쑤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책 한권을 읽을 수 있고, 불어오는 바람에 취해 나지막한 흥얼거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도도한 학자의 정신이 흐르는 소수서원이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사액서원은 나라로부터 책과 토지, 노비를 받아 면세, 면역의 특권을 가진 서원을 말한다. 소수(紹修)는 ‘이미 무너진 교학을 닦게 한다’라는 뜻으로 학문을 부흥시킨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조선 명종은 손수 ‘소수서원’이라는 편액 글씨를 써서 하사했다고 한다.

소수서원을 멀리서 바라보면 숲이 둘러싸고 주위로 강이 흐르는 모양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강당이 보이고, 바로 북쪽에는 공부하는 선비들의 숙소로 쓰이는 동·서재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동쪽 조금 뒤편에는 학구재가 자리잡고 있고, 학구재의 동편에는 지락재가 놓여있다. 정문밖 동쪽 강가 언덕 절벽 위에는 정자인 경렴정이 있어 선비들의 풍취를 느낄 수 있다.



강 건너편 경자바위에는 붉은 글씨의 ‘경(敬)’자가 새겨져 있는데, 강물의 귀신 울음소리를 멈추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퇴계와 주세붕 선생이 직접 친필하고 팠다고 한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은 소백에서 발원하여 낙동강의 원류가 된다는 낙동원류 죽계수다.

조선시대 서원의 역사를 알고 싶은 이들은 사료전시관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서원의 역사에서 고문서, 장서류 그리고 배출 인물과 건물의 기능까지 한눈에 소수서원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서원이라는 공간이 일반인에게는 친숙하지 않지만, 사료전시관에 보관되어 있는 자료를 천천히 읽어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소수서원에 내려오는 전설을 듣는다면 재미가 한층 더해질 것이다.

소수서원에는 국보 제111호 회헌영정, 보물 제59호 숙수사지당간지주, 보물 제485호 대성지성문선왕전좌도, 보물 제717호 주세붕영정이 보관되어 있다.



풍기의 자랑, 인삼

풍기의 특산물로는 인삼을 꼽는다. 풍기는 미국의 화기삼, 중국의 전칠삼 등 다른 나라 삼보다 인삼 생육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다. 풍기인삼은 내부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하여 고유의 향을 오래 간직한다. 풍기인삼은 혈압조절, 간장보호, 항암작용, 식욕증진 등에 효과가 있다. 조선 중종조 주세붕 선생이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하면서 풍기의 토양과 기후를 조사한 결과 인삼재배지로서 가장 적합한 곳임을 발견했다.

풍기에서 제일 처음 산삼 종자를 채취하여 인삼 재배를 시작했으며, 나라에서는 풍기인삼만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풍기에서는 매년 10월 초순에 ‘풍기인삼축제’를 펼치고 있다. 풍기인삼의 유명세 덕분에 많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삼캐기 체험은 온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번 풍기인삼축제는 지난 10월 1일부터 5일까지 풍기읍 남원천 변 곳곳에서 열렸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정준욱·경향신문 포토뱅크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