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04년 1월 11일 오전 3시
Theme 미혼 여성들이 말하는 이 남자와의 섹스
Who 인생의 목표를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두 사람. 그러나 남자 관계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대화를 통해 성을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찾으려는 사랑과의 상관관계. 이제 그들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직그대(여·25) 여대 4학년. 한 남자만을 바라보며 그와 멋진 결혼 생활을 꿈꾸는 해바라기. 유학을 떠난 남자친구의 빈자리가 허전해 밤마다 채팅으로 외로움을 달랜다. 유혹하는 사람들과 위로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고민중인 그녀는 성에 대한 지식도 날로 늘어만 간다. 새침하지만 여린 마음의 소유자.
섹시큐티(여·28) 직장인.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며 자신의 능력을 뽐내는 커리어우먼. 늘씬한 키와 몸매를 자랑하며 뭇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인기만점의 매력녀. 활발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성에 대해서도 주위에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남자들의 음담패설도 당당히 받아치는 그녀에게 성은 이제 외설이 아니다.
오감으로 느끼는 성의 세계, 섹스 방정식

오직그대 유학을 떠난 남자친구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대화방에 들어갔어요.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성에 대해 너무 무지했음을 깨달았죠.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 1년 정도는 서로 탐색전을 펼친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건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였죠. 벌써 사귄 지 3년이 다 돼가네요. 친구들과 유원지에 갔다가 단둘이 보트를 타게 됐는데 그가 먼저 말하더라고요. “전부터 쭉 지켜봤는데 나랑 사귀면 안 되니”라고요.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보니까 왠지 이 남자라면 나를 지켜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승낙을 했죠. 지금 남자친구가 저한테는 처음이자 마지막 남자예요.
섹시큐티 호호. 그러시구나. 처음 사귀는 거면 궁금한 게 참 많았겠네요? 저도 님처럼 한 사람만 바라보며 순종하던 적이 있었죠. 그 사람만 보면 가슴이 떨리고 못 보는 날에는 보고 싶어 안절부절못하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참 무모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번 찍은 남자는 저한테 꼭 넘어오는데, 지금 중요한 건 누구를 사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섹스를 즐기냐죠.
오직그대 사랑하지 않는데 섹스를 할 수 있어요? 섹스란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두 사람의 사랑의 행위잖아요. 저는 남자친구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요즘은 잘생긴 남자와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조금은 두렵고 사랑 없이 하는 섹스는 행위 자체에만 의미가 있을 뿐 남는 게 없잖아요. 처음으로 그에게 내 몸을 허락했으니 지금의 마음을 지키고 싶어요.
섹시큐티 뭐든지 처음이 중요하긴 하죠. 첫 경험처럼 긴장되고 짜릿한 건 없을 거예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설렘과 흥분은 사라지고 쾌락과 의무감만 남잖아요. 처음 데이트할 때는 이야기하고 영화 보고 밥 먹는 게 고작이었는데, 관계를 하고 나서는 데이트에 꼭 섹스가 포함되죠. 섹스가 싫다는 건 아니에요. 익숙해진다는 사실이 두려울 뿐이죠.

오직그대 맞는 말이에요. 저도 사랑하기 때문에 섹스를 즐기지만 가끔은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 남자친구가 하도 졸라대면 하는 수 없이 관계를 하는데 흥분도 안 되고 찜찜할 때가 많아요. 남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하고 싶은가봐요. 하고 싶지 않을 때는 관계 대신 애무나 오럴을 해주는데 지금은 오럴을 더 즐기는 것 같아요. 변태 같다고 생각해본 적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좋다면 나쁜 건 아니잖아요.
섹시큐티 오럴이 나쁜 건 아니죠. 오럴이든 섹스든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행위 자체를 나쁘다고 볼 수 없죠. 한때 사회적인 이슈가 됐던 스와핑도 그들이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말하니 처벌 자체가 모호해졌잖아요. 경범죄로 집어넣어야 하나? 풍기문란죄로 기소해야 하나? 아무튼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라서 시각적으로 예민해요. 다 벗은 여자를 보는 것보다는 보일락 말락 한 느낌을 좋아하죠. 제 남자친구도 빳빳이 다린 하얀색 셔츠에 단추를 두 개 정도 풀어놓고 가슴이 살짝 보이는 제 모습이 섹시했대요. 치마 입은 날은 팬티만 벗고 야외에서 관계를 하는데 누군가 지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스릴 있던데요? 지금은 공중 화장실에서도 즐기고 휴대폰 CF처럼 그야말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요. 물론 저도 오럴을 즐겨 하는데 나쁘단 생각은 안 해봤어요. 좋으니까 하는 거고 앞으로도 할 거고요. 포르노 비디오를 보면 자연스럽게 오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테크닉만 키우면 즐기는 단계에 오를 수 있을 거예요.
오직그대 와우~ 밖에서 관계를 한다는 게 대단해 보이네요. 저는 남자친구가 그러자고 하면 이제부터 색스하지 말자고 할 것 같은데….. 처음부터 강하게 나가야지 조금만 틈을 보이면 한도 끝도 없어요. 처음 관계를 가진 날은 호텔에서 하고 싶었는데 학생인지라 돈이 없어서 모텔에 갔어요. 옷은 언제 벗어야 하는지, 내가 먼저 벗어야 하는지, 벗겨줘야 하는지도 몰라서 가만히 누워 있는데 남자친구가 이끌어주더라고요. 지금까지 섹스할 때 불을 끄고 했거든요. 남자친구에게 제 모습을 보이는 게 창피해서요. 불을 켜려는 그와 끄려는 저와 늘 실랑이를 벌여요. 관계한 지도 꽤 오래됐어도 아직까지 부끄러운데 제가 이상한 건가요?

섹시큐티 그래요? 저는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 몸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기도 했고요. 빵빵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보는 남자친구들은 저마다 침을 흘리더라고요. 처음 섹스할 때는 서툴러서 삽입도 못 했는데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치니까 한 번에 들어가더라고요. 물론 컴컴한 곳에서도 잘 할 수 있죠. 전 삽입하기 직전의 떨림이 좋아요. 물론 섹스하는 것 자체도 즐기니까 문제는 없는데…. 이야기하다 보니 또 하고 싶네요. ^^
오직그대 요즘도 자주 하세요? 남자친구 없는데 어떻게 만나요? 혹시 친한 친구랑 하는 건 아니겠죠? 주로 어디서 하세요? 좋아하는 체위는?
섹시큐티 하하하. 한꺼번에 물어보지 마시고 천천히 하나씩 물어보세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도 님에게 궁금한 게 생기네요.
오직그대 섹스를 하기 전에는 관계라는 말만 들어도 두려웠어요. 남자랑 사귀면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할 거고 어느 순간 그 남자의 몸을 받아들이게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예 안 할 것도 아닌데 한 번 부딪혀보자는 생각에 에로영화를 봤어요. 어머니 몰래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 보던 그때의 떨림. 키도 크고 성숙해 보여 다행히 비디오가게 아주머니의 불심검문을 받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충격, 그 자체였죠. 그런데 계속 보니까 그게 자연스러워지던걸요.

섹시큐티 고등학교 때 접했다면 조금 늦었네요. 저는 중학교 때 친구네 집에 놀러 가서 친구 오빠가 가지고 있던 비디오를 몰래 봤어요. 제목이 없는 포르노였어요. 다들 아무 말 못 하고 침만 꼴깍꼴깍 삼켰죠. 대학 입학하자마자 소개팅으로 만난 오빠랑 첫 경험을 했어요. 듬직하고 나만을 사랑해줄 것 같았는데 다른 여자랑 눈 맞아 도망갔죠. 그때부터 남자를 믿지 않아요. 아니, 사랑을 믿지 않는다는 게 더 정확하겠네요.
오직그대 저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오랫동안 방황했을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해도 남자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 사람만의 이야기 같은데, 모든 남자들이 바람피우고 다른 여자랑 눈 맞아 도망가는 건 아니죠. 또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게 오히려 자신에게 손해 아닌가요?
섹시큐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는 말씀.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 저희 아버지께서도 이런 말씀을 하시죠. 당신 빼고는 아무도 믿지 말라고요. 그렇지만 아버지도 남자잖아요. 성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말도 믿지 않아요. 남자들의 바람기는 잠재워야 해요. 기필코! 아∼ 너무 사설이 길었네요. 저한테 궁금한 게 뭐예요?
오직그대 애인이 아닌 사람과 관계는 어때요? 찜찜하거나 망설여지지 않으세요?
섹시큐티 그런 생각을 했다면 아예 남자들을 내 손아귀에 두려 하지 않았을걸요? 처음 본 사람이랑은 그냥 하지 않고 꼭 콘돔을 사용해요. 채팅을 통해 만남이 결정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죠. 새벽에 만나 차에서 섹스하고 바로 회사로 간 적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 차에는 언제나 옷이 여러 벌 준비되어 있어요. 한 사람과 여러 번 즐기다 보면 대번에 성격을 알 수 있어요.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콘돔 없이도 즐기죠.

오직그대 차에서 즐기는 섹스가 색다른 느낌을 주긴 해요. 저도 남자친구와 카섹스를 즐겨요. 아무도 없는 한적한 도로에 차를 세우고 손길이 가는 대로 그를 만져요. 차에서는 불편하니까 주로 정상위를 하는데, 특히 엉덩이를 만져줄 때 자주 흥분해요. 어느 정도 필을 받으면 그때는 서로 무아지경에 빠지죠. 전 섹스하면서 그를 안았을 때 느껴지는 향기가 좋아요.
섹시큐티 정상위는 보편적이라 누구나 좋아하긴 해요. 저는 뒤로 하는 후배위가 제일 좋아요. 간혹 짐승들이 하는 짓 같아 보인 적도 있지만, 정상위와는 느낌이 또 달라요. 요즘엔 주로 서서해요. 남자가 저를 들어 공중에서 내려찍는데 한번 경험해보면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 체위가 1백30여 가지가 있다고 들었는데, 알고 있는 건 50여 가지밖에 안 되는 것 같네요. 저번에 만난 남자랑 하루 종일 체위를 바꿔가며 즐겼는데, 집에 올 때는 힘이 빠져 차를 몰고 올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오직그대 체위가 그렇게 많아요? 저는 세 가지밖에 모르거든요. 똑바로 하는 것과 앉아서 하는 거 그리고 뒤로 하는 거요. 마주보고 앉아서 하는 체위가 가장 좋아요. 남자친구가 곁에 있었으면 다양한 체위로 하자고 할 텐데, 앞으로 2년은 더 기다려야 하니 울적하네요. 독수공방의 길은 멀고 험한가 봐요.
섹시큐티 지금이 중요한 때예요. 조심하세요. 저는 여러 사람과 관계를 가지니까 외모와 성격을 보면 그 사람의 스타일이 단번에 느껴져요. 호리호리하게 생긴 사람들은 유혹에 빠지기 쉽거든요. 몸을 줄 것처럼 행동하다가도 모른 척 돌아서면 남자들 몸이 달아요. 그때부터는 제가 요리하는 대로 따라오죠. 선물을 사달라고 하면 사주고, 맛있는 것 먹자고 하면 먹고. 가만 보면 오히려 많이 배우고 돈 많은 사람들이 변태가 많아요. 저는 변태는 질색이거든요. 변태 짓 하려고 하면 가랑이를 발로 차주죠. 저 때문에 병원에 간 남자들도 꽤 될걸요?
오직그대 제 남자 친구는 저에 대한 배려가 대단했어요. 자신의 욕정보다도 저를 먼저 생각해줬죠. 관계하는 중에도 괜찮냐고 물어보고 어떤 체위를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죠. 처음에는 섹스하면서 자꾸 물어보니까 짜증이 났는데, 이제는 그게 사랑이라는 걸 아니까 오히려 달콤하던 걸요. 관계할 때, 그는 키스를 진하게 해요. 아마 섹스하는 시간보다 키스하는 시간이 더 길 걸요? 그리고는 가슴에 애무를 하죠. 제가 가슴이 좀 큰 편이라 애무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거든요. 그리고 확 달아올랐다는 신호가 오면 그때부터 본 게임에 돌입해요.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때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섹스를 하면 왜 그렇게 흥분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체위는 딱 세 가지라서 별 어려움은 없어요.
섹시큐티 남자친구는 조루였어요. 관계를 하면 자기 혼자 흥분하고 이내 사정해버리는 한마디로 ‘토끼’. 늘 그 앞에서 자위로 만족해야 했어요. 자기 여자친구가 자위하는 모습을 보면 속상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는 내심 그 모습을 즐긴 것 같아요. 가장 큰 불만은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거였는데, 그러면서도 다른 여자랑 바람 나서 떠나는 게 이해되지 않더라고요. 제가 섹스를 잘 못해서 헤어지는 거라고 하니 기가 차데요.
오직그대 그랬군요. 한마디로 ‘속궁합’이 맞지 않아 떠난 케이스네요. 속궁합도 물론 중요한 부분이긴 해요. 서로 맞지 않는 성의 틀에서 평생 살아간다는 것도 고역일 것 같아요. 전 이미 ‘속궁합’을 맞춰봤으니 더 볼 것 없겠죠?
섹시큐티 단정할 수는 없어요. 사람의 마음이 하루에도 열두 번이나 바뀐다고 하잖아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두 번째 사귄 사람은 키도 크고 덩치도 컸어요. 언제나 저를 들고 다녔죠. 테크닉도 대단했어요. 제가 지금 하는 테크닉도 그 사람에게 배운 거나 다름없어요. 그는 여자들이 느낄 수 있게 만들죠. 그중에서 제일 생각나는 체위는 ‘풍차돌리기’랑 ‘180도 꺾기’예요. 처음에는 이런 체위도 있나 싶어 황당했는데, 이제는 100% 느낄 수 있어요.
오직그대 며칠 전에 황당한 경험을 했어요. 전화를 받았는데 다짜고짜 폰섹을 즐기자는 거예요. 너무 당황해서 그냥 끊었어요. 전화는 계속 오는데 싫지 않은 느낌이에요. 물론 무지 좋은 것도 아니면서 경험해보고 싶긴 해요.
섹시큐티 폰섹은 고수들이 하는 건 아니죠. 아직 경험이 많지 않거나 누군가와 ‘원나잇’을 즐기기 두려운 사람들이 보통 하는 거겠죠? 신음소리에 상상력을 동원해 관계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건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느낌을 최대한 이끌어내느냐죠. 그런 걸 하려면 남자를 꼬시거나 돈으로 그들을 사겠죠. 한때 유행한 호빠에 여러 번 가봤는데 딱 구분이 되어 있더라고요. 나는 주인이고 너는 개. 하하.
오직그대 호빠는 어떻던가요? 남자들은 여자를 사러 창녀촌으로 가는 것처럼 여자들은 호빠에서 즐기나 봐요?
섹시큐티 룸살롱이랑 비숫해요. 다른 점이라면 남자들이 서빙하고 접대를 한다는 거죠. 대개 180cm에 군살 없는 몸매예요. 술을 마시다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을 때 한 명씩 사라지는데 그때가 바로 2차인 거죠. 나이를 속이는 사람들도 많지만, 매너하나는 끝내주고 테크닉 또한 굿이에요.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니까 가끔 기분 내러 호빠에 가는 게 즐겁죠. 님은 폰섹에 관심이 더 많은 거 같네요.
오직그대 지금 상황에서는 남자를 만날 수 없어서 폰섹이나 컴섹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컴섹은 몇 번 경험이 있거든요. 어떤 사람이랑 채팅을 하는데 자기가 하는 대로 따라 하라는 거예요. 심심하기도 했고 그냥 무작정 따라하자고 생각했는데 자위를 하니까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물론 죄책감을 느끼지만 실제로 바람피운 것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이랑 하는 거니까 괜찮은 것 같기도 해요.
섹시큐티 그렇게 따지면 그런 마음을 먹은 것도 바람피운거나 다름없죠. 욕정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할 수 없어서 컴섹을 한다는 게 정신적으로 순결하다고 볼 수는 없죠. 물론 순결의 의미를 지금 여기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순결은 관계를 했다고 해서 잃은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한다면 그 사람은 순결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저는 그렇게 따지는 게 복잡하고 싫어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해요. 즐기고 싶을 때 즐기고 일하고 싶을 때 열심히 일하는 거죠. 남자를 꼬시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예요. 남자친구가 돌아올 때까지 다른 사람 만나는 건 어때요? 남자친구가 있는 것을 고백하고 조건부로 만나는 거죠. 한마디로 ‘파트너’를 만들라는 거에요.
오직그대 그래도 될지 모르겠어요. 몸은 그렇게 라도 하고 싶은데 마음으로는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겠어요.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마음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돼요. 친구들 중에도 애인이 있으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바람피면 고스란히 당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워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제가 한심스럽기도 해요.
섹시큐티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만족해요? 단지 배려를 잘 해줘서 그게 좋은 거 아니에요? 섹스는 현실이고 섹스를 못 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거죠. ‘섹스를 못 하는 남자는 내 남자도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한 가지 체위를 하더라도 황홀하게 한다면 문제 없겠지만요.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체위를 즐기는 게 좋을 수도 있어요. 이 사람과 관계를 하면 다음번에는 다른 사람과 다른 체위로 해보고 싶죠. 섹스를 통해 저는 여자로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에요.
오직그대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한 남자와만 관계를 한 거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어떨지는 모르겠어요. 색다른 분위기에서 색다른 사람과 즐기는 것은 느낌부터 다르겠죠. 익숙해지지 않은 사람과 즐기는 건 황홀할 것 같아요.
섹시큐티 즐기세요. 인생 한순간입니다. 젊음이 다시 찾아오겠어요? 즐기세요, 즐겨.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저도 가서 한 숨 자고 출근해야겠어요. 오늘 즐거웠고요. 다음에 기회 되면 호빠나 같이 갈까요?
오직그대 하하. 덕분에 저도 즐거웠어요. 님에게 한 수 배웠네요. 1년 후에는 님처럼 개성을 가진 매력녀, 아니 성녀가 되어 저처럼 망설이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 잘 자요.
기획·정리 / 강승훈(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