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은 국제 협력의 문제지만 영토는 배타적, 즉 타협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이 시장을 1월 9일 서울
시장실에서 만났다. 그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 “역사와 영토는 주체의식의 문제입니다.” 그는 곧
간도 문제에 관한 국제적 여론 환기를 위해 국제 심포지엄을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한은 북한에, 북한은 남한에 미룬다면 간도는 영원히 회복할 수 없다”
간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신데요
1980년대 후반 사업차 중국 동북 3성과 구소련 연해주 등에 나들이가 잦았습니다. 그때 ‘간도가 역사적으로 누구의 영향력 아래 있는 땅인가’하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역사학자도 만나고 TV에 출연하는 등 간도영토권에 관한 여론을 환기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1980년대 당시 간도 문제와 관련해 강조했던 점은 무엇입니까?
간단히 말하면 두 가지입니다. 우선 간도가 조선의 영토가 아니라면 일본과 중국이 굳이 간도협약을 맺어 영토 조약을 체결했겠느냐는 것이지요. 이는 간도협약이 국제법적 효력이 있느냐는 문제에 앞선 것입니다. 조선 땅이니까 일본이 양도한다고 협약한 것 아닌가요? 둘째, 조선인의 간도 이주는 현대의 이민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간도 문제를 포함한 우리 역사가 중국의 영향력 때문에 왜곡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만일 중국의 의도대로 된다면 우리나라는 큰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남북 갈등은 확산되고 남한 내부에서도 내홍에 빠져 개방화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개방화란 단지 기업과 상품 진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문화와 역사도 개방화에 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상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문제는 국가와 정부가 앞장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기업만 해외에 나간다고 (개방화에 적절한 대응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요?
간도 고토(故土) 회복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검토중입니다. 한국, 북한, 중국, 미국, 러시아 등 세계의 사학자가 참여하는 간도국제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구려 역사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고구려 고분은 북한의 요청대로 유엔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적으로 등재돼야 합니다. 세계문화유적은 1국 1문화재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서울의 고구려 역사 유적을 적극 발굴해서 고구려 역사가 한민족의 역사임을 알릴 것입니다. 그 일환으로 서울 아차산 일대 보루군(群)을 북한의 고구려 유적과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정부는 고구려 역사 왜곡 문제조차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의 영향력과 역할이 너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정면 대결을 피하고 싶겠죠. 그러나 역사와 영토는 타협할 사안이 아닙니다. 독도 문제가 어떻게 됐습니까. 역사와 영토는 국가적 중요 이슈입니다. 주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는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역사와 영토 문제는 뚜렷한 입장을 갖는 게 주체입니다.우리 정부는 너무 소홀히 대처하고 있습니다. 중앙 정부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북한도 한국 정부에서 간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제기하길 기대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남북공동의 문제입니다. 남한은 북한에 미루고 북한은 남한에 미룬다면 역사는 왜곡되고 영토는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학계에 하고 싶은 주문도 있을 텐데요
역사학계에서는 중국의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논리와 근거를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관련 연구자를 집결시키고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글/김경은 (뉴스메이커 기자) 사진/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