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긴 시간을 보내는 직장, 가족들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는 직장 상사와 동료들…. 요즘 행복하세요? 아니면 골치가 아파 머리가 지끈거리나요? 문제는 직장 생활. 답답한 마음을 속 시원하게 털어놔보세요.
Q: 겉과 속이 다른 동료를 어떻게 할까요?
저는 병원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한 지 6년이 되어가는데 이런 인간은 처음 보네요. 언제나 웃고 다녀서 인상이 좋았죠. 근데 막상 같은 방에서 생활하니 죽을 맛입니다. 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 거짓인 거예요. 다른 부서에서 사람이 오면 언제나 친절하게 웃고는 그 사람 나가면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부풀리기 일쑤고, 저질스런 얘기까지 섞어가면서…. 거기다 영수증 처리를 조작해서 자기 집에 사용할 비품을 사고, 의사 선생님 간식비로 나오는 비용을 자기 아침식사와 간식비로 사용합니다. 이젠 얼굴 보는 것까지 싫을 정도예요.
A: ‘두 얼굴’의 인간과 함께 일하려니 정말 힘드시겠어요. 그런 사람은 다른 데 가서 이쪽 말도 과장되게 하거든요. 속을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처음엔 인기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아는 사람들은 다 아니까 그런 여자를 진정한 마음으로 대하지는 않거든요. 이런 타입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책임을 다른 직원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많아요. 가능하면 몰래 문서나 메모라도 증거를 남겨놓으세요. 더구나 부정축재형인데 아주 조심하셔야 해요. 그런 여자에게는 어떠한 경우라도 협조해서는 안 돼요.
반드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 쉽거든요. 자, 둘만 있는 곳에서 그녀를 존중하는 태도로 조용히 이렇게 얘기해주세요. “언니, 나 언니 좋아해요. 그래서 얘긴데요, 병원 물건은 우리 것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언니, 우리 올해부터는 남 흉보는 대신 많이 칭찬하고 많이 감사해요.” 이래도 성과가 없다면 영수증 처리를 조작하는 나쁜 버릇만은 꼭 고쳐야 하거든요. 상사한테 이름은 밝히지 말고 전화나 이메일보다는 편지로 알려주세요. 일이 더 커지면 겉잡을 수 없거든요. 파이팅!
Q: 팀장의 사적인 감정으로 인한 불이익
입사 8년 차, 회사에서는 왕고참 언니입니다. 6개월 전, 아끼는 후배가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회사에 다녔지요. 병원에서 조산기가 있으니 절대 안정하라고 해서 회사에 진단서를 냈습니다. 팀장은 남들은 애 낳는 날까지 다니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절대 일주일이나 병가를 내줄 수 없다고 배 아픈 후배를 하루 종일 붙들어두었습니다. 그녀는 결국 다음날 양수가 터졌고, 그 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며칠 만에 2kg도 안 되는 아이를 출산하고 말았죠.
황당한 건, 팀장이 저를 부르더니 팀원들 있는 데서 “양수 터진 게 그렇게 큰일이야?” 하고 물었다는 거죠. “당연하죠. 그건 ‘가장 나쁜 경우예요’. 정말 심각한 거죠”라고 꼬집어 말했습니다. 팀장은 후배가 출산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했을 때 업무를 전혀 안 주었습니다. 책임감 없는 사람한텐 일 안 준다나요. 그런 뒤 저를 따로 부르더니 “당신이 그 친구에게 내가 양수터진 게 큰일이냐고 물어봤다고 그랬어?”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회의를 해도 저만 빼놓고, 제가 한 디자인에 대해 정작 제 의견은 듣지도 않습니다. 직장 생활 오래 했지만 이렇게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에요.
A: 정의감에 불타고 책임감이 강한 왕고참 언니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경영심리학 연구 컨설팅 회사인 ‘페르소나’에서는, 상사와의 관계의 성공 여부는 상사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그에게 맞추고 신뢰감을 싹트게 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했어요. 특히 팀장은 주도형 타입 같네요. 업무 지향적이고 일을 능률적으로 처리하면서 항상 성과를 중요시하는 열성파지만,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스타일이지요. 자기 중심적인 경향이 강해 자기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괜히 억지를 부리는 면도 있답니다. 이런 상사에게는 모든 걸 맡겨야 해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꼭 자신을 통해서 이루어져야만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거든요.
또 이런 상사에게 인간적인 호소와 부탁은 능력 부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아무래도 ‘가장 나쁜 경우’라고 꼬집어 말했을 때 팀원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게다가 그 후배가 양수 얘기를 가지고 따져대니 더 화가 난 거지요. 사회 생활이라는 게 다 그런 거랍니다. 자존심 팍 죽이고 ‘팀장님, 저도 모르게 너무 버릇없이 굴었나 봐요. 용서해주세요’라고 이메일을 보내보세요. 그리고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먼저 인사하세요. 분명히 달라질 거예요.
Q: 오너한테 구박받는 나
직장에 다닌 지 이제 2년이 되어가네요. 처음 입사해서 사장과 좀 삐그덕댔습니다. 남의 비위를 잘 못 맞추는 제 성격이 문제였죠. 우리 사장은 자기 기분을 일일이 맞춰주길 원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 무슨 문제가 생기면 꼭 저를 걸고 넘어가는 거예요. 제 실수가 아닌 경우에도 옆에서 뭐 했냐는 식으로 몰아 붙이죠. 정 못 미더우면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불만은 없다며, 왜 그러냐고, 잘 해보자고 하면서 회의를 할 땐 면박만 줍니다. 정말 기분 나쁜 건, 우리 신랑을 사람들 앞에서 자꾸 깎아 내리네요. 전 지금 하는 일이 맘에 들고, 보수도 만족스러워요. 동료들은 힘내라면서 참으라고 하는데….
A: 프로의식이 강하고 사명감이 투철한 커리어우먼이시군요. 참느라 얼마나 속이 타시겠어요.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생각해보세요. 내게 절대적으로 불리해 보이고 대하기 껄끄러운 상대야말로 오히려 도움이 되는 상사일 수 있거든요. 이런 상사와 신뢰를 쌓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직장 생활에서 큰 수확이지요. 표출형의 사장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외향적이에요. 미래 지향적이며 설득력도 있지요. 반면 매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쉽게 감정을 앞세우면서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상사에게는 무조건 기분을 맞춰주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해요. 아침에 출근했을 때 “어머 사장님, 오늘 넥타이 너무 멋있어요”라고 띄워주세요. 여우과와 곰과를 비교해보면 혹시 곰과에 속하지 않으세요? 이런 상사는 곰과와 아주 상극이에요. 아무 이유 없이 상대방의 딱딱한 표정만 보고 트집 잡는 경우도 있어요. 회사에서만은 상냥한 여우로 변해보세요. 그래야 모든 문제가 해결된답니다.
※직장 생활의 고민 여기로 보내주세요!(이메일:doshyin@kyunghyang.com)
강형숙 교수님은…
한국외국어대학 영어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다 UCLA 대학원을 수료했다. 미스유니버스대회에서 통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미용학에 입문하여 LA 야마노 미용대학 졸업, 영국 비달 사순을 수료했다. 많은 국제 미용대회에 통역을 하며 TV 프로그램에서 ‘교양 및 자기계발’ 관련 특강을 해왔다. AWU에서 미용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국내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상담학 석사 과정과 영국 COSCA 상담학 과정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 디자인 대학원 미용예술아카데미 학과장으로 재직중이며, 뷰티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사소한 습관이 성공하는 여성을 만든다」 「일 잘하는 여자의 서바이벌 자기 경영법」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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