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 반복에 의한 자연스러운 암기
“쫀쫀한 조직과 세련된 무늬로 더욱 고급스러운 색상, 이 잭필드 3종을 한꺼번에 모두 드리는 가격이 2만9천8백원, 2만9천8백원입니다. 지금 전화주세요. 3종 세트가 2만9천8백원”, “라꾸라꾸 침대는 편안합니다, 라꾸라꾸 침대는 편리합니다, 라꾸라꾸 침대는 견고합니다”는 식으로 비슷한 내용의 멘트가 한 회 4분 방송에서 최소한 10차례 나온다.
둘째 독특한 홈쇼핑형 말투는 강력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가을용 아웃도어용 의상으로 입어보실 수 있구요”라는 멘트는 ‘입다’가 아니라 ‘입어보다’는 식의 성의 있는 설명이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흰색, 하늘색이 아니라 ‘고급스럽고 깔끔한 흰색’‘시원하고 품격 높은 하늘색’으로 좀더 고급스럽게 설명해야 한다.
셋째 안면몰수식의 과장
“이태리 명품 크리스찬 000, 지금 파리·런던·로마를 휩쓸고 있는 카키색입니다” 확인된 바 없지만 쇼핑객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멘트.
넷째 일단 외국 이름이면 무조건 명품이라고 부른다
메이블린의 경우 대형마트용 화장품이지만 일단 외제이기 때문에 명품이 된다.
다섯째 밤무대 차력쇼를 방불케하는 연출
알리고 싶은 내용을 알록달록한 색채의 글씨로 화면에 띄운 후 방청객이나 쇼핑호스트 옆의 도우미들이 ‘우와’하는 추임새를 넣어준다.
여섯째 나름대로 스타 마케팅
‘요즘 동료 탤런트들이 수술했냐고 물어보는 데, 저 정말 안했거든요. 집에서 이 화장품만 꾸준히 썼을 뿐인데’라고 말하는 방식. 심지어 한 세트에 39만원 하는 수입화장품의 경우 각종 연예인들이 사용한다며 이들의 이름을 자막으로 죽 흘려 보낸다.

아주 반복적으로, 친절하고 과장됐으면 화려하고 홈쇼핑 방송! 혹시 필요하지도 않은 데,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다면 이 6가지 법칙을 큰소리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정말 쇼핑해도 되는 지 알아보는 판별식으로 딱 어울리는 네티즌의 분석.
“인터넷 인기 펀글로 지금 한국은 물론 파리·런던·로마를 휩쓸고 있는 홈쇼핑 중독을 유발하는 6가지 비밀이었습니다”
글/강석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