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교육, 달팽이 대안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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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교육, 달팽이 대안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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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의 시대에 ‘느림’을 강조하며 ‘경쟁’이 아닌 ‘공존’을 가르치는 달팽이 대안문화학교.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과중한 사교육비 문제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우리 교육의 또 다른 희망을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일부 대학의 고교 등급화 문제가 요즘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야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이쯤 되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입시위주의 학교 교육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이 입시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전락하면서, 교육 여건이 좋고 사교육비 투자가 타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강남지역 학생들이 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그러다 보니 고교간 격차는 명백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 격차의 현실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평준화 정책 아래서 특정 지역에 사느냐 살지 않느냐의 여부가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공정한 경쟁이라는 기본 원칙에 커다란 손상이 가해질 것임은 자명하다.

결국 문제는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이다. 그 기저에는 물론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학벌주의가 깊숙이 깔려 있다. 입시 교육의 폐해는 비단 고교 교육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초등 교육에서부터 이미 점수 따기 위주의 경쟁적 교육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

안성에 위치한 달팽이 대안문화학교(www.dalpeng2.om)는 그런 점에서 대안 교육에 대한 또 다른 접근을 보여주는 하나의 희망적 사례다. 푸른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연과 더불어 자리잡고 있는 이 학교는 기존의 대안학교와는 조금 다르다.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교 교육을 포기한 아이들을 특별 지도하는 곳이 아니라 공교육을 보완하는 의미의 보충적 대안교육이다. 그래서 정규 학교의 방과후에 수업이 이루어진다. 이곳에서는 뭔가를 가르치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입시 교육에 시달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문화, 예술교육을 통해 다양한 감성을 일깨워 주는 것에 교육의 초점을 맞춘다. 매년 2월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예술적 정서를 북돋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물론 수업료는 저렴하다.

상설문화강좌인 ‘안성맞춤워크숍’을 운영중인데, 1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사진반, 발레반, 토털미술반, 신문기자반 등으로 꾸며지며 초등반 8개, 청소년반 3개, 성인반 4개 강좌를 두고 있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달팽이 학교 이기원 교장은 우리 공교육의 삭막한 현실에서 새로운 교육 희망의 싹을 틔우고자 지난 2001년 5월 100여명의 발기인과 함께 학교를 설립했다. 발기인을 모으고 안성시청과 시의회에 지원을 요청했고, 마침 안성지역의 레스토랑 겸 아트센터 ‘마노’가 건물을 빌려줘 우여곡절 끝에 학교를 열 수 있었다고 한다.

대자연을 벗삼아 다양한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 속에서 학생들은 학교 교육에서 맛볼 수 없는 충만한 감동을 공유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논리가 아닌 공존의 기운 속에서 보다 건강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의 장이 아닐까 싶다.

글 / 박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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