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여자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위험한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는가? 단, 혼자만의 사랑이 아닌 상대방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만남을 의미 한다”
YES 64명 NO 36명

1. 친구의 남자친구와 사랑에 빠졌다......................5명
2. 남자친구의 친구에게 반하다.............................17명
3. 애인, 혹은 부인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다.........25명
4. 아무생각 없이 아무와 사랑에 빠져버렸다...........7명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가나’ 라는 우스개 소리가 결코 농담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솔로보다 애인 있는 남자에게 더 끌리는 건 무슨 심보일까. 특히 남자의 상대방이 모르는 사람일수록 죄책감이 덜하다는 것도 문제. 하지만 손벽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사랑에 빠진 것이 여자만의 탓은 아니다. 시기와 상황이 좋지 않았을 뿐...현재는 인정받지 못할 만남을 핑크빛 미래로 만들어 가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몫 인것이다. 한가지, 다른 사람의 가슴에 칼을 꽂으면 나중에는 더 큰 칼이 자신의 심장에 꽃힌다는 진리를 명심할 것.
CASE 1. 남자친구의 친구에게 반하다
사랑보다는 우정을 택한 그
7년을 친구로 지내다가 그의 끈질긴 구애 끝에 그와 사귀게 된 나. 그의 한결같은 정성과 나를 아끼는 마음에 감동해 그를 사랑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어쩐지 친구 이상의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나에게 언젠가 사랑을 고백할 요량으로 친구를 가장해 만나왔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인지 단 둘의 데이트 보다는 친구들과 여럿이 노는 것이 더 즐거웠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고교동창중 나의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 역시 나를 유난히 챙기거나 빤히 쳐다보고 연락처를 따로 물어보는 등 다른 친구들과는 사뭇 다른 행동을 보였다. 평소 내 이상형에 가까웠던 그에게 남자친구 몰래 영문번역 등을 부탁하고 밥을 사는 식으로 단 둘이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외곽으로 드라이브를 가고 매일 전화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재밌는 건 그 역시 자기 친구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8개월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나는 내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 전에 그의 친구에게 먼저 우리의 관계를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내어 “나 그와 헤어지려해...그 후 우리 정식으로 사귀자” 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어이없게도 “ no” 너를 좋아하지만 자신은 절대 우정을 배신할 수 없다는 것. 가슴은 아팠지만 내가 사랑한 그는 사랑보다는 우정을 소중히 하는 의리있는 남자라고 자위하며 둘 다의 관계를 정리했다. (우혜영, 29세, 플로리스트)
그와는 또 다른 그
나의 이상형은 터프하고 몸 좋은 남자. 소개팅으로 만난 그는 나의 이상형에 꼭 맞게 부합되었다. 성격이 화끈하고 털털하며 나와 취미생활도 잘 맞았던 것. 얼마안가 우리는 사귀기 시작했고 불같은 사랑에 빠졌다. 사귀고 한달 정도 뒤 그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소개해주었는데, 그 친구와는 그와는 정 반대의 외모였다. 마르고 뽀얀 피부에 곱상한 얼굴이 남자인데도 ‘참 예쁘다’, 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한동안 거의 매일을 셋이서 만나게 되었는데 셋은 마음도 참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했다. 그렇게 반년을 만나고 나니 내 남자친구는 단순한 인간형이라 금새 싫증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의 친구는 섬세하고 로맨틱해 순간순간 내 마음을 설레게 했으며, 신비스럽기까지한 그의 사상에 호기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둘은 서로를 위해 목숨을 바칠 정도로 뜨거운 우정이었기 때문에 내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내 감정에 이상기류가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것을 눈치챈 남자친구의 친구는 셋이 함께 만나기를 꺼려했다. 그렇다고 나에게 못되게 군 것도 아니었다. 모두에게 상처주지 않는 방법을 택하려 한 듯했다. 내 남자친구도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기에 놓치기 아깝지만, 마음 속에 다른 남자를 담고 있다는 것이 미안해 그와도 헤어질까 하고 고민하고 있다. (이수정, 27세, 대학원생)
CASE 2. 여자친구(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다.
내가 자청한 세컨드
동창모임에서 15여년 만에 만난 그. 이미 그는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나 걱정하던 중학생이 아니었다. 술자리 내내 흘끔흘끔 서로를 훔쳐보던 우리는 모임이 끝나고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둘만의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몇 개월 동안 따로 만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주일에 두 세번씩은 꼭 만났고, 늦은 새벽에도 보고 싶다며 서로의 집 앞에서 불러내고, 친구들의 모임에도 애인처럼 대동하는 등 누가 봐도 우리는 애인사이였다. 이상하게도 우리 둘은 대화가 참 잘 통했던 것이 문제, 다른 이성과는 달리 마음속에 있는 얘기도 쉽게 잘 꺼내 놓을 수 있었고 서로의 스트레스를 발산 할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에게 이미 1년 정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 나에게 그 사실을 몰랐냐며 오히려 되묻는 그에게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그러면서도 나를 애인처럼 대하는 그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나는 그와의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바람같은 데이트를 끊을 수가 없었다. 이미 그에게 깊이 중독된 것이다. 아직도 난 그의 세컨드가 되어 그를 만나고 있다. 아마도 나와 그녀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틀림없이 그녀를 택할 것이기에... (이소진, 29세, 의상 디자이너)
밥상 차리는 여자
결혼 후, 결혼 전 그가 내게 많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방 유지로 꽤 괜찮은 집안인 것처럼 말했던 것과는 달리 그의 집안은 빚더미가 산더미 같았고, 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들까지 며느리 잘 얻어 한몫 챙기려고 계획한 형편없는 사기꾼 집안이었던 것. 그것을 알게 된 나는 결혼한 지 일주일도 안되어 당장 시댁에서 뛰쳐나와 친정으로 갔지만 남편은 바로 나를 뒤따라와 처가살이를 하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이혼을 하고 싶었지만 남의 이목 때문에라도 당장 이혼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 후 1년...나는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연하의 총각과 만남을 갖기 시작했다. 그도 물론 내가 유부녀인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의 남편은 어떻게든 내 약점을 잡아 우리 집 돈을 한 몫 챙기려는 심산 인 듯하지만, 어림없다. 나는 출근시간보다 무려 3시간 일찍 일어나 식탁 가득 12첩 반상을 차려놓고 집을 나서 지금의 애인 집으로 가 데이트를 하고 함께 출근한다. 아침식사는 그가 미리 차려놓고 있기 때문에 나는 항상 그의 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퇴근 후 또 그의 집에서 그와 저녁을 먹고 데이트를 즐기고 집에 오는 길에는 양 손 가득 장을 봐온다. 겉으로 볼 때 난 집안일도 바깥일도 열심히 하는 현모양처 인 것이다. (이선녀, 33세, 영양사)
그놈의 질투 때문에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 그와 나는 직장 동료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느날 그가 조촐한 회식자리에 자신의 애인을 데려왔다. 그의 애인은 탤런트 뺨치는 외모에 성격도 좋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주목이 되었다. 그녀는 급속도로 모든 이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나 역시 그녀와 친한 언니동생이 되었다. 그 후 그와 그녀의 애정행각은 사무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는데, 주로 그가 그녀에게 무척 헌신적이라는 내용들이었다. 외모, 성품, 집안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던 그에게 사랑받는 그녀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잘나가는 남자들은 바람둥이에 자기밖에 모르기 일쑤인데, 자신의 여자에게 충실 하는 그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녀를 질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 역시 외모나 성격 능력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던 터였기에, 그녀에게서 그를 빼앗아보자는 쓸데없는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그렇게 그를 유혹하기로 결심한 나는 회사에서 그와 함께하는 시간을 일부러 늘이고, 착하고 매너있는 그를 이용해 잦은 부탁과 답례,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파악해 나도 마치 그것을 좋아하고 있던 양 행동해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함께 하는 시간이 길면 정이 드는 법. 결국 그를 유혹해 그녀와 그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가 그녀와 헤어지게 될지, 그렇게 되면 나는 그와 잘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내가 그를 정말 좋아하고 있는지도 아직 확신이 서질 않는다. (28세, 김지선, 회사원)
Case 3 생각지 못했던 사람과의 사랑에 당황하다
예비 시어머니에게 들킨 새 남자
5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 나. 이미 나의 부모님이나 그의 부모님 모두 그와 내가 결혼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늘 뭔가 부족했다. 그와 나는오래 만나기는 했지만 사실 정 반대의 성격이었다. 나는 무척 활동적인 스타일이었고 그는 무척 정적인 스타일이었다. 뭐 먹으러 가자고 해도 시큰둥, 여행을 가자고 해도 시큰둥...나의 삶에는 활력소가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날, 일 관계로 활달한 성격의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톡톡 튀었고 어떤 일에든 흥미를 보이고 즐거워했다. 나와 비슷한 성격의 남자를 만나니 물 만난 고기마냥 나는 그에게 빠져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도 내가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아했다. 그는 애인이나 배우자를 정해두고 인생을 사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그 후 몇 개월간의 남자친구 몰래 하는 그와의 아슬아슬하고 짜릿한 데이트. 마치 피자를 먹다가 마시는 콜라와도 같은 맛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명동 한복판에서 그와 손을 잡고 거리를 활보하다가 남자친구의 어머니와 딱 마주치게 되었다. 변명에 변명을 해대고 돌아섰지만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며칠 뒤 남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런데 남자친구의 반응은 의외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말투와 행동이었던 것이다. 차라리 화를 내고 욕을 했으면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을텐데...양심의 가책이 든 나는 새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했지만 결국 그동안 사귀던 남자친구에게도 이별을 통보했다. 다른 남자에게 온통 마음을 뺏길 정도로 내 마음은 지금의 남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아름, 28세, 스튜어디스)
번개를 조심!
언제부턴가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마음이 식은 것도 아닌데 잠자리를 함께 한 것도 수개월, 맘 터놓고 대화해본지도 오래되었고...바쁘다는 핑계로 매번 데이트 약속을 펑크내는 그. 그런 나날들이 계속 되던 중 갑자기 대학 동기놈에게 연락이 왔다. 졸업후 한번도 보지 못했던 그였다. 심심하던 차에 만나 함께 술을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너무 취한 나는 그를 나의 오피스텔로 데려오고 말았다. 처음에는 그냥 속 풀이겸 라면을 끓여먹을 심산이었는데 밥 보다는 애정에 굶주렸던 나는 순간 감정이 격앙되어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사로잡혀 버리고 만 것이다. 단 하룻밤 만으로 사랑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일까? 남자친구에게서 받지 못하는 부분을 그에게서 채우려고 하는 내가 이기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걸 후회해 봤자 늦은 것 같다. (이신애, 30세, 은행원)
친구와의 하룻밤
그와 나는 10년지기 친구. 맹세코 지금까지 그를 남자로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서로의 앞에서 옷도 갈아입고, 여럿이 놀러가 한 이불에서 잠을 잔 것도 수십 번이지만 둘 다 털끝 하나 건드린 적이 없었다. 아무리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고 말을 해도 우리는 서로를 절대 사랑하게 될 가망성이 없다고 믿었다. 그리고 우리는 남녀 사이에도 친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한 잔 두잔 술을 나누며 세상이야기, 사랑이야기와 함께 만취를 한 우리. 술을 먹다가 찜질방에서 잘 계획이었지만 술이 너무 취한 상태에서 찜빌방은 보이지를 않고...그래서 눈에 보이는 여관에서 잠을 청하기로 한 우리. 그런데 그가 갑자기 남자로 돌변해 나에게 돌격한 것이다. 술에 취해 저항할 새도 없이 그를 받아들인 나. 다음날 아침 일어난 우리는 어젯밤의 일이 꿈이라고 믿으며, 그렇지만 말 한마디 나누지 않은 채 각자의 회사로 출근했다. 마치 동성과의 하룻밤을 보낸 것 같은 그 찝찝함. 그런데 그 후 그가 더 멋있어 보이는 건 왜일까? (김지윤, 28세, 아트디렉터)
Case 4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다
그러게 니 애인, 미국까지 데려가랬지!
중학교 때부터 단짝으로 현재 오피스텔에서 함께 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건 서로 남자보는 눈이 판이하게 달랐던 것도 한 몫을 했다. 서로에게 새로운 애인을 보여 줄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아하면서도 참 다행이라도 여겨왔던 것. 그 때도 그녀가 내 앞에 데려온 남자는 내 맘에 썩 내키지 않았다. 너무 곱상한 외모에 학벌도 내 친구보다 한참 낮고 무엇보다 너무 평범한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와 사이가 좋았고 때마침 애인이 없던 나는 그들 커플과 셋이 잘 어울렸다. 그렇게 어울리면서 그가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성이 바르고 학벌은 낮지만 능력도 있었던 것. 그런데 문제는 내 친구가 해외로 발령이 나면서부터 일어났다. 1년 길면 2년 정도 외국 머물러야 하는 그녀. 그도 물론이거니와 함께 살다가 혼자 남게 된 나도 외롭긴 마찬가지였다. 그와 나는 그녀를 그리워하는 동변상련의 아픔을 느끼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안부를 묻다가 둘만의 만남을 갖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단풍놀이도 함께 가고 집에서 비디오와 만화책도 빌려봤다. 그럴 때는 내가 내 친구대신 그의 애인이 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한 것이다. 내 친구에게서 전화가 올 때면 나는 그와 만났던 이야기는 쏙 빼놓고 이야기 한다. 그도 마찬가지. 둘 다 ‘그 얘기를 들으면 그녀가 속상할 것 같아서’라고 변명하지만 사실은 둘 다 뭔가 마음속으로 찔리는 구석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마음이 더 커지기 전에 만남을 그만 두어야 하는데...하지만 나는 오늘도 그와 술을 함께 마시고 들어오는 길이다. (최보람, 30세, 회사원)
모델 / 김희연 진행 / 강주일 기자 사진 / 강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