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말이 너무 많은 직장 동료
같이 일하는 여직원이 너무 말이 많습니다. 쉴새없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타입 있잖아요.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고 듣고 싶지도 않은데 끊임없이 말을 해대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스트레스네요. 예를 들어 제가 내시경 검사를 내일 받으러 가니 어떤 건가 싶어 물어보면 자기 내시경 검사 한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합니다. 처음에는 몇 살 때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갔고 그 다음은 어떻고 등등... 결국 제가 물어보고 싶은 건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대화 끝납니다. 대화 소재는 거의 자기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남자이야기, 자기 옷입은 스타일, 화상 상태 등등...)인데, 전날 누굴 만났는데 뭘 했고 무슨 말을 했고 하면서 거의 드라마 대본 수준으로 세세히 묘사하고 대사(?)까지 읊습니다. 게다가 들어보면 대부분 자기 자랑이구요. 부서가 달라 만날 시간은 아침에 화장실에서 잠깐, 점심때랑 저녁때 정도인데 잠깐씩인데도 매일 반복되니까 이것도 참 스트레스네요. 저도 수다 떠는 거 좋아하지만 요즘같아선 차라리 혼자서 인터넷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참 피곤하겠네요. 매력적인 대화법이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상대방에게 즐겁게 전달하는 대화 테크닉을 말하지요. 프로이드의 심리성격 발달 단계를 보면 태어나서 약 1년 반 동안 구강기 아기의 삶은 주로 빨기, 삼키기, 씹기 등처럼, 입으로 하는 활동이 중심이 되지요. 그런데 이 시기에 지나친 만족을 한다거나 지나친 박탈을 당할 때는 고착이 되는 결과를 가져와 구강적 만족에 집착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 구강기에 좌절을 당하면 무의식적으로 그 구강적 충족 추구를 위해서 그렇게 수다를 떨기도 하는 거지요. 아마도 그녀는 구강적 성격이 되 버린 것 같군요. 그래도 그녀는 상담자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신뢰하는 듯하네요. 그러나 무조건 들어준 자신에게도 문제가 조금 있어요. 이 다음에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그녀의 진의나 속마음을 한 번 더 헤아려 보세요. 그리고 들어 주는 척하다가 자연스럽게 본인의 관심사 쪽으로 대화를 유도해 보세요. “아, 그래요, 네, 잠깐만요, 그런데 이것 어떻게 해야 하나요?” 또는 “지금 일하다 와서 빨리 가야하거든요. 다음에 우리 얘기해요” 등 서둘러 빨리 그 자리를 떠나세요. 몇 번 그러다 보면 그녀도 아마 눈치 챌 걸요.
Q. 남자직원들의 성적인 농담
회사에 여직원이 저 밖에 없습니다. 같은 부서에 남자 직원이 여섯 명 정도 있고, 대부분 30~40대죠. 그런데 이분들... 제 앞에서 이상한 얘기를 너무 많이 해요. 야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죠. 자기가 나이트 클럽에 갔다가 같이 온 여자가 술에 취해 있길래 뒤에서 안아줬는데 앞에 옷이 다 말려 올라가서 자기가 가슴도 다 보고 만졌다는 둥... 며칠 전엔 단체로 회식을 했는데 자기들끼리 또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하는 거예요. 자기들 자위하는 얘기, 여자들 자위 얘기 등등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말들입니다. 더 화가 나는 건 그런 얘기를 하면서 절 보며 “야 이러다가 쟤가 노동청에 신고하겠다”라고 말한다는 거예요. 그런 게 걱정되면 이상한 말들을 안하면 되지, 음담패설 할 때마다 절 보면서 신고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거 정말 너무 짜증스럽습니다. 처음엔 장난으로 받아들였는데 솔직히 너무 불쾌해요.
A : 정말 너무 불쾌하겠어요. 남자 직원들과 일하려면 가끔 그런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좀 심하네요. 사실 정확히 어디까지가 ‘성희롱이다’라고 규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쁠 정도의 성적 수치심, 성적 농담, 스킨십 등의 모든 것이 다 성희롱이 된다고 합니다. 더구나 사무실에 여직원이 있을 때 여직원이 보지 않는다고 남자직원들이 야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킬킬거리거나, “어제 TV에 나온 누구누구 탤런트 섹시하더라” 등의 말까지도 상황에 따라서 성희롱이 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문제는 여자 직원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지요. 남자 직원이 말한 걸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깔깔 웃으면서 넘어갈 수도 있고, 혹은 기분 나빠할 수도 있는 거죠. 솔직히 이건 여자 직원들 성격에 따른 거거든요. 그렇지만 분명히 상담자 부서의 남자 직원들의 지나친 음담패설은 성희롱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노동청에 신고해서 다들 수치를 당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이런 문제는 서로서로 좋게 해결해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 그 부서의 남자 직원들에게 따끔하게 한번 침을 놔줄까요? “더 이상은 참기 어려우니 조심하지 않으면 다음에 분명히 노동청에 신고할 것”이라고 말이죠.
Q. 야근과 직장생활
회사가 이전하면서 규모도 좀 커졌습니다. 직원을 뽑아서 새로 한사람이 들어왔죠. 그전엔 야근할 일도 별로 없고 가족 같은 분위기였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야근도 하게 됐어요. 그전엔 여직원이 저 혼자여서 정신이 없었는데 저랑 같은 일을 하는 여직원이 한 명 새로 들어왔죠. 저보다 한살 어리고 경력은 거의 비슷하지만 회사에서는 저를 선임으로 더 대우해 줍니다. 그래서 일 지시를 제가 그 여직원에게 하는 편이구요. 이번에 큰 프로젝트를 맡게 돼서 일에 대한 욕심도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야근에 대해 별 불평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직원들이 저를 보고 우리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라느니, 일을 너무 열심히 한다는 식으로 농담을 하더라구요. 별로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요. 그런데 새로 들어온 여직원이 앞으로 야근하지 말자고 하더군요. 회사에서 자꾸 야근하는 분위기로 가려는 것 같다면서. 후임한테 이런 이야기 듣는 것도 기분 나쁘고 나 혼자 너무 유난떨었나 싶기도 하고, 어떻게 대답을 해야될지 몰라서 그냥 가만이 있습니다. 전 사실 회사를 위해서라기보단 저 자신을 위해 일하는 거거든요. 지금껏 살면서 윗사람에게 아부하거나 잘 보일려고 한 적도 없었구요. 그런데 요즘 들어선 다른 직원들이 저를 그렇게 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기분이 영 우울합니다. 저가 정말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준건가요?
A : 피해라니요. 아주 모범적이고 훌륭한 여직원이세요. 모든 회사 직원들이 더도 말고 꼭 상담자만 같았으면 좋겠네요. 그들의 칭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세요. 최선을 다해 야근이나 밤샘도 마다하지 않고 남자 직원들과 똑같이 노력했다는 것에 대해 진정으로 박수를 보내는 말이라구요. 지금까지 잘 해 오고 있었는데 괜히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군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감사해야 할 것 같네요. 상담자의 힘을 덜어주기 위해 선물로 보내준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어떤 여성들은 입으로는 남녀평등을 부르짖으면서도 스스로가 여성에 대해 편견을 만들어 일에 대한 책임감도 없이 여성의 이미지를 흐려 놓을 때가 있거든요. 바로 그녀 스스로가 ‘여자’라는 것을 ‘무기’로 내 세워서 야근이라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거지요. 자 그녀에게 점심을 초대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보세요. 점심을 먹으며 조용히 미소짓는 얼굴로 “많이 힘들지? 나도 처음엔 그랬는데 나중엔 성취감이 오더라. 우리 힘들어도 서로 힘을 합쳐서 여자의 파워를 한번 보여주지 않을래?”라고 말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