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절반이 호소한다는 냉방병. 여름인데도 한기와 잦은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냉방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와 철저한 환기,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 유지법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생활 속에서 지키는 냉방병 예방 십계명!
냉방병은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가 5~8℃ 지속되는 환경에서 장시간 머물 때 감기에 걸린 것처럼 한기가 느껴지고, 두통이나 피로감,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또한 졸음이 쏟아지거나 장운동이 저하돼 변비나 설사, 복통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코나 목 등의 점막이 자극받아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근육 수축의 불균형으로 요통이 생기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이상으로 월경불순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냉방병은 특별한 질병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기처럼 지나가고, 냉방 기구 사용을 중단하면 수일 내에 좋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과민성 폐장염의 경우엔 자주 재발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의 경우에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냉방병이 생기기도 한다. 레지오넬라균은 따뜻한 물(25~42℃)을 좋아하는 세균으로 공기, 물방울 등에 섞여 있다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해 고열, 오한 등 폐렴 증상을 보인다. 이 균은 대형 건물에 있는 냉각탑의 냉각수에서 번식해 에어컨을 통해 번진다. 때문에 가정용 에어컨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레지오넬라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에어컨의 청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냉방병 예방을 위한 10가지 수칙
1 실내외 온도 차이를 5℃ 이내로 유지한다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실내 온도는 25∼28℃가 적당하다.
2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번씩 청소한다 에어컨 필터가 깨끗하지 않으면 병원균이 바람을 타고 콧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3 에어컨 바람이 인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냉방된 곳에 오래 있으면 피부가 수축되고 땀구멍이 닫혀 몸의 대사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에어컨이 가동된 실내에서는 가급적 얇은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좋다.
4 1~2시간마다 실내 공기를 환기시킨다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것도 좋다.
5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하루에 한 번 가벼운 운동을 한다 너무 과격한 운동은 삼가고, 한여름 낮 시간에 운동하는 것도 금물이다. 운동중에는 틈틈이 물을 마셔 탈수 현상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6 생활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는다 특히 여름에는 낮이 길고 밤이 짧은데다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설치게 돼 생활 리듬이 깨지기 쉽다. 생활 리듬이 깨지면 몸의 여러 기능이 저하되어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떨어지므로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0분 이내 낮잠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낮잠을 자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8 피로를 풀어주는 반신욕과 족욕도 좋은 방법이다 일주일에 서너 번이 적당하다.
7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신다 특히 우롱차나 홍차 등 발효된 차는 몸의 혈액순환을 돕는다. 차를 마시면 부족한 수분도 보충하고 몸도 데워주므로 일석이조다.
9 잎이 큰 식물을 실내에 둔다 식물은 실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면서 휘발성 기체까지 함께 흡수해 공기를 정화한다.
10 물수건을 적극 활용한다 냉방이 잘 되는 곳에 오래 있으면 피부가 건조해지므로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때때로 물에 적신 타월을 얼굴에 가볍게 덮어주는 것이 좋으며 눈, 머리 안쪽과 관자놀이, 목덜미 등을 지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Tip 냉방병에 효과 있는 생맥산
냉방병 증상이 있을 때 오미자, 맥문동, 인삼 등 세 가지 약재를 섞은 생맥산을 달여서 마시면 좋다. 오미자는 장기의 기운을 원활하게 하며,맥문동은 체내에 쌓인 불순물을 없애주고, 인삼은 더위를 이기고 몸을 보해 더위에 대한 몸의 저항력을 높여준다. 생맥산 달이는 방법 맥문동 8g, 인삼·오미자 4g을 고루 섞고 물 2컵을 부어 한 시간 정도 뭉근한 불로 달인다. 냉장고에 두고 아침저녁으로 한 잔씩 마신다.
글 / 신현화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