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백일 사진 촬영, 6만원부터 1백만원까지 다양
30대 초반 직장인 C씨는 고민이 하나 있다. 얼마 후면 첫아들의 백일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소중하고, 아이의 옹알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아이에 푹 빠져 있는 C씨는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생각보다 많다. 일주일이 채 안 가는 분유 한 통, 쉴 새 없이 갈아줘야 하는 기저귀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맞는 예방접종 비용과 아이 병원비까지, 육아 비용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지 생각도 못했기에 초보 아빠는 놀랍기만 하다.
‘저출산’ 시대라는 것을 실감할 만큼 우리 주변에는 한 자녀 가족이 눈에 띄게 많다. 자녀를 한 명밖에 낳지 않다 보니 아이에 대한 부모들의 욕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첫아이의 백일은 초보 부모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C씨의 경우 아이 백일 잔치는 가족들과 식사를 할 예정이고, 직장 동료에게는 간단히 떡을 돌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문제는 아이 백일 사진 촬영이다. 앨범과 액자도 만들고 싶지만 비용이 문제. 액자부터 앨범까지 만들려면 대략 수십 만원에서 1백만원 이상까지 차이가 많이 난다.
초보 아빠 C씨의 고민을 눈여겨보던 동료의 조언으로 C씨는 아이 사진을 직접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 셀프 스튜디오 렌터 비용은 가장 저렴한 곳이 6만~20만원이고 비싼 곳은 1백만원까지 다양했다. 앨범을 만드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도 아주 심했다. 아빠가 직접 촬영한 아기 사진으로 액자와 열쇠고리 정도만 만들 계획이라면 백일 사진을 촬영하는 데 10만원 내외의 비용이면 가능했다.
요즘 뜨고 있는 셀프 스튜디오는 저렴한 가격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스튜디오에 마련된 조명과 다양한 소품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하지만 가족 중 어느 누구도 사진 촬영에 자신이 없다면 셀프 스튜디오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다. 그리고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한 것과 같은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도 신중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셀프 스튜디오… 시간과 인원수에 따라 비용 지불
첫아이의 백일을 위해 누구보다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자 한 초보 C씨는 셀프 스튜디오에서 백일 사진을 촬영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넷 사이트를 뒤졌다. 이로 인해 그는 예상외로 셀프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디지털 카메라의 대중화로 인해 자신만의 독특한 사진을 촬영하려는 이들과 뽀샤시한 프로필 사진, 내 아이를 위한 특별한 사진까지,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셀프 스튜디오를 찾고 있다.

이리하여 초보 아빠는 초보 엄마와 함께 백일 사진 촬영 준비에 들어갔다. 아이 옷과 장난감, 그리고 가장 중요한 디지털 카메라도 챙겼다. 예약 당일,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직원으로부터 조명 사용법을 배웠다. 그리고 촬영을 시작했다. `‘백일 사진 정도야 뭐 그리 어렵겠어?’라는 초보 아빠의 자신감은 사진 촬영 시작부터 어긋났다. 문제는 카메라가 아니라 아이였다. 정면을 쳐다보는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카메라 초점은 맞는지, 노출은 적당한지 등은 신경 쓸 겨를이 없을 만큼 아이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이 이름을 부르며 딸랑이를 흔드는 엄마의 노력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30분 정도 지나면서 스튜디오의 뜨거운 조명에 아이는 지쳐갔다.
예약해놓은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초보 엄마와 아빠는 허둥거리며 백일 사진 촬영을 했다. 2시간 동안 약 1백80여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은 없었다. 다음날 직장 동료에게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여줬다. “아마추어틱(?)한데, 재미는 있네요.”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은데요.” 등의 좋은(?) 평가가 있었다. 다만 전문가가 촬영한 백일 사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사진들이었다.
단돈 3만원으로 아이 백일 사진을 촬영했으니 이제는 액자와 앨범을 만드는 일만 남았다. 초보 아빠 C씨는 저렴한 액자를 찾기 위해 액자 도매상이 모여 있다는 남대문과 동대문을 뒤졌다. 하지만 마음에 쏙드는 액자를 싼값에 사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은 도매를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소매 고객을 위해 싼값에 액자를 판매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량의 액자를 구입하려면 큰 문구점이나 마트 같은 곳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남은 작업은 아이 백일 앨범 만들기
액자를 구입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완성된 작품(?)의 결정판인 백일 앨범을 만드는 것도 생각보다 힘들었다. 초보 아빠가 일일이 사진을 디자인할 수도 없는 노릇. 어쩔 수 없이 전문가의 손에 맡겼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보니 예상외로 앨범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특히 개인이 직접 앨범을 디자인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전문가가 디자인해주는 곳도 있었다. 물론 비용과 앨범의 질적인 차이가 있었다.

초보 아빠 C씨가 첫아이 백일 사진 촬영과 액자, 그리고 앨범 제작을 위해 들인 비용은 10만원 이내였다. 놀랍도록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그만큼 발로 뛰었고 밤새 앨범 디자인을 스스로 해야만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아이 사진 전문 스튜디오에 의뢰하면 몸과 마음은 편했겠지만 그만큼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초보 아빠는 셀프 스튜디오를 이용하고 직접 앨범을 제작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를 위해 세상에 하나뿐인 앨범도 만들었고, 전문가는 놓치기 쉬운 아이의 모습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었다는 것이 초보 아빠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초보 아빠는 아이의 돌 사진도 셀프 스튜디오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다만 우는 아이 달래랴, 촬영 보조하랴, 밤새 “어떤 프레임이 좋아?”라는 남편의 질문에 의견 제시를 하느라 고생한 아내의 반대가 살짝 걱정된다.
셀프 스튜디오 리스트
AD Studio 개인당 7천원(1시간) 02-2643-2823(www.ad-studio.co.kr)
NS-Studio 개인당 5천원(1시간) 02-322-7133(www.ns-studio.co.kr)
Sell-Studio 개인당 1만원(1시간) 02-582-9044(sellstudio.com)
오픈스튜디오 시간당 5만원 031-901-0755(sstrawberry.cyworld.com)
카페스튜디오 개인당 1만원(1시간) 02-575-1970(www.cafestudio.co.kr)
포토마인드 개인당 1만원(1시간) 02-541-2438(www.photo-mind.net)
화이트밸런스 개인당 1만5천원(1시간) 02-444-1392(www.wbdica.com)
스튜디오 H 개인당 1만원(1시간) 02-586-1238(www.studio-h.co.kr)
앨범 만드는 사이트
파란스튜디오 2만4천~5만2천원 02-555-1015(studio.paran.com)
체리북 4만5천원 02-565-9766(www.ncherry.com)
블로그스튜디오 2만4천5백~11만원 02-334-1112(www.blogstudio.co.kr)
Yob21 2만6천~24만5천원 051-634-6021(www.yob21.com)
글·사진 / 최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