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갈까 걱정스러워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고? 그렇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Q 여섯 살짜리 아들이 욕을 입에 달고 살아 걱정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도 거칠다고 소문이 났어요. 엄마, 아빠 모두 성격이 순한 편이라 평상시 욕은커녕 큰소리도 잘 내질 않는 편인데 애가 대체 어디서 그런 심한 욕을 배웠는지 알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지 방법을 가르쳐주세요.(서미자·경북 경산군 하양읍)
A 아이가 욕을 하는 것은 대개 주변에서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장난 삼아서 혹은 우쭐한 마음에 재미를 느껴서 욕을 하다가 결국 자신의 감정 표현을 욕으로 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습관적인 행동으로 고정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욕을 할 때 단호하게 주의를 주면서 그 대신에 적절한 표현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가령 욕을 하는 대신에 “저 지금 화 났어요”라든지 “저는 그것이 싫어요” 등의 표현을 연습시키세요. 아이가 욕을 했을 때 부모가 지나치게 깜짝 놀라는 등의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아이가 욕을 하면 부모의 관심을 더 끌 수 있구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아이는 ‘욕을 하니까 사람들이 내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구나’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욕을 하지 않고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할 때 부모가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면서 반응해주고, 아울러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대응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Case 02 언어발달과 학습능력의 상관관계
Q 유난히 말이 늦는 아이들이 있던데 왜 그런 건가요? 말이 느리면 자연히 이해력도 떨어질 거고, 공부하는데도 지장이 있을 듯한데요. 친구 아이들을 보니 말이 너무 늦어서 제가 다 걱정이 돼서요. 가끔씩 짜증이 나는지 바닥에 머리를 쿵쿵 찧기도 하던데 이와 같은 행동이 혹 말이 늦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건지요? 언어발달의 정도와 학습능력의 상관관계가 궁금합니다.(오윤주·대구 수성구 매호동)
A 언어발달의 정도와 학습능력의 상관관계는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즉 언어적 발달이 빠르고 풍부한 아이들은 학습 성취도, 특히 언어적 학습능력의 성취도에서 보다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언어적 능력과 별로 상관없는 시각운동 협응 능력, 공간구성 능력, 연속적 수행 능력 등도 학습의 영역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유아기 때의 많은 학습 과정이 언어를 매개로 이루어지므로 언어는 중요한 발달 영역입니다.
언어가 늦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거나 어른들과 상호작용 하는 과정에서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머리를 박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의 자해적 혹은 공격적 행동의 빈도 또한 높아집니다. 자신의 생각과 욕구가 언어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지요. 따라서 언어발달이 느린 아이를 뒀다면 둔 부모는 전문기관에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Case 03 TV를 옆으로 보는 아이
Q 아이가 TV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언제부터인가 TV를 옆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눈이 나빠지지 않았을까 걱정돼 안과에 갔더니 다행히 시력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대신 좋지 않은 습관이니 고치라고 하던데 그게 어디 제 맘대로 돼야 말이죠. TV를 볼 때마다 저는 아이 얼굴만 걱정스레 쳐다볼 뿐이랍니다.(최기은·구리시 인창동)
A TV를 올바른 자세로 시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른들은 TV를 가까이에서 보거나 옆으로 보면 눈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그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아이에게 이 사실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키가 자라지 않는 것처럼 TV를 옆으로 보면 눈이 나빠질 수 있다는 설명을 자주 해주세요. 그런 다음 아이가 똑바른 자세로 TV를 시청하게 한 뒤 이것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 칭찬과 함께 작은 상을 주세요. 그러나 최기은님 아이의 경우 어느 정도 습관이 되어버린 부분이 분명 있어 보입니다.
그럴 경우엔 버릇을 고치돼 점진적으로 천천히 바로잡아나갈 것을 권합니다. 아이를 심하게 야단치는 것보다는 아예 TV 시청 시간을 줄이고, 다른 활동을 늘려가는 식으로 습관 교정에 관한 압력을 넣어보세요. 아이가 머리 속에 ‘우리 엄마는 내가 올바른 자세로 TV를 봐야 마음껏 보게 해주는구나’라는 인식이 들기 시작하면 스스로 고치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Q 일곱 살 된 아이인데 또래보다 발달이 다소, 아니 많이 느려 걱정이에요. 걸음마도 18개월부터 시작하더니 다른 것도 그러네요. 가장 큰 문제는 아직 대소변을 잘 못 가린다는 겁니다. 두어달 전 얘기이긴 합니다만 가끔 대변을 보고 항문을 만진 뒤 “엄마, 똥 만졌어요~”라고 말하는데 어찌나 기가 차든지요. 화가 나는 일이 있거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싶으면 난폭한 성격을 보이기도 합니다.(자기 머리를 벽에 박거나, 얼굴을 때리면서) 어린이집에서도 친구들을 자꾸만 때려 우리 아이 때문에 어린이집을 옮긴 아이까지 있어요. 병원 소견은 정상으로 나왔고 아직 지능검사는 해보지 않은 상태입니다.
복지관에서 특수교육과 언어치료를 받고 있긴 한데 좀더 체계적인 특수교육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판단이 잘 서지 않네요. 어쩌면 좋을까요? 세 살부터 쭉 놀이방에 다녀 부모와 함께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스킨십은 시간날 때마다 아낌없이 해주며 키웠습니다. 자식은 정말 맘대로 안 되는 듯해요.(차기정·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A 현재 일곱 살인데 발달이 많이 느리고 대소변을 아직 가리지 못한다면 결코 가벼운 문제는 아닙니다. 소아정신과 전문 병원에서 지능검사를 포함한 종합심리검사를 받게 하는 등 전문의의 진단을 제대로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에 특수교육이나 언어치료 등의 여러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또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거나 난폭한 성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재의 교육과 치료보다는 조금 더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Case 05 입술을 심하게 빨아요
Q 7개월즈음부터인 것 같은데 아이가 아랫입술을 심하게 빨아서요. TV를 볼 때도 그렇지만 잠을 잘 때도 아이 아랫입술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거의 하루 종일 아랫입술을 빨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예요. 손으로 턱을 쳐서 아랫입술을 빼내도 그때뿐입니다. 이제 세 살인데 혼을 내봐도 도통 고쳐지지가 않네요. 그래서인지 아랫니도 앞니에 비해 심하게 들어같구요. 대체 입술은 왜 빠는 거죠? 그리고 입술 빠는 버릇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려주세요.(윤희·서울 서대문구 북가좌2동)
A 아이가 입술을 빠는 이유는 손가락을 빠는 이유와 같습니다. 즉 입술을 빠는 행동을 통해서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단지 우연하게 입술을 빨았다가 편안한 느낌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점차 지속되면서 아이는 습관적으로 입술을 빨게 되고, 특히 마음이 불안하거나 긴장감을 느낄 때 더욱 입술을 빨게 됩니다. 이 경우 혼을 내는 것은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잠시 잠깐 멈출 뿐 결국 엄마에게 혼난 후의 불안한 마음을 다시 입술을 빠는 행동으로 풀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가 입술을 빨 때 말을 걸어서 대화를 나누고, 다른 놀이 활동을 통해서 그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입술을 빨지 않는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아이에게 칭찬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네가 입술을 빨지 않으니까 정말 예뻐 보인다. 엄마는 네가 입술 빨지 않을 때 더 사랑해”라는 말도 해주세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입술을 빨 때 엄마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입술을 빨지 않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의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재직 중인 의학박사이다. KBS-TV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TV ‘육아일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자문을 맡거나 출연하며 활발한 언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엄마 아빠의 칭찬 기술」 등이 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고 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하지 못한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angel747@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관심에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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