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결혼은 혁명, 동지적 집단 형성의 의미’

세계의 결혼

북한- ‘결혼은 혁명, 동지적 집단 형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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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우리와 한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분단의 세월만큼이나 생활양식에 큰 차이를 보인다. 가정도 하나의 혁명 집단으로 결혼에서 애정이 밑바탕이 되기보다는 사회에 대한 헌신이나 당과의 이상에 대한 일치를 더 중시한다. 그래서 북한 결혼식은 무엇보다 ‘가정의 혁명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제3세계 국가 결혼식만큼이나 생경한 북한의 결혼식을 들여다보자.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처벌?
북한에서는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부화사건’(간통사건의 북한말)화되어 처벌을 받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연애는 공개적이기보다는 비밀리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1980년대 말 이래 젊은이들 사이에는 당국의 직·간접적 통제에도 불구하고 연애와 결혼을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어 자유연애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젊은 남녀가 중매나 연애로 만나 데이트하는 것을 ‘산보’라고 한다. 때문에 아무에게나 함부로 ‘산보나 하자’고 말해서는 안 된다. 산보하는 남성은 여성에게 ‘○○동무’, 여성도 남성에게 ‘○○동무’ 혹은 ‘○○동지’라고 부른다. 동지는 동무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자유연애가 보편화되면서 북한 젊은 남녀들의 데이트 현장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평양의 청춘 남녀들이 주로 찾는 ‘산보’ 코스는 모란봉 공원, 평양 체육관 앞 광장, 대동강변 오솔길, 보통 강변 등이다. 우리처럼 다방이나 카페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야외를 활용한다. 대개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먼저 연애할 것을 제의하며, 약속은 전화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은 탓에 주로 편지로 한다. 이때 여자들은 편지지에 손수 그림을 그리거나 수를 놓기도 한다. 북한에서 연애는 곧 결혼을 의미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산보’제의를 아주 신중하게 받아들인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매결혼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1980년대 들어서는 연애결혼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북한엔 결혼식장이 따로 없고 대부분 소속기관, 마을의 공공회관이나 신랑신부 가정집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일부 간부계층과 부유층은 규모가 큰 음식점에서 결혼을 하기도 한다. 신랑신부는 청첩장을 따로 만들어 돌리지는 않으며 인편이나 전보 등으로 결혼날짜와 장소 등을 알린다. 신랑은 주로 양복을 입고 신부는 한복을 많이 입는다. 결혼식 순서는 주례 겸 사회자의 주례사, 부모님께 술잔을 드리는 의식, 기념 촬영, 피로연 순으로 진행된다. 신혼여행을 가는 경우는 드물다. 여행을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기 고장의 경치 좋은 장소를 찾아 반나절 정도 나들이를 가는 것으로 신혼여행을 대신한다.

北 외교관, 미혼자가 없다
사회주의 체제가 낳은 독특한 결혼식 중 하나가 북한 외교관의 결혼이다. 북한 외교관은 미혼자가 없다. 북한은 외교관을 해외에 파견할 때 기혼자를 우선적으로 내보낸다. 미혼자는 서둘러 결혼을 해야 해외로 파견될 수 있다. 북한이 기혼자를 우선적으로 내보내는 것은 성적인 욕망 때문에 이른바 ‘혁명 과업’을 완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것. 만약 결혼할 대상이 없거나 중매가 성사되지 않아 결혼을 못한 외교관의 경우, 일단 해외로 파견한 다음 ‘소포결혼’을 시킨다.

‘소포결혼’이란 당 중앙위원회에서 처녀를 골라 외교관 부인 교육을 시킨 뒤 해당 외교관에게 보내 강제로 결혼시키는 것을 말한다. 배우자에 대한 남성의 의견은 무시되며 대사의 주례로 약식결혼을 한 뒤 부부로 살아가게 된다. 북한은 외교관들에게 가능하면 자식들과 가족을 본국에 두고 부부만 나가도록 종용한다. 망명이나 탈출을 못하도록 북에 있는 가족을 ‘볼모’로 잡아두는 것이다.

최근 북한은 식량난이 심화된 이후로는 오히려 도시 처녀들이 농촌 총각과 결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제특구로 지정된 나진·선봉지역의 생활환경과 수준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북한 여성들이 원하는 최상의 배우자는 나진·선봉에 거주하는 남자라고 한다. 현재 북한의 결혼 풍속은 점점 악화되는 경제 상황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결혼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볼 때 여자와 남자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는 결혼의 신성한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정리 / 이유진 기자 자료발췌 /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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