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갈까 걱정스러워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고? 그렇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Case 01 이유 없이 밤에 자다 깨서 울어요
Q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에요.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울고 소리 지르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이방 저방 돌아다니는데 이런 행동을 한 30분 정도 합니다. 빈도수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되는데 이달에만 벌써 네 번째예요. 상태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대체 우리 아이가 왜 그러는 걸까요?(김화영·대전 중구 중촌동)
A ‘야경증’ 증세입니다. 대개 잠이 든 지 1~2시간 내에 생기는 야경증은 아이가 자다가 깨서 공포에 질린 것처럼 소리를 지르며 웁니다. 이 때 아이는 진땀을 흘리며 숨이 가빠지는 자율신경계의 변화도 일으킵니다. 만 2~3세 아동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개는 6~7세 즈음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김화영님의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이고, 수면보행증(소위 몽유병)도 동반하고 있으므로 소아정신과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평소 아이의 뇌가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자극적인 TV나 비디오 시청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즉각적인 대처 방법으로는 부모가 아이를 품에 안고 아이가 저절로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개 아이는 스스로 다시 잠이 들게 됩니다. 또 아이가 돌아다니면서 위험한 물건에 부딪히거나 혹은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게끔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간혹 아이를 깨워서 말로 달래려고 하거나 혹은 정신을 차리게 한다고 뺨을 때리는 부모님이 있는데 그러한 방법은 효과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아이의 상태를 악화시키게 되니 삼가야 합니다.
Case 02 소리를 질러야만 말을 듣는 아이!
Q 우리 아이는 한 번 얘기해서는 절대 말을 듣지 않습니다. 두 번 세 번 얘기를 하다 안 돼 화를 내거나 매를 들어야만 그제서야 말을 듣곤 하지요. 여러 방법을 다 써봤지만 잘 고쳐지지가 않네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김선희·서울 강북구 수유6동)
A 부모가 크게 화를 내거나 혹은 매를 들어야만 말을 듣는다는 것은 이미 잘못된 행동 방식이 일정 부분 굳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게 하기 위해서는 매번 그렇게 해야 하며, 그 강도 또한 점차 높아지게 마련이므로 결국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점차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제부터라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반대의 육아 방식을 선택해보세요. 한 번 얘기한 다음 주의를 주고, 세 번까지는 반복적으로 얘기를 해줄 수 있다고 일러주세요. 그리고 세 번 말한 다음에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아이를 잠시 혼자 있게 하는 ‘타임아웃(time-out)’제를 사용해보십시오.
혹은 미리 불이익의 벌칙(예: 비디오 시청 금지, 간식 금지 등)을 정해 놓아서 그대로 시행해보세요. 소리를 지르거나 매를 들 필요 없이 냉정하고 침착하게 일관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아이가 전혀 말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이다가 결국 부모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내 규칙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아이가 세 번 이내에 말을 들으면 칭찬을 많이 해주시고, 몇 번 이상 계속되면 작은 상도 주세요.
Case 03 밥 먹이는 시간이 곤혹이에요~
Q 여섯 살 된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데, 아침저녁으로 식사시간만 되면 몇 번을 밥 먹자고 불러도 못들은 척 딴청을 피워요. 어렵사리 식탁 의자에 앉혀놔도 겨우 한 숟가락 떠먹이고 나면 다시 일어나 거실로 가버리는 등 밥 먹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매 식사시간마다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게 만드니, 지칠 수밖에요. 아이들 식사 습관 바로잡는 비법 좀 없을까요?(정신영·광주 서구 쌍촌동)
A 대개의 경우 아이의 식습관은 사실 엄마에게서 비롯됩니다. 아이의 잘못된 식습관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영유아기 때 많은 엄마가 “잘 먹여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욕심 때문에 아이에게 과도한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먹을 것을 강요당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 ‘딴짓’을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혀로 음식물을 밀어내거나 다른 행동을 하면서 놀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의 이면에는 바로 엄마의 강요와 욕심에 반항하는 심리가 숨어 있는 것이지요. 아이의 식사 예절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일단 식사시간을 즐겁고 쾌적한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서 즐거운 표정을 지으면서 아이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또 밥을 먹이는 일이 전적으로 엄마의 몫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아빠도 아이에게 음식을 골고루 잘 먹을 것을 권유하세요. 마지막으로는 산만한 환경을 통제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주변을 말끔하게 치우고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면서 먹는 습관을 들이시기를 바랍니다.
Case 04. 바지에 자꾸만 실례를 해요
Q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인데요 자주 바지에 똥오줌을 싸요. 심각한 거 맞죠? 전문가에게 상담을 좀 받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몰라서요. 만약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떠한 치료를 얼마 동안 받게 되나요? 혹 이게 치료를 요하는 병이 아닐 수도 있나요?(이경화,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A 현재 아홉 살인데 바지에 대소변을 지린다면, 이는 유분증과 유뇨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분증과 유뇨증은 소아기 때 보이는 배설 장애로 신체적인 이상이 없을 때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가족간의 갈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현재 받고 있는 심리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잘 점검해봐야 하고, 아울러서 부모와의 관계를 잘 살펴보세요. 부모가 너무 엄격하거나 권위적일 때 아이는 부모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이러한 감정이 유분증 내지는 유뇨증으로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아이의 현재 상태는 소아정신과 치료를 요합니다. 아이의 심리 상태에 대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꾸준하게 받아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6개월에서 1년간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Case 05. 머리를 바닥에 쿵쿵! 자해하며 시위하는 아이
Q. 어느 날 아이가 울다 머리를 방바닥에 찧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안 되는 걸 한다기에 돌봐주지 않았더니 방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는 어디서 봤는지 벽과 방바닥에 머리를 찧기 시작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이런 과격함은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참고로 저희 아이는 16개월입니다.(최정은·경기 수원시 연무동)
A 자신의 머리를 바닥에 쿵쿵 찧는 행동은 만 1~3세 아이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입니다. 이는 자신이 현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부모, 특히 엄마의 주의와 관심을 끌려는 심리적 동기에서 비롯됩니다. 또 시기적으로 언어발달이 아직 미숙한 때이므로 더욱더 행동적 표현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큽니다. 따라서 부모는 겉으로 표현되는 아이의 행동 이면을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는 엄마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끌려는 심리적 의존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요. ‘아이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라는 이해의 마음을 가지고서 아이를 대해 보세요. 그러나 일단 아이가 머리를 박는 행동을 보일 때는 모르는 척하거나 못 본 척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서 아이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언어적 수단 혹은 고개를 젓는 등의 수용 가능한 비언어적 수단으로 표현할 수 있게끔 가르쳐주세요.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고 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하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angel747@kyunghyang.com)로 적어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관심에 보답하겠습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에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재직 중인 의학박사이다. KBS-TV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TV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언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엄마 아빠의 칭찬 기술’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도움말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02-523-2211, www.psysohn.co.kr) 의상 / 컬리수(02-3442-7763) 모델 / 강민주 기획·진행 / 최은영 기자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