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Q 만 세 돌이 되는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양치질을 안 하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양치질하는 걸 싫어했는데 아직까지도 그러네요. 억지로라도 시켜야 할까요?(이주영·부산 동구 범일2동)
A 만 3세 아이는 양치질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게 양치질이 하나의 습관화된 행동이 되도록 교육시켜야 해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양치질을 하는 겁니다. 아이에게 양치질을 하라고 한 뒤 확인하는 건 훨씬 더 먼 훗날 해야 할 일입니다. 부모가 먼저 양치질을 하면서 아이에게 ‘함께하자’고 말해보세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방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부모를 따라 할 것입니다. 대신 아이가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못해도 지적하거나 비난하지 마세요. 아이가 양치질하는 것을 도와주면서 양치질한 것 자체에 대해 칭찬해주세요. 그림책을 이용해 양치질의 필요성을 가르치고, 아이의 기분이 좋아 보일 때 양치질을 시키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또래보다 말이 늦어요
Q 올해 다섯 살인 아들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태어난 지 39개월 됐습니다. 아이가 또래에 비해 말이 많이 늦습니다. 어릴 적부터 영어 비디오를 많이 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 언어 치료를 하는 병원에 다녀온 결과 또래에 비해 말이 1년 정도 뒤처진다고 합니다. 다른 검사를 해봐야 하는 건지 답변 부탁드립니다.(김영주·안산 상록구 성포동)
A 현재 39개월의 월령으로 언어 발달 수준이 또래에 비해서 1년 정도 뒤처진다면 반드시 언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아이가 말이 늦고 영어식 발음을 보이는 데는 영어 비디오를 지나치게 많이 본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으므로 앞으로는 영어 비디오를 틀어주지 마세요. 대신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언어적 자극을 풍부하게 들려주는 엄마와의 1:1 놀이를 강화시켜나가세요. 아이의 언어 발달이 느린 데는 언어적 측면 외에 인지적 측면, 사회성 측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소아정신과에서 아이의 발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상태이므로 그곳에서 권유하는 대로 언어 치료를 꾸준하게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능 검사나 뇌 기능 검사는 추후에 필요성이 생기면 그때 받아도 됩니다.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Q 올해 여덟 살인 딸을 두고 있습니다. 아이와 저의 대화를 옮겨보겠습니다.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 “엄마와 아빠가 사랑을 하면 아기가 생겨” “어떻게 사랑을 하는데?” “결혼을 하는 거야” “그럼 동생이 있는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가 두 번 결혼한 거야?” 아이가 이런 질문을 할 때는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정말 난감합니다.(장미화·부산 수영구 남천2동)
욕심이 무진장 많아요
Q 아이 셋 중에서 둘째 딸이 욕심이 너무 많습니다. 갖고 있는 지우개는 1백개가 넘고, 저금통 10개, 가방 4~5개, 공책, 연필 등 딸아이는 예쁘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꼭 사야 합니다. 부모가 안 사주면 할머니에게 떼를 부려서라도 꼭 사죠. 할머니가 사주지 않으면 용돈을 모아서라도 산답니다.(전재규·인터넷 상담 사연)
A 아이가 욕심이 많은 성격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의 기질적 특성을 먼저 인정하면서 욕심을 많이 부리면 나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나가는 게 옳습니다. 가령 돈이 다 없어진다든지, 다른 사람이 싫어하거나 피할 수 있다든지 하는 점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겁니다. 그러나 아이가 예쁜 물건을 사는 것으로 자신의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으려 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는 ‘불안감’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세 명의 아이 가운데 둘째라면 자신이 부모로부터 사랑을 가장 적게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심리를 안고 있을 수 있거든요.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음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죠. 이 경우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과 인정이에요. 평소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고, 아이와 함께 즐거운 놀이 활동을 한다면 예쁜 물건을 찾게 되는 아이의 심리적 동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행동이 너무 느려요
Q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의 행동이 너무 느려서 큰 걱정입니다. 행동이 얼마나 느린지 학교에서 급식을 반도 못 먹고 옵니다. 먹는 것을 비롯해 모든 행동이 느립니다. 아이에게 어떤 문제나 질환이 있어서 느린 건지 궁금합니다.(황춘금·서울 구로구 개봉3동)
A 기질적으로 느린 성격과 행동 양식을 타고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대개 어릴 적부터 느리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아이를 다그치기보다는 오히려 도와주는 입장을 취하면서 아이의 행동을 조금 더 빠르게 할 수 있게끔 요령을 가르치고 훈련을 시켜야 하죠. 간혹 ‘주의력 결핍’ 아동들의 행동이 매우 느린 경우가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활동에 충분한 주의와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다 보니 과제의 수행이 느려지는 것이죠. 만일 이 경우라면 소아정신과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 전에는 그렇지 않다가 갑자기 행동이 느려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는 대개 정서적인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이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든지, 무기력감 혹은 우울감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죠. 이 경우 역시 소아정신과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의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다.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언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도움말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02-523-2211, www.psysohn.co.kr) ■기획&진행 / 김민정 기자 ■모델 / 유지수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