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Q 다섯 살짜리 아들과 식사 때마다 전쟁을 치러요. 아이가 도통 밥을 먹으려 하지 않아요. 자라는 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병효·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A 우선, 아이의 식습관으로 인해서 부모와 아이 간에 심각한 갈등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 간의 관계입니다. 아이가 부모의 기대만큼 잘 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심하게 야단치거나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먹이지는 마세요. 식사 때 부모로부터 심하게 꾸지람을 들은 아이는 식사 시간 자체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엄마가 음식을 떠먹이는 행동은 아이의 자발적인 식습관 형성을 방해하고 의존적인 아이로 키우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부모는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 아이 스스로 ‘밥을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올바른 식습관에 관한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읽어주고, 식사를 잘하는 다른 아이를 칭찬하거나 부모가 맛있게 밥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등이 그 방법입니다.
무조건 엄마보고 해달래요
Q 네 살 된 남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 혼자서 할 수 있는데도 모든 걸 엄마에게 하라고 합니다. 안 되겠다 싶어 외출 준비를 혼자 하라고 하면 1시간을 넘기기 일쑤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창호·광주 서구 화정4동)
A 아이에게 “이제부터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라”고 선언해야 합니다.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일 때 엄마는 네가 훨씬 사랑스럽다”고 덧붙여주시고요. 엄마가 아이의 일을 대신 해주지 않는 것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말도 해줘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여러 가지 저항을 할 것입니다. 아이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엄마는 한 번에 한 가지씩,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쳐 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겉옷을 입는 것만큼은 스스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면 적어도 1주일에서 많게는 1개월을 목표로 잡으세요. 많은 엄마들이 하루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아이의 습관이 고쳐지지 않는다고 화를 냅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결국 오기를 부려 엄마와의 관계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명심하세요.
Q 29개월 된 딸이 있습니다. 땀을 자주 흘려 씻기려고 하면 씻지 않겠다고 도망을 다니면서 울기까지 합니다. 씻기 싫어하는 아이가 아닌데 몇 개월 전부터 이런 행동을 보이네요. (정성희·경기 안양시 안양1동)
A 아이가 씻을 때의 신체적 느낌 혹은 엄마가 하는 말(예: “몸이 더럽네”)을 싫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엄마가 기억하지 못하는 예전의 부정적인 경험(예: 씻으면서 몸이 아팠음)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종전 방식과는 다르게 아이를 씻겨야 합니다. 엄마와 함께 씻는다든지,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씻는다든지, 물놀이를 하면서 씻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아이가 정상적인 발달과정에서 씻기를 싫어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씻기는 엄마가 하라면 그냥 하는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씻기가 별로 재미없어져서 굳이 씻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거죠. 이건 아이의 자기주장 능력 혹은 표현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이에요. 이때는 그림책을 통해서 씻기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아이가 씻고 나면 칭찬을 해서 아이의 행동이 습관화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Q 일곱 살인 딸이 주위 사람들에게 지적을 받을 만큼 산만합니다. 주위 사람에게 ‘정신과에 가보라’는 말까지 들었어요. 아이의 산만한 행동을 고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경자·광주 서구 상무동)
A 아이의 주변 환경을 차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집에 있을 때는 온 식구가 TV나 비디오를 보지 않도록 해보세요. 집 안을 깔끔하게 정리 정돈해서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방 안도 어지럽히지 않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또 아이 방 벽지를 파란색 계통으로 바꾸면 아이를 차분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선한 산소를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환기를 자주 하고, 적절한 온도(22~25℃)와 습도(50~60%)를 유지하세요. 아이에게 지시를 내릴 때는 한 번에 한 가지씩,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말하세요. 그 뒤 아이가 엄마의 지시를 이해했는지 확인하세요. 아이가 과제를 다 수행하면 칭찬이나 작은 선물 등 적절한 보상을 해주세요. 아이가 고쳐야 할 행동, 지켜야 할 행동을 표로 만들어서 거실 벽에 붙인 뒤 매일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거짓말을 잘해요
Q 여덟 살 된 여자 아이의 엄마입니다. 유치원 다닐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 자꾸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유채은·대구 수성구 범어1동)
A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에게 야단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밖에 책임 회피, 자존심 유지, 관심 끌기, 장난치기 등의 이유가 있지요. 엄마는 먼저 평소에 아이에게 과도한 야단을 치거나 비난을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세요. 만일 그렇다면 “엄마가 이제 야단을 많이 치지 않을게”라는 말로 아이를 안심시키세요. 그 말로 아이가 거짓말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아이가 열 가지를 말할 때 한두 가지가 거짓말이고 나머지가 참말이라면, 참말에 더 큰 관심과 반응을 보이세요. 사소한 거짓말은 잘 타이르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랍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실토할 때까지 야단치는 것은 결국 아이에게 ‘나는 어쩔 수 없는 거짓말쟁이야!’라는 인식을 강화시킬 수 있으므로 조심하세요.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의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다.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도움말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02-523-2211, www.psysohn.co.kr) ■ 기획·진행 / 김민정 기자 ■모델 / 강민주·유지수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