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장수마을

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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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역시 한국 4대 장수 지역 중 하나다(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9.8명). 이유 중에 하나로 당진의 대표 작물 근채류에 주목했다. 이미 마늘을 비롯한 근채류는 장수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장수를 위한 착한 밥상

장수를 위한 착한 밥상

장수의 힘, 근채류란?
뿌리를 식용하는 채소를 말한다. 무, 당근, 우엉 등은 긴 뿌리채소며 고구마, 참마 등은 덩이뿌리채소다. 땅속줄기를 이용하는 작물에는 감자, 생강, 토란 등이 있다. 근채류는 식용되는 부분이 땅속에서 크기 때문에 토질이 수확량과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

● 감자와 고구마-토란, 감자, 고구마, 당근, 무, 생강, 참마, 우엉 같은 근채소류는 노란색을 띠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노화 작용을 억제하고 포화지방산을 낮춘다. 만성 질환인 암,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을 낮추는 데도 기여한다.

● 마늘-알츠하이머 질환과 치매를 예방하고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을 예방한다. 마늘의 ‘알리신’이란 성분이 체내의 과산화 지방 생성을 방지하며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요리연구가 윤혜신이 들려주는 당진 이야기
40여 년간 서울 토박이로 살다가 2004년 당진으로 귀농했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착한 밥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밥 짓는 일은 생명을 살리는 경건한 노동’임을 주장하며 당진군 합덕읍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장수마을]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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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에 최적의 장소, 당진
당진은 한마디로 농업지의 종합선물세트다. 좁은 땅에 바다, 평야, 구릉지대, 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삽교천 유역의 우강평야, 아담한 구릉지, 밭 갈기 좋은 들까지 윤혜신씨는 보자마자 귀농을 결심했을 정도다.

“높은 산이 없어서 농사짓기에 편한 곳이에요. 토질도 황토 아니면 마사토예요. 얼마나 비옥한지 몰라요. 동네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도 여러 품종의 농작물로 농사를 짓고 계세요.”

그녀가 사는 당진 합덕읍도 말하자면 장수마을이다. 80, 90세 노인들도 정정하게 농사를 짓는다. 당진은 제방이나 저수지가 발달해서 물난리에도 걱정이 없었단다.

“수로가 많아서 물을 저장해 날씨가 가물 때 써요. 어르신들께 여쭤보니 한 번도 큰 물난리가 난 적이 없다고 해요. 비가 많이 와도 논에 저장할 곳이 많거든요. 올해는 태안 쪽이 태풍의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당진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당진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철저히 유기농 우리 농산물을 써서 ‘착한 밥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변에서 농사짓는 어르신들도 그녀에게 농작물을 판매하러 온단다.

[장수마을]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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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서 농사짓는 분들이 제게 팔러 오세요. 어제는 ‘태양초 고추와 마늘이 많이 나왔다면서 사라’고 하시더군요. 동네 어른들이라 마다하지 않아요. 작물도 실하고 좋아요. 처음에는 당진이 이렇게 비옥한 곳인 줄 몰랐어요. 여기서 자리를 잡고 착한 밥상을 만든 건 정말 운명 같아요.”

당진에서 6년째 터를 잡고 있는 그녀 역시 지역 사람들의 장수 비결은 음식에서 나온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당진의 음식은 담백하고 기름기가 없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도 돼지고기보다는 멸치를 넣어 끓인 걸 좋아한다. 또 전라도나 경상도처럼 맵고 짠 음식이 거의 없다. 전체적인 음식에 심심하게 간을 해 먹는 습관도 그녀가 밝히는 당진 사람들의 장수 비결이다.

Mini Talk
지역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복에게 묻다

Q 당진의 자연과 지리적인 특성은 어떤가요?
A
당진은 충남 서북단에 위치해 있으며 2/3가 바다와 접해 있어요. 평야와 바다가 함께 있지요. 일제시대 신작로가 발달되기 이전에 포구가 발달해 해로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지요. 기후는 해안선에 접해 있어 대체로 온난합니다. 저구릉지대가 발달해 채소, 과일, 향신료 등의 작물이 많이 나옵니다. 연안어업과 갯벌에서 잡히는 각종 해산물이 음식 문화를 발달시켰어요.

Q 대표적인 농작물에는 무엇이 있나요?
A
당진에서는 매년 호박, 고구마, 감자축제가 열립니다. 소들평야, 채운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이 유명해요. 1997년, 1998년, 2000년에는 단보당 쌀 생산량 전국 1위를 했습니다. 빛깔이 윤택하고 밥을 지으면 차져요. 특히 간척지에서 자란 ‘해나루’ 쌀은 당진의 특산품입니다.

Q 간척지 쌀이 무엇인가요?
A
서해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서 물이 빠지면 땅이 됩니다. 그 땅을 이용해 벼농사를 짓는 겁니다. 소금 성분 때문에 바로 지을 수는 없고, 5년 동안 땅을 묵혔다 농사를 지으면 간척지 쌀이 되죠. 무기질이 풍부한 간척지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부는 내륙의 바람과 해풍을 맞아 쌀에 적당한 염기와 당도가 가미되지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당진의 장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일단은 풍부한 농산물이겠지요. 또 먹을거리도 중요하지만 전 당진 사람들의 성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자연재해가 적고 높은 산이 없어서인지 다들 근심 걱정 없이 낙천적입니다. 그런 기질이 장수 지역이 된 원인 중 하나일 거예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당진의 자랑은 무엇인가요?
A
저는 당진 토박이가 아니에요. 계속 서울에서 살다가 12년 전에 당진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왔어요. 남편은 퇴직해도 정착해야 할 곳은 여기라고 생각해요. 마을 풍경이 예뻐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근처에 대웅전이나 소설가 심훈의 필경사 등 유적지가 많아 옛 정취도 듬뿍 느낄 수 있습니다.

윤혜신이 말하는 100세 장수를 위한 착한 밥상

[장수마을]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장수마을]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① 제 땅, 제철에 난 음식을 먹는다 수입한 식재료의 유통기한은 믿기 어려우며 보존제와 방부제 투성이다.
② 모든 식재료를 전체식으로 하자 부드러운 속살만 먹던 버릇을 바꿔 생긴 대로 먹자.
③ 칠백 식품(설탕, 소금, 백미, 조미료, 식용유, 밀가루, 우유)은 최소한으로 섭취를 줄이자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고 식용유 대신 참기름과 들기름, 현미유를, 우유 대신 우리 콩을 갈아 마시고 수입 밀가루 대신 우리 밀가루를 먹자.
④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 비료를 사용해 비닐하우스에서 생산한 채소와 노지에서 자란 채소는 영양 면에서도 하늘과 땅 차이다. 비싸도 유기농을 구입해야 농가도 관행농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할 수 있다.
⑤ 우리가 예부터 먹어오던 것을 먹는다 밥과 된장, 김치와 나물 등을 먹자.
⑥ 가공식품은 피한다 공산품은 보지도 사지도 말자. 장바구니를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고기와 생선으로 채우자.
⑦ 요리는 간단히. 조리 과정이 복잡하면 영양 손실이 많다 지지고 볶고 굽고 튀기는 조리법 대신 삶고 찌고 생으로 먹자.
⑧ 천천히 즐겁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자 거친 밥 한 그릇이라도 꼭꼭 씹어서 감사히 먹을 때, 음식이 내 몸이 되는 신비함을 체험할 때 음식이 약이 된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시공미디어, 이원복 ■도움말 / 이원복 지역해설가, 윤혜신 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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