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찜질방이나 목욕탕 생각이 절로 난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따뜻한 공간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피로를 풀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몸도 한결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찜질방이나 목욕탕 이용이 누구에게나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이에 건강하게 찜질방과 목욕탕을 즐길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을 소개한다.
이런 사람, 찜질방&목욕탕 해로워요
하지만 하지정맥류 환자 등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면 찜질방과 목욕탕 이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다리에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하지정맥류는 판막 이상으로 인해 혈액이 종아리에 고이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다리가 저리고 무거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 이때 피곤한 다리에 따뜻한 열을 가하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늘어난 혈관이 더욱 팽창돼 정맥류가 악화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혈관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이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부득이한 사정으로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가게 된다면 고온의 한증막보다는 냉찜질을 할 것을 권한다.
고혈압·심장 질환 환자들도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이용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찬바람에 몸이 장시간 노출되면 혈관 벽 수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혈압이 상승하게 돼 겨울철 뇌졸중(중풍)과 같은 사고가 빈번하게 나타나게 되는 것. 이 경우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찜질방이나 목욕탕 이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혈류량이 갑자기 증가해 혈관에 무리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욕탕에 들어가기 전 미지근한 물을 심장에서 먼 부위부터 끼얹으며 천천히 몸을 온도에 적응시키도록 한다.
급격한 체온 변화와 피부 건조를 주의할 것
평소 부종이 심한 사람은 겨울철 손·발끝까지 혈액이 원활히 전달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추운 곳에서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 체온이 상승하면 수축되어 있던 혈관이 이완되며 혈관 내 체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 부종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부종 증상이 있는 사람은 찜질방이나 목욕탕에서 뜨거운 열기를 오래 쐬거나 냉·온탕을 반복해 이용하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한편, 술자리가 많은 요즘 음주 후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찾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음주 후 맥박 수와 혈압이 올라간 상태에서 뜨거운 열을 쐬게 되면 체내 수분 감소로 심장에 부담이 커지며 부정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한 경우 심장 쇼크까지 일어날 수 있음을 명심할 것.
또, 찜질방이나 목욕탕의 뜨거운 열기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피부 손상을 일으키므로 피부 건조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건조증, 아토피, 건선 환자 등은 고온의 찜질을 피하는 것이 좋다. 열에 의해 안면모세혈관이 확장되면 안면홍조증이 악화될 수 있고 열성 손상으로 탈모도 심화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질환을 갖고 있는 이들도 오랜 시간 찜질방이나 목욕탕에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찜질방이나 목욕탕에서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얼굴을 찬물로 헹궈 열을 식히고, 고온에서는 최대 15분 이상 있지 않도록 한다. 보통 찜질방이나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후 때를 밀게 되는데, 이때 자칫하면 죽은 각질층인 때만 벗겨지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보호막 기능을 하는 건강한 각질층과 피지까지 모두 벗겨져 피부가 더욱 건조해지고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 문제가 된다면 때를 미는 것보다는 자극이 적은 보디 스크럽 제품을 사용해 노폐물과 묵은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하는 편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 중성이나 저자극성 세안제를 사용해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목욕 후 3분 이내에 물기가 마르기 전 보습제를 바르는 습관을 기른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김성현(고당비 한의원 원장), 배진만(미담은 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