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바꾸면 부부관계 좀 달라질 수 있을까?

‘밝히는’ 주부 H씨의 Sex Diary

분위기 바꾸면 부부관계 좀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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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이좋은 부부라도 권태기는 찾아온다. 서로 눈만 마주쳐도 불꽃이 튈 만큼 애틋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결혼 10년 차의 평범한 주부 H씨(37)에게 매달 색다른 ‘미션’을 제시하고, 그 결과가 지루했던 섹스 라이프에 어떤 활력을 가져다주는지 알아보는 코너다. 부부의 권태기 퇴치를 위한 「레이디경향」의 제안을 주목하시라.

열 번째 미션
침실과 식탁 등에 변화를 줘
청각과 시각을 자극해보자!


[‘밝히는’ 주부 H씨의 Sex Diary]분위기 바꾸면 부부관계 좀 달라질 수 있을까?

[‘밝히는’ 주부 H씨의 Sex Diary]분위기 바꾸면 부부관계 좀 달라질 수 있을까?

6월 미션이 도착했다. 침실과 식탁 등을 변화시켜 청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섹스다. 첫 번째 미션은 침실 환경을 색다르게 바꾸기다. 침대 위치나 조명 색깔을 바꾸거나 거울의 배치 그리고 평소 불을 끄고 했다면 불을 켜고, 반대로 불을 켜고 했다면 끄고 해보는 것이다. 두 번째 미션은 아름다운 식탁 위에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를 차려놓고 우아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다. 평소와 다른 상차림과 청각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소리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셈. 세 번째 미션은 치즈를 곁들인 와인과 열정적인 재즈나 록 음악으로 분위기를 업시키는 것이다.

지금껏 수행해왔던 미션들도 수행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번 열 번째 미션은 무척 난감했다. 우선 아기자기한 스타일과는 담쌓고 살기 때문에 집 안을 예쁘게 꾸미거나 가구 배치를 바꾸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평소 ‘그냥 깨끗하게 청소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내가 집 안을 잘 꾸밀 수 있을지 걱정됐다.

또 아름다운 식탁을 차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요리 솜씨도 없고 우아한 클래식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와인과 재즈는 정말 우리 부부 스타일이 아니다. 막걸리에 파전 그리고 트로트 음악이라면 모를까. 이 미션들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하지만 우리 남편은 이달 미션을 좋아할 듯하다. 현실적인 나와는 달리 남편은 미적 감각도 뛰어나고 센스도 있고 로맨틱한 사람이다. 지금은 먹고사느라 바빠서 그렇지만 연애할 때는 100일과 생일 등의 기념일은 모두 남편이 챙겨주었다. 나는 그런 따뜻하고 로맨틱한 남편의 모습이 좋아서 결혼도 했고, 남편의 성향을 꼭 닮은 딸도 낳았다.

덕분에 두 부녀는 나에게 불만이 많다. 평소 “화초도 하나 없는 집은 우리 집뿐일 거다”라며 불만이 많은 편이다.
귀찮긴 하지만 미션 수행을 핑계로 날씨도 더워졌으니 집 안 환경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리고 요리책을 찾아서 남편을 위해 저녁 메뉴로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준비했다. 평소에는 저렴하면서 효과 좋은 소주가 취향이긴 하지만 와인도 한 병 구입하고 재즈 음악도 다운로드 받았다.

레이스 침대 커버와
스탠드 조명으로 분위기 업!

미션 첫째 날,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샤방샤방 레이스 가득한 침대 커버를 구입해 침실 분위기를 확 바꾸었다. 거기에 작은 허브 화분 두 개를 사서 머리맡에 놓고, 스탠드 전구도 붉은색으로 바꾸었다. 은은한 향초를 켜고, 전신 거울도 침대 옆으로 옮겼다. 솔직히 이번 미션 중 거울을 보면서 하는 건 마음에 든다. 퇴근해서 집에 온 남편의 반응은 예상대로, 흐뭇해하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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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집 안이 좀 달라졌네? 어쩐 일이야?”
“그냥. 날도 더워지고 해서 좀 바꿔봤어. 어때 괜찮아?”
“응 예쁘네. 근데 불편하게 거울은 왜 여기 놓았어?”
“안 돼! 그냥 거기 둬.”
“사실은 이달 미션이야.”

“그럼 그렇지, 당신이 화초를 사다놓을 사람이 아닌데 이상하다 싶었어(웃음).”
“아무튼, 오늘 조명 켜고 거울 보면서 해야 해.”
“알겠어요. 몇 년 동안 똑같았던 침실도 큰맘 먹고 바꿨는데 당연히 해야죠.”

우리는 로즈메리 향이 감도는 붉은 조명 아래 침대를 감싼 레이스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면서 미션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애무하는 모습을 거울로 확인하자 쑥스러웠다. 그런데도 자꾸 거울을 보게 되었고 강한 자극도 느껴졌다. 남편도 거울 속의 나를 보면서 더 흥분하는 것 같았다. 평소보다 확실히 더 분위기에 취해 부부관계에 몰입할 수 있었다.

관계가 끝난 후 “어땠어?”라고 묻자 남편은 “응, 좋았어.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니까 좋다. 거울 보면서 하는 것도 괜찮은데. 종종 분위기를 바꿔봐” 하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침대 안쪽에서 자. 풍수지리에 의하면 남편이 침대 안쪽에서 자는 게 생기를 보충해주는 거래.” “네네 그러죠. 근데 잘 때는 저 거울 치우고 자자. 잠결에 거울로 당신 얼굴 보면 경기 일으킬지도 모르니까(웃음).”

거울은 역시 내게 실망을 주지 않았고, 스탠드 조명은 형광등처럼 적나라하게 비치는 것이 아니어서 울퉁불퉁한 몸매나 늘어진 뱃살이 심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좋았다. 침대 커버와 스탠드 조명 등으로 이렇게 침실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니, 앞으로는 좀 더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 레스토랑 같은 식탁 꾸미기
미션 둘째 날, 요리책에서 스테이크 재료를 찾아 적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장미 한 송이와 예쁜 그림이 그려진 냅킨도 구입했다. 냅킨은 예쁘긴 한데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절대로 구입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은 식탁의 화려한 변신을 위해 큰맘 먹고 예쁜 냅킨도 구입했다. 남편의 퇴근시간에 맞춰서 레시피를 보고 나름 열심히 브로콜리수프, 스테이크, 샐러드를 만들었다. 식탁에 장미도 꽂아놓고, 예쁜 그림이 그려진 냅킨도 깔고, 모차르트 음악까지 틀어놓았다. 결혼 10년 만에 이런 저녁 상차림은 처음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 딸이었다.

“우와~ 이거 다 엄마가 만든 거야? 꽃도 엄마가 샀어? 엄마, 꽃 싫어하잖아? 오늘 저녁 진짜 좋다”라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남편도 “오늘 무슨 날이야? 이거 진짜 당신이 만든 거야?”라며 의심하는 눈빛으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나는 음식 솜씨 없기로 정평이 났고 지금껏 우리 집 식탁은 친정엄마가 해주신 음식으로 차려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직접 요리책 보고 만들었어. 맛이 없더라도 이해해줘.”
딸이 수프를 한 입 맛보더니 “엄마, 맛있다”를 외쳤다. 남편도 맛을 보더니 “오~ 먹을 만한데?”라며 좋아했다.
식탁 위로 흐르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며 우리 가족은 즐거운 저녁 식사를 했다. 하.지.만! 이날 딸이 잠들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셋 다 잠들어버렸다. 하루 종일 열심히 준비했건만 아쉽게도 로맨틱한 저녁 식사가 섹스로 이어지진 못했다. 스테이크와 클래식으로 배부르고 편안했던 우리 가족의 저녁 만찬은 결국 숙면하는 데 도움을 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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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재즈의 분위기에 취해보기
미션 셋째 날, 두 번째 미션을 수행하지 못한 관계로 오늘은 딸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겼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판매하는 분이 추천해준 아이스와인을 구입했다. 재즈 음악도 MP3에 다운로드 받았다. 와인을 준비해놓은 걸 보고 남편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늘은 또 무슨 날? 당신 요즘 이상하다. 안 하던 행동하면 죽는대(웃음).”
“미션이야. 지난번 저녁상도 미션이었는데, 배부르고 편해서 잠들어버렸잖아.”
“어쩐지~ 이상하다 싶더라. 근데 이번 미션은 괜찮다.”
“당신이 좋아할 줄 알았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럼, 오늘은 와인 마시는 게 미션이야? 설마 와인을 바르는 건 아니겠지?(웃음)”
늘 평범하지 않은 미션만 수행했으니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
“난 바르면 좋겠는데, 와인 한 잔의 여유와 열정적인 재즈로 분위기를 업시켜보는 거야”
“재즈? 당신 ‘뽕짝’ 스타일이잖아(웃음).”
“그래. 내가 재즈를 잘 몰라서 검색해서 다운 받았어. 어디 한번 들어보자고.”

우리는 이어폰을 한쪽씩 귀에 꽂고 재즈를 들으며 와인을 마셨다. 재즈 음악 CD가 없어서 MP3로 다운로드 받았는데, 오히려 이어폰으로 들으니까 가까이 붙어 앉을 수밖에 없어 효과가 더 좋은 것 같았다.

“결혼 전 연애할 때 생각난다. 그치?”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어보이는 남편. 와인을 마시던 남편이 갑자기 내 목을 끌어당기더니 키스를 했다. 그러고는 내 입 속으로 와인이 들어왔다. 이렇게 마시니 와인의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한층 잘 느껴졌다. 와인과 재즈가 남편의 기분을 업시킨 것일까? 우리의 와인 키스는 점점 격렬해졌고, 서로를 더욱 흥분시켰다. 한쪽 귀에서는 재즈 음악이 흐르고, 다른 한쪽 귀에서는 우리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이후 자연스럽게 이어진 섹스는 와인과 재즈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열정적이었다.

관계가 끝난 후 남편에게 “이번 미션은 좋았나봐?”라고 묻자 “응. 난 묶고 때리고 그런 거 싫어. 이렇게 분위기 있게 하는 게 좋아”라며 방긋 웃었다. 기분 좋아 보이는 남편을 보니 확실히 우리 남편은 로맨티스트인 것 같다. 10년을 함께 살면서도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장단 한 번 맞춰주지 못한 것 같아서 괜스레 미안해진다.
앞으로 가끔 침대와 식탁 등 우리 집 분위기에도 변화를 주고, 레스토랑에서 외식하는 것 같은 특별한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겠다. 이달 미션 덕분에 연애 때처럼 달달했던 10년 전 남편의 모습을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오늘도 행복하게 미션 완료!

석파 이상인 선생의 ‘사랑을 부르는’
풍수 인테리어 어드바이스 - 침실편

.침대는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대각선 형태를 이루도록 설치한다.
.침대 방향은 젊은 사람일수록 동쪽이나 남쪽이 좋다.
.침실에 침대만 달랑 놓으면 금전운과 교제운이 떨어지므로 반드시 사이드 테이블과 함께 배치한다.
.침대는 문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치하고 머리는 창문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 평행을 이루도록 설치하는데, 창문이 있는 벽과 약간의 간격을 두도록 한다.
.침대의 안쪽은 남편이, 바깥쪽은 부인이 사용하도록 한다. 침대의 기운은 출입문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흐르므로 생기를 보충하는 의미가 있다.

.커튼은 이중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젊은 사람은 흰색, 빨간색, 파란색 바탕의 화려한 색상이 좋다.
.침실의 동쪽에 창이 있다면 분홍색 계열의 따뜻한 느낌의 색상을, 남쪽에 창이 있다면 녹색을 사용한다. 서쪽이라면 베이지나 녹색이 좋은데 반드시 석양의 빛을 차단할 수 있도록 두꺼운 천을 사용한다. 북쪽이라면 빨간색이나 분홍색, 와인색 계열이 좋다.

소원해진 부부관계를 다시 가깝게 하고 싶다면
머리를 남쪽으로 향하게 하고 침대 헤드 양면에 스탠드를 놓는다. 화장대는 동쪽에 놓아 젊은 기운을 흡수한다. 두 사람 사이가 좋았던 시절의 사진을 서쪽과 동쪽의 벽에 장식하고 옷장은 북쪽에 둔다. 주황색, 분홍색, 녹색 계통의 그림이나 장식품을 남쪽에 장식한다.


■기획 / 김민주 기자 ■글 / 주부 H씨 ■사진 / 이주석,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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