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831172658_1_health_re1.jpg)
[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
이 교수는 출산 경험이 많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비만한 편인 40대 여성이 담낭암에 취약하다고 한다. 여성이 담낭암에 걸리는 가장 큰 원인은 담석인데, 담석이 생기는 과정에 출산, 다이어트, 비만, 40대라는 연령대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보관하는 담낭은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할 때 보관했던 담즙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할 경우 식습관이 불규칙해짐에 따라 담낭은 담즙을 규칙적으로 배출하지 못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담즙의 농축이 반복되며 농도가 짙어져 담석이 생기는 것이다. 때문에 담낭암을 예방하는 최우선의 방법은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담낭의 역할
담낭은 흔히 쓸개라고 부르는 장기로 길이 6.8㎝, 너비 3.8㎝의 가지 모양의 타원형 주머니 형태다. 담낭은 복부 위쪽 명치의 오른쪽 부위로 간의 한가운데 붙어 있으며 주로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담즙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것이다. 담즙은 식사를 하면 총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돼 음식물과 섞여 지방의 소화 흡수를 촉진한다. 담낭에는 약 30㏄의 담즙이 들어 있는데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하는 기능을 한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황금빛이 도는 분비물로 매일 250~1,000㏄ 정도 만들어진다. 담즙은 간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모세담관, 소엽관 담관을 지나 담낭에 저장됐다가 총담관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데 이 경로를 담도라고 한다.
담낭암이란?
담낭에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가 생기는 암이다. 담낭 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해 일반적으로 담낭암이라고 하면 담낭 선암종을 말한다. 이 밖에 미분화암, 편평상피세포암, 선극세포종 등이 있고, 드물게 유암종, 림프종, 간질종양, 과립 세포종, 악성 흑색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1978년의 경우 담낭암 환자의 생존율은 5%로 극히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음파 검진 등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담낭암 제거 후 생존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831172658_2_health_re2.jpg)
[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
담낭암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성 담낭암 환자는 담석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담낭암을 유발하는 담석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무리한 다이어트가 담석의 생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다이어트를 할 경우 불규칙한 식사량으로 인해 담낭의 담즙이 평소처럼 배출되지 않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담낭의 담즙 농도가 높아지고, 이 과정에서 담석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담석은 장티푸스 감염, 음식의 헬리코박터균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담석을 떼어낸 환자 중 1% 정도가 암으로 진단된다. 또 비만하거나 출산을 많이 한 경우, 40대인 여성들이 담낭암에 취약하다고 알려졌다. 인종적, 지역적으로 담낭암의 발병률에 큰 차이가 있으며 여러 가지 담도계 질환이 담낭암의 발생과 연관됐다고 알려져 담낭암 발생에 유전적, 환경적 요소가 관여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증상]
담낭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다. ‘여인의 향기’의 여주인공이 멀쩡하게 회사를 다니다가 갑작스럽게 담낭암 말기 진단을 받는 설정이 가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부 통증, 소화불량, 피로감, 구토 등이다. 또 담낭암과 담관암이 서서히 진행되면 종양이 담관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막게 되어 담즙의 흐름이 차단되고, 담관 폐쇄로 인한 황달이 생기게 된다. 최근 6개월 동안 체중의 10%가 감소하거나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통증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 방법]
담낭암 진단에는 복부 초음파,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CT), 복부 MRI 등의 영상진단 검사 방법을 이용한다. 복부 초음파 검사의 단점은 조기 병변을 발견하기 어렵고, 총수담관이나 림프절의 췌장 침범 유무, 간문부(간에 혈액 공급을 하는 핏줄이 들어가는 곳) 및 경총 림프절 전이 유무 확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복부 CT는 림프절 및 전이성 병변을 평가하는 데 복부 초음파 검사나 내시경 초음파에 비해 월등하다. 따라서 진행성 담낭암을 진단하는 데 상당히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복부 CT도 조기 병변에 대한 진단은 여전히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MRI는 CT에 비해 담낭암의 용종성 병변의 감별에 있어 만성 담낭염이나 담낭 선근종, 양성 종양과 암을 감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CT 검사에 비해 림프절 전이 감별이 용이하고,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정도를 감별하는 데도 효과가 좋다. 이외에도 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점막이나 근육층에 국한된 조기 담낭암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되며, 담석과의 구별,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의 진단, 암의 병기 결정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치료와 수술]
담낭암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1920년대에는 담낭암 환자에게는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의료계의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생존율이 희박한 암이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의 경우에도 담낭에 돌이 있어도 큰 통증이 있거나 합병증으로 위험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수술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당시 담낭암 환자의 생존율은 5%였고, 평균 6개월 정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초음파 검사 등 검사 방법의 발전으로 인해 조기 발견이 가능해진 이후부터는 담낭암 환자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수술을 받는다. 최근에는 0기부터 2기까지 담낭암 환자 중 수술을 받을 경우 70%의 높은 생존율을 나타내고 있다. 요즘에는 수술과 회복이 비교적 빠른 복강경 수술이 가장 많이 시행된다. 담낭암이 전이되어 수술이 힘들거나 수술 후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막기 위해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831172658_3_health_re3.jpg)
[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
아직까지 담낭암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은 없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담즙 분비를 불규칙하게 만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0~2기에 담낭암을 발견해 수술할 경우 7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도 반드시 받도록 한다. 최근에는 회사 등 직장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에서 복부 초음파를 통해 담낭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복부 초음파 항목이 빠졌다면 추가로 신청해서라도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담낭암 완치 사례
담낭암 1기 판정, 로봇 수술로 담낭 절제술 받고 완치한 이복균씨
“열이 나서 병원에 갔다가 담낭암 판정을 받았어요”
지난 2008년 11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담낭암 1기 진단을 받은 경기도 수원의 이복균씨(60). 그녀는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던 편이라서 담낭암 진단은 큰 충격이었다.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건강검진도 빠짐없이 받았지만 복부 초음파를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것이 담낭암을 미리 발견하지 못한 원인이다. 그녀가 담낭암을 발견하게 된 것은 어느 날 점심 식사 후 소화가 안 되는 기분에 평소 마시지 않던 탄산음료를 마시면서부터다. 며칠 동안 소화가 안 되고, 심지어 열도 나서 병원을 찾은 그는 복부 초음파를 권유받았다. 해보지 않았던 검사이기에 복부 초음파를 했고, 수원 병원에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 추가적인 검사를 했다. 그녀는 담당 의사인 이우정 교수에게 수술을 해야 한다면 가장 통증이 적은 수술로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이 교수는 로봇 수술을 권유했다.
수술비만 약 7백만원이 드는 수술이지만, 이복균씨는 다른 수술에 비해 회복 기간이 짧은 로봇 수술을 선택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그녀는 일주일 동안 회복실에서 지냈다. 퇴원 후에는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담낭을 절제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이상 없이 지낸다. 이복균씨는 “건강검진을 할 때 복부 초음파를 해보라는 이야기만 들었어도 암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복부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검사해 담낭암을 미리 예방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완치된 상태로, 채소류와 몸에 좋다는 음식들을 챙겨 먹으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Mini Interview
![[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http://img.khan.co.kr/lady/201109/20110831172658_4_health_re4.jpg)
[Health Report]출산, 다이어트, 비만…여성을 위협하는 담낭암
담낭 절제술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입니다. 담낭은 간에서 나온 담즙을 보관하는 곳이며, 음식물을 소화할 때마다 담즙을 배출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니까요. 흔히 ‘쓸개 빠진 놈’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쓸개인 담낭을 떼어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 담낭이 없어지면 간은 더 부지런히 담즙을 만들어내게 변합니다. 음식물이 들어올 때 담낭에 저장해둔 담즙을 꺼내 쓸 수 없기 때문에 적응하는 것이지요. 이런 원리로 담낭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도 신체 기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겁니다.
Q담낭에 1cm도 안 되는 담석이 생겼다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은가요? 암이 된 상태도 아닌데, 그냥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내과 의사와 외과 의사는 수술 선택에 있어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담낭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담낭의 담석이나 용종은 내과 의사든 외과 의사든 최근에는 수술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입니다. 언젠가는 암이 될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작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현재 담낭이나 담도에 1cm 이상의 담석이 발견되면 무조건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듯 작은 담석을 제거하는 것은 담낭암을 적극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Q최근 많이 시행되는 담낭암의 수술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내시경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 방법을 가장 많이 시행합니다. 복부를 절제하는 수술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낸 뒤 최소한의 부위를 통해 암과 전이된 곳을 절제하는 방법입니다.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회복 기간과 수술 시간도 빠른 편이라 많은 환자가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1기 수술의 경우 30분부터 어려운 수술의 경우 7시간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또 보험 대상이 아니라서 수술 비용이 꽤 비싼 로봇 수술로도 담낭암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복강경 수술보다 더 회복이 빠르고 환자의 통증도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Q최근 담낭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했는데 치료 후 재발률은 어떻게 되나요?
담낭암은 1기에 발견되면 생존율이 80~90%고, 2기는 70% 정도지만, 3기는 50% 미만이고 4기는 5~10%로 뚝 떨어집니다. 또 전이가 잘되는 암이기 때문에 재발 확률도 높은 암 중 하나입니다. 0기부터 2기까지 재발 확률은 10% 정도지만 3기로 넘어가면 50%로 높아집니다. 때문에 담낭암 수술 후에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담낭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나요?
담낭암 환자는 담석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석이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수술을 통해 제거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언젠가는 이 담석이나 용종이 암으로 발전되기 때문입니다. 또 담낭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초음파 검사를 해서 담낭암 위험이 있는 인자들을 조기에 제거하는 게 최상의 치료법입니다.
■글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취재 협조 / 신촌세브란스병원 ■도움말 / 이우정(의사·세브란스병원 외과 췌장·담도암 전문 클리닉 교수) ■일러스트 / 최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