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한’ 부부의 고민을 나누는 LADY‘SEX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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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의 육체적인 관계는 정신적인 사랑 못지않게 두 사람의 사랑을 키워가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원만한 부부관계가 이뤄지지 않아 밤마다 베갯잇을 적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음은 답답한데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고, 무턱대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자니 구체적이고 정확한 전문가의 맞춤형 답변을 얻기 어려울 것 같아 혼자 끙끙대는 거지요. 매번 애독자 엽서에 깨알같이 적어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의 섹스에 대한 고충을 읽다 보니 이대로 지나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연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부부들의 아름다운 밤을 위한 솔직한 공간, S클리닉입니다.

Q 스트레스성 수면 부족과 섹스, 연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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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 차이자 직장에 다니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 최근 몇 달 전부터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녁에 야근을 하고 늦게 집에 오는 일이 많고, 피곤한데도 스트레스 때문인지 불면증까지 생겼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제 컨디션은 아랑곳하지 않고, 밤마다 제 몸을 더듬으면서 부부관계를 원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짜증나고 귀찮다’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물론 남편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고,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저는 요즘 왜 이렇게 부부관계하는 것이 힘들까요? 이런 관계가 몇 달째 계속되다 보니, 남편도 화가 났는지 툴툴거리고 별것도 아닌 일에 자주 짜증을 냅니다. 그렇다고 잘 다니던 회사를 부부관계 때문에 갑자기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강선이(가명·서울 용산구)

[김경희 원장의 솔루션] 물론입니다. 입맛은 있으십니까? 현재 강선이님의 상태는 비단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육체적·정신적 과부하라 하겠습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식욕, 수면욕, 성욕이라고 합니다. 음식을 먹지 않고, 잠을 자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듯 성욕도 하찮은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욕구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한 가지가 충족되지 못할 때 다른 것도 불만족스러워지며, 파트너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없기에 불화의 불씨가 됩니다.

수면 중에 일부 여성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질이 축축해지고, 남성들의 발기와도 같은 현상을 경험하곤 합니다. 남성의 페니스처럼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런 변화를 놓치지 말고 느껴보세요. 그런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면 이런 경험은 하기 힘들어집니다. 물론 깨어 있을 때 성욕을 표현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장 환경, 호르몬 수치, 건강 정도, 파트너와의 만족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섹스를 중단한다고 해서 음식이나 수면을 중단했을 때 생기는 생명활동 징후의 심각한 후유증은 없기에 성욕은 종종 무시되고 후순위로 밀립니다. 모든 것이 균형을 찾을 때 성욕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바쁜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도 없고 또 적당한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일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성욕에서만큼은 스트레스는 최악의 요소입니다. 스트레스와 과다한 업무는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남들보다 더 일찍 잠에서 깨어나게 해 원만한 성생활을 방해합니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은 수면 부족, 불면증, 수면 장애 등을 야기하기에 이러한 것들은 성욕을 감퇴시킵니다. 잠을 잘 못 자면 평소 피곤함을 느끼게 되므로 하루 7~9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더 노력해야 합니다. 또 생업인데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평생을 같이할 남편을 모른 척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동안만 본인의 상태에 대해 남편에게 양해를 구해서 남편이 아내에게 거부당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시고 향후 정신적·육체적으로 여유를 찾도록 하세요. 스트레스가 줄고 정상적으로 수면을 하면 성적 문제도 호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아내가 잠자리 문제를 주위 사람들에게 상담해요
결혼한 지 13년 차 된 40대 남자입니다. 사실 저는 결혼생활, 특히 부부간의 잠자리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저희 부부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에게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내가 친구의 와이프에게 저희 부부의 잠자리 문제를 상담한다는 것이었어요. “남편과의 잠자리가 만족스럽지 않다”, “술 먹고 집에 들어온 남편과 잠자리를 하는 게 고역이다”, “부부관계를 하면서도 억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등 잠자리와 관련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모두 한다는 겁니다. 친구 부부와 가깝게 지내는 사이지만, 개인적인 사생활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니는 걸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다음부터 친구 부부의 얼굴도 보기 싫어졌습니다. 남들에게 부부간의 잠자리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아내의 심리는 도대체 뭔가요? 정호진(가명·강원도 춘천)

[김경희 원장의 솔루션]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부인의 성향입니다. 남편 친구 부인에게 사적인 문제들을 시시콜콜 모두 이야기할 정도면 친정식구들, 부인의 친한 친구들 등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소소한 모든 것들을 대화 소재로 삼아 남들과 대화 중 우위를 차지하려는 성격의 여성이라면,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중에 자신에게 가장 상처가 될 수 있다 해도 멈추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아내의 대인관계를 살펴서 아내를 위해서도 충고하고, 부부 사이에서도 절대 넘지 말아야 할 금기란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단호하게 주지하셨으면 합니다. 잠자리에 대한 불만을 친구의 아내에게 떠들고 다니는 아내를 안고 미치도록 애틋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은 남자는 없다는 심정을 그대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둘째는 정호진님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부인은 남편과의 성생활이 신물 나게 지겹고 고민스러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직접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고 남편 친구의 아내, 즉 정호진님의 귀에 들어가기 쉽게 할 수도 있는 상대에게 털어놓음으로써 자신의 상태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SOS 신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남들도 10년 이상 살면 다 우리처럼 사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지 마시고 아내와의 성생활과 애정에 대해 돌아보셔야 합니다.

Q 남편의 뱃살 때문에 영 내키지 않아요
올해 39세인 제 남편은 100kg이 넘는 우람한 체격을 자랑합니다. 전형적인 ‘배둘레햄’ 몸매, 즉 뱃살이 무척 많은 남자죠. 하지만 운동과 담 쌓고 지내는 남편은 자신의 몸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위의 걱정을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립니다. 그런 남편이 가끔씩 밤에 부부관계를 원할 때마다 저는 짜증이 납니다. 몸이 거대한 남편과 관계를 가지려다 보면 분위기도 나지 않고, 원하는 체위도 할 수 없고, 불편하고 거북합니다. 가끔 머릿속으로 멋있는 연예인을 아무리 상상해봐도 오르가슴을 느끼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냥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것만 같아요. 출렁이는 뱃살에도 다이어트에 전혀 관심 없는 남편과 재미없는 섹스를 계속 해야 할까요? 유현선(가명·경기 안산시)

[김경희 원장의 솔루션] 다이어트에 관심 없는 남편을 본인의 노력 없이 그냥 살이 빠지도록 해줄 재주를 가진 사람도 없고, 재미없는 섹스를 해라, 하지 말라고 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유현선님이 선택한 남편입니다. 현선님 말고 누가 설득하고 좋은 방향으로 계도하겠습니까? 성 전문가가 “다른 남자를 상상하며 재미없는 섹스를 계속하라”라고 하는 것이 답이겠습니까? 아니면 “재미도 없는 것 하지 말고 그냥 살아라”라고 해야 답이겠습니까? 타인의 조언으로 아무것도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현선님도 동의하실 것입니다.

배 나오고 살찐 사람이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때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 남성을 어른들이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199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복부비만, 고지혈증, 혈압, 혈당이 올라가는 증세는 모두 같은 맥락에서 시작되는 하나의 ‘대사증후군’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배 속에 지방이 차는 ‘내장지방형’ 사람들은 고지혈증과 고혈압은 두세 배, 동맥경화증은 세 배, 당뇨병은 열 배 높다고 경고하는데,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은 또한 성 기능 저하의 주범 3인방으로 꼽힙니다.

‘대사증후군’ 환자는 발기부전 빈도가 세 배 정도 높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흔히 지방세포를 에너지의 대사 과정에서 남는 에너지의 저장고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지방세포는 호르몬과 단백질 등을 분비하면서 에너지 대사를 직접 조절하는 내분비 기관의 역할을 합니다. 결국 복부에 지방세포가 늘어나면 에스트로겐과 인슐린을 증가시키고, 남성의 활력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감소시키게 됩니다. 또 증가된 인슐린이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발기부전을 부추기고, 인슐린 저항성이 음경 내피세포의 기능 이상과 혈관계 이상으로 발기부전을 더 가속화시킵니다.

‘내밀한’ 부부의 고민을 나누는 LADY‘SEX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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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남편의 복부도 거슬리지만 남편의 성 기능도 만족스럽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한 성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 대한 측면에서 자극을 주고 개선을 요구하며 같이 노력하십시오. 애정이 있으니 지금의 남편을 선택하셨겠지만, 남편을 무척 사랑하는 여성 중에는 남편의 뚱뚱한 배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뚱뚱한 배가 아니라 부부 친밀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세요. 남편이 뚱뚱해서 부부관계를 맺기가 싫었는데, 남편이 감량을 하고 물찬제비처럼 날렵한 몸매를 지니게 돼도 여전히 남편과의 섹스는 지겹고 싫더라는 사례도 있습니다.

Q‘야동’과 사랑에 빠진 남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도 남자들이 야한 동영상을 많이 본다는 건 알고 있고, 그럴 수 있다고 이해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남편은 그 정도가 무척 심해요. 야동을 다운로드받기 위해 하루에 몇 천원에서 1만원까지 결제를 하는 경우가 잦고, 컴퓨터와 휴대용 노트북, 아이패드, 스마트폰에까지 야동을 다운받아 가지고 다닙니다. 남편에게도 프라이버시가 있고, 그걸 존중해줘야 된다고 생각하다가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도 그런 문제로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기 싫어서 참고 있다가 “적당히 해라”라고 한마디를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자신의 그런 태도를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오히려 큰소리치는 남편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는데 야동을 필요 이상 좋아하는 남편,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황현정(가명·강원 속초시)

[이영기 소장의 솔루션] 남편은 자신이 ‘야동’을 보는 데 대해 상당한 열정과 당당함을 가지고 있네요. 먼저 ‘성적인 주위 환경’이란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남성은 성적인 환경에 노출되면 좀 더 자주 성적인 충동을 갖게 됩니다. 반면에 전혀 성적인 주위 환경이 아니라면, 성욕과 성충동이 최저로 유지되거나 아예 차단되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종교적인 성향이 강하다든가, 큰 시험을 앞두고 공부만 해야 하는 고시생이라면 말이죠. 남성은 여성에 비해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보다 성욕이 높고, 성 충동이 강합니다. 정작 글에서는 남편과의 성생활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는데,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진짜 취미로 야동을 감상하는 건지, 아니면 많은 남성들이 그러하듯이 야동이 남편에게 성욕과 성 충동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남편의 말대로 야동이란 게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성적인 활력소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성적인 것을 너무 피하고 성욕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성욕이 너무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곤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부부관계에서 섹스가 꼭 필요한가요?
저희는 결혼 10년 차 부부입니다. 연애할 때부터 섹스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남편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섹스에 관심 없이 살고 있어요. 결혼 초반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부부관계를 했었고, 결혼 후 1년 만에 아이가 생기면서 그 이후로는 거의 부부관계를 하지 않았어요. 흔히 말하는 섹스리스 부부죠. 하지만 저와 남편은 사이가 정말 좋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더군요. “섹스 없는 부부관계는 이미 끝”이라고 말이죠. 또 “남편이 밖에서 고정적으로 잠자리를 갖는 여자가 있을 것”이라며 온갖 이상한 추측들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남편은 밖에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울 스타일이 전혀 아니거든요. 저는 섹스 없이도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 친구들 말처럼 우리 부부가 정말 이상한 관계일까요? 변혜선(가명·경기 광주)

[김경희 원장의 솔루션] 과거에는 성관계가 없다고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소송 청구를 하면 기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성관계의 단절만으로 혼인 파탄의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음을 재판부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과거의 부부들은 섹스리스로 그냥 살았지만 성 의식이 신장한 요즘, 부부들 중엔 적지 않은 수가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라는 사유로 이혼 소송을 청구합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장기간 지속적인 배우자의 성관계 거부 때문에 배우자가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결혼생활이 파탄 났다면, 이혼 사유 중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법원은 판단을 바꾸었습니다. 변혜선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그 ‘성관계 없음’이 남들에게는 심각한 이혼 사유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부 두 사람 다 손만 잡고 자도 아무 이상이 없다면야 무슨 문제가 생기겠습니까만, 본인은 섹스를 안해도 상관없지만 배우자는 고통스러워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변혜선님 부부는 어느 쪽인지 모르겠지만 부디 전자이기를 바랍니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사랑하는 남녀가 정신적 사랑과 더불어 육체적인 사랑을 함께 나누기 위함입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횟수로 섹스를 할 필요는 없지만 섹스리스 커플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섹스리스가 부부관계를 전혀 안하거나 거의 없는 경우만을 이르지 않습니다. 섹스를 하고 오르가슴을 느껴도 애정도 없고 열정도 없으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사라진 흥분 없는 섹스를 나누는 커플도 섹스리스 범주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본 케이스 중에는 3년 동안 열한 차례의 부부관계만 있었다는 이유로 이혼을 하기로 했는데, 이에 앞서 성기능 검사를 받으러 내원한 커플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3년 동안 가진 열한 번의 날짜를 꼬박꼬박 기록하면서 이혼을 결심하는 순간에, 남편은 “공부에 매진하고 진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안 하고 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며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닌데 그게 무슨 이혼 사유가 되냐”라고 한심한 소리를 했습니다. 한 사람은 자신의 결혼이 아무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고 사는 동안 그 파트너는 자존심이 무너지고 비참함을 느끼며 이혼을 생각합니다. 때로는 외도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우리 부부에게 섹스가 차지하는 의미, 나는 섹스리스 상태에 만족하는지, 파트너는 정말 나와 같은 생각인지, 남편과 함께 꼭 진지한 대화를 해보기를 바랍니다.

Q 상상 속의 섹스를 실천하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에요
저희는 지난 결혼 생활 8년 차 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지극히 평범한 부부관계를 가져왔어요. 그런데 한번은 퇴근 후 집에 들어온 남편이 선물이라며 작은 박스를 주더라고요. 뭔가 해서 열어봤더니, 성인용품점에서 구입한 듯한 전신 망사 스타킹이 들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내심 기대하는 남편 때문에 못 이기는 척 분위기를 맞춰주며 부부관계를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싫지만은 않더라고요. 은근히 묘한 흥분을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망사 스타킹 이벤트에서 끝나지 않고, 남편이 점점 더 다양하게 즐길 방법을 찾는다는 겁니다. 이제는 이틀에 한 번씩, 쉽게 보기 힘든 성인용품들을 사들고 옵니다.

다양한 모양의 스타킹은 기본에 진동기 등의 성인용품을 사오다가 급기야 야한 동영상에서나 나올 법한 다소 무리해 보이는 체위, 최근 들어서는 항문 성교까지 요구하더라고요. 너무 황당한 요구에 단호하게 거절을 했지만 그런 남편을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요. 간혹 한 번의 이벤트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계속 이상한 쪽으로 관심을 갖고 무리한 요구를 해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유현경(가명·서울 관악구)

[이영기 소장의 솔루션] 남성은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모험과 스릴을 즐기지만 여성은 그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죠. 또 사람은 자극을 추구하다 보면 더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합니다. 여자도 두 부류가 있습니다. 자신과 취향이 맞아서 점점 더 스릴을 즐기며 나아가는 여자와 유현경님처럼 자기 취향이 아니면 거부감을 느끼는 여자죠.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망사 스타킹 정도는 일반 여성들도 묘한 흥분을 가질 만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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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남편이 더욱 난이도가 높은 것들을 시도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망사 스타킹이라는 가벼운 ‘코스튬 플레이’에서, 이제 본격적인 성인용품 기구들을 부부의 침실에 끌어들여 아내가 당황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현경님은 성적인 정보에 문외한이라 어려운 체위나 애널 성교(항문 성교), 성인용품 기구들을 접하면서 충분히 놀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어디서 보고 배웠겠습니까. ‘야동’에서 배웁니다. 이런 것들이 야동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많이 보는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더 관대해집니다.

일부 야동을 자주 접하는 소수의 여성들은 남성들과 보조를 맞춰 이런 행위들을 즐기기도 합니다. 두 사람 간의 합의하에 하는 정상적인 프라이버시가 성생활 아니겠습니까. 현재 남편의 상태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취향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나는 당신과 취향과 생각이 다르다. 그러니 나의 취향도 존중해줘야 한다”라고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십시오. 아니면 유현경님도 야동을 보면서 평소에는 상상도 못했던 그런 행위들에 무뎌지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는 유현경님이 변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인식의 차이로 인해 변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죠. 어쨌든 부부간에도 서로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 된다는 규칙과 범위를 정해놓을 수는 없으니까 남편과 많은 대화를 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시길 바랍니다.

Q 남편이 시부모님 눈치를 너무 살펴요
연애시절 왕성한 성욕을 자랑하던 남편이 결혼 후 갑작스럽게 돌변했습니다. 문제는 같이 살고 있는 시부모님 때문이에요. 남편은 “부모님이 옆방에 계신데 어떻게 섹스를 하느냐?”라며 부모님 눈치를 살핀답니다. 덕분에 결혼 후 2년 동안 제대로 된 섹스는 거의 못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도 가끔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시거나 여행을 가실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야수처럼 돌변해서 덤벼들기도 합니다. 사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거기에 잠자리까지 눈치를 봐야 하니 답답해서 미칠 지경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할 상황인데, 저희 부부는 쭉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권지선(가명·부산 중구)

[이영기 소장의 솔루션] 권지선님 남편은 효심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자주 집을 비우거나, 여행을 다니도록 해야겠어요. 일단, 남편분이 장남이거나 독자일 가능성이 높은 듯싶습니다. 장남이나 독자라면 부모님에 대한 책임감과 효심이 지극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아마도 부모님이 계신 상황에서는 되도록 성적인 것을 스스로 자제하고 억누르는 듯합니다. 장남, 장녀들이 아무래도 부모님에 대한 책임감과 일체감도 강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장 오랫동안 부모와 독대하며 성장했기 때문이죠. 또 권지선님도 시부모님을 모시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 생각됩니다. 많은 여성들이 고부간의 갈등을 느끼며 살죠. 어른들을 모시고 사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허물없이 편안하게 지내긴 어렵다고 봅니다.

문제는 권지선님 부부만의 시간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혼 2년 차라 하셨는데, 혹시 2세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2세 계획이 있다면 핑곗거리가 되죠. 아이를 만들어야 하는데 형편상 부부관계를 자주 할 수 없으니 말이에요. 그런 사연이 만약 시부모님 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알아서 고정적으로 자리를 피해주실 겁니다.

한동안 2세 계획이 없다면 저녁 식사 후 운동 스케줄 같은 걸 만드는 건 어떨까요? 그럼 권지선님 부부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잖아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운동을 하러 나간다는데, 그걸 못 나가게 막진 않을 것 아닙니까? 그렇게 일주일에 몇 번 정도 고정 스케줄을 만들어놓으면 그때 밖에서 두 사람만의 좋은 시간을 보내실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이 오랜 시간 실내에서만 생활하면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사이가 좋은 사람과도 장시간 붙어 있으면 좋은 감정이 서서히 식을 수 있습니다. 시부모님과 권지선님 서로를 위해서도 지나치게 오랫동안 한 집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권하지 않고 싶네요. 이런 시도들을 실행하는 데 있어 직접 시부모님에게 말하기 껄끄럽다면 남편의 협조를 받아서 실천에 옮겨볼 것을 권합니다.

Q 아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아요
제 아내는 결혼하기 전부터 성격이 워낙 털털했어요. 그래서 주변에 여자친구보다 남자친구나 남자 후배들이 더 많았죠. 저는 아내의 그런 성격이 좋아서 결혼까지 하게 됐고 지금은 네 살, 일곱 살 된 아들이 두 명 있습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저에게 달려들며 놀아달라고 매달리고, 아내는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실랑이 벌이느라 힘들었는지 피곤한 얼굴로 저를 맞이합니다. 저 역시 회사에서 온갖 스트레스와 업무에 시달리다가 집에 들어가면 편안히 쉬고 싶은데, 하루하루가 지치고 피곤합니다. 저도 남자이기에 가끔은 황홀한 섹스를 꿈꾸기도 합니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면 피곤에 찌든 아내에게 그런 성욕이 느껴지지가 않아요. 또 출산 이후 넉넉하고 푸짐해진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가끔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 때도 있어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정말 서글프기도 합니다. 저희 집 상황에서 아내에게 좀 더 여성스러운 모습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요? 이경호(가명·경기 동두천시)

[이영기 소장의 솔루션] 현재 남자 세 분이랑 사는 느낌이시군요. 글을 보면 쉽게 상상이 됩니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갔을 때의 집 안 분위기가 잘 나타나네요. 한마디로 아이들 때문에 온통 정신이 없을 듯합니다. 직장 일로 피곤한 상태에서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고, 아내는 이미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녹초가 돼 있는 상황이네요. 이경호님이 그 정도인데, 온종일 아이들과 지내느라 녹초가 된 아내는 어떻겠습니까. 남성은 급하고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순간적으로 짜증과 울분이 튀어나오려 하겠지만, 더 많은 시간을 진땀 빼며 아이들을 돌보는 아내의 노고를 생각해서 참아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네요. 하나는 아내의 여성스러움에 대한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들 문제입니다. 이럴 때는 일단 휴식이 필요합니다. 잠깐 두 분만의 시간을 만들 방법을 모색해보세요. 이경호님과 아내 두 분 다 많이 지친 상태로 보입니다. 휴일 중 하루 동안 아이들을 맡아줄 사람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족에게 하루만 아이들을 봐달라고 부탁해보십시오. 아니면 아이들을 수련회나 캠프에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대개 부모님들은 하루라도 아이들이 안 보이면 뭔가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믿을 만한 보호자와 함께 보내면 괜찮겠죠.

사람의 뇌는 예민한 상황이 계속 쌓이거나 스트레스 상황이 이어지면 이 상태를 견디지 못하게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고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건강에도 좋지 않아요. 그래서 뇌에도 휴식을 줘야 하는 것이고, 이것을 대개 술, 수면, 여행, 운동, 친구와의 대화 같은 방법으로 풀게 됩니다. 이경호님 부부에게도 이런 휴식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아내의 섹시함에 대한 겁니다. 결혼 전부터 털털했다니 대충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남성에겐 여성적인 것이 섹시해 보이는 건 당연합니다. 중성적이거나 남성적인 것엔 성적인 흥미를 잘 못 느끼죠. 하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마도 부인은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모를 것입니다. 대개 털털한 스타일의 여자들이 순진하고 솔직하고 천진난만하죠. 꾸밈없고 성격이 털털해서 남성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반면에 성적인 면에서는 과히 남성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 같은 역할로는 좋은데 여자로서는 뭔가 2% 부족할 듯합니다.

아내가 모든 장점을 다 갖추긴 힘들죠. 이것은 유전적이거나(성적인 성향 같은 것들도 당연히 유전됩니다), 호르몬의 불균형적인 면, 아니면 성장 환경에서 남성적으로 자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로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해보야 합니다.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면 아내가 스스로 바뀔 거라고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언제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편한 분위기에서 “나는 당신이 좀 더 여성스러웠으면 좋겠어”라고 말해보세요. 아마 그렇게 되면 자극을 받을 것이고, 이런 성향의 여자들이 오픈 마인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아내는 주위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할 것입니다. 이때 이경호님도 아내에게 ‘내가 어떤 부분을 바꾸기를 원하느냐’라고 물어봐야 서로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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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원장(41)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에서 비뇨기과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비뇨기과 전문의로 한국성과학연구소의 정회원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국내 최초로 여성비뇨기과를 개원해 보다 전문적인 환경에서 여성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힘써오고 있다. 현재 미즈러브 여성비뇨기과 원장을 맡고 있으며, 섹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이영기 소장(41)
현재 발렌티노 남성 테크닉 연구소를 운영하며 ‘발렌티노’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년간 3천 권의 성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남성의 삽입 테크닉과 섹스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했다. 또 1천여 명의 여성과 20년간 하루 두 시간씩 실전 섹스를 경험하며 약 1만5천 시간을 섹스에 투자해 자신만의 다양한 섹스 기술을 완성했다. 이러한 이론과 실전 연마를 바탕으로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한국일보에 성 칼럼을 연재하고 틈틈이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기획&진행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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