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자웅동체처럼 붙어 있던 연애 시절이 가물가물하고, 함께 살 부비고 산 지 오래되니 얼굴을 봐도 영 데면데면하다. 앞만 보고 사느라 서로 눈 마주 볼 여유도 없다. 함께 살지만 가장 멀리 있는 내 사람.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려면 한 걸음씩 서로에게 다가갈 기회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필라테스 전문 강사 조태상ㆍ심선미 부부에게 ‘달콤한 부부 되는 운동’을 배워본다.
부부가 함께여서 더 효과 좋은 운동
지난달까지 ‘운동 친구 되기’를 테마로 부부가 서로에게 좋은 운동 친구가 되기 위한 몸 풀기 동작과 간단한 근력 동작을 배웠다. 서먹했던 부부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운동 친구가 됐을 거라 믿는다. 이달부터는 조금 강도를 높여 본격적인 근력 동작을 시작해보자.
연애 시절에는 통통하던 손목도 귀여워 보였는데 지금은 하나부터 열까지 눈에 거슬리기만 한다. 그러다 보면 서로에 대해 무관심해지기 쉽다. 이럴수록 애정을 갖고 서로를 아껴주면 어느 순간, 볼록 나온 뱃살도 예뻐 보일 수 있다. 이와 함께 탄력 있는 몸매를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함께하면 서로에 대한, 특히 외모에 대한 불만도 덜어낼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운동기구 삼아 근력을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법을 소개한다.
서로 마주 보고 선 상태에서 두 손을 맞잡습니다. 내쉬는 호흡에 등을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하면서 제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납니다. 보기에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엉덩이를 뒤로 빼지 않고, 허리를 굽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 동작은 매끈한 등과 다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서로 오랜만에 마주 본 김에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해 먹을까 등 일상적인 대화도 눈을 마주 보고 한다면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
①번처럼 서로 마주 보고 선 상태에서 두 손을 맞잡습니다. 마시는 호흡에 한쪽 다리를 뒤로 뺀 다음 내쉬는 호흡에 뒤로 발을 찹니다. 발을 뒤로 찰 때는 상체를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중심을 잃지 않도록 서로의 손을 의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틀어진 좌우 밸런스를 맞추는 데 도움을 주며 등 근육을 강화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옆구리 근육을 자극할 수 있는 동작입니다.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등을 돌려 똑바로 섭니다. 내쉬는 호흡에 서로 같은 방향으로 몸을 돌려 손바닥을 부딪칩니다. 손바닥을 너무 세게 부딪치면 중심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마시는 호흡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다시 내쉬는 호흡에 서로 같은 방향으로 몸을 돌리면서 다리도 함께 들어 올립니다. 역시 손바닥을 부딪친 뒤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반대 방향도 실시합니다. 처음 한두 번은 호흡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몇 번 맞춰보면 빠른 속도로 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아내는 팔을 베고 옆으로 비스듬히 눕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다리 뒤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내의 발목 윗부분에 적당한 높이로 손을 가져다 놓습니다. 내쉬는 호흡에 위쪽 다리를 남편 손에 닿도록 올립니다. 몇 번 반복하다가 이번에는 두 다리를 들어 올립니다. 반대 방향으로 누워 동작을 실시합니다. 이때 남편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아내가 올릴 수 있는 적당한 위치를 잡아주는 것은 물론이며, 포기하지 않고 동작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 역시 옆구리 군살이 걱정된다면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동작입니다.
일단 아내는 적당히 다리를 벌리고 섭니다. 남편은 아내의 다리 사이에 머리를 두고 두 다리를 쭉 펴고 눕습니다. 이때 양손은 아내의 발목을 잡습니다. 아랫배에 힘을 주며 수직이 되도록 두 다리를 들어 올립니다. 아내는 남편의 다리를 바닥을 향해 밀어냅니다. 남편은 뒤꿈치가 바닥에 닿지 않게 내렸다가 다시 수직으로 들어 올립니다. 15회 정도 실시합니다. 남편은 다리를 내릴 때 허리가 바닥에서 뜨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아랫배의 힘을 기르는 데 효과적입니다.
등을 맞대고 두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려 앉습니다. 마시는 호흡에 한 사람은 등에 기대어 뒤로 넘어가고 반대편 사람은 앞으로 상체를 숙입니다. 내쉬는 호흡에 두 사람 모두 상체의 힘을 빼고 좀 더 스트레칭을 합니다. 번갈아 가면서 천천히 반복합니다. 어느 정도 근육이 이완된 듯하면 이번에는 뒤로 넘어갈 때 두 팔을 잡아당겨 상체를 더욱 스트레칭시킵니다. 이때 바닥에서 엉덩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스트레칭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 체육시간마다 했던 동작입니다. 거기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덧붙였습니다. 남편이 무릎을 구부려 아내를 등에 태웁니다. 이때 등 뒤에 업힌 아내가 두 팔을 위로 뻗고 밑에 있는 남편이 아내의 두 손을 잡아 몸을 길게 늘여줍니다. 혼자 스트레칭을 했을 때보다 훨씬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아쉽게도 아내가 남편의 스트레칭을 도와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남편의 무게로 인해 아내가 고통스러워할 수도 있으니까요. 재미 삼아 해볼 수는 있겠지만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먼저 수건 두 개를 준비합니다. 일반 수건도 좋지만 그보다 길고 좁은 스포츠 타월을 이용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마주 보고 앉아서 양손으로 길게 수건을 잡습니다. 내쉬는 호흡에 한 사람은 양 팔꿈치를 구부려 옆구리에 붙이면서 수건을 잡아당기고 상대방은 두 팔을 쭉 앞으로 뻗어 스트레칭을 합니다. 5초간 머무르고 번갈아 가면서 실시합니다. 탄력 있는 팔뚝을 만들며 등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옆으로 대칭으로 앉습니다.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고 앉는 겁니다. 두 수건을 크로스로 놓고 양손으로 잡습니다. 남편이 오른손으로 잡은 수건을 아내가 왼손으로 잡는 식입니다. 마시는 호흡에 한 사람은 기지개를 켜듯 몸을 반대로 돌려 내쉬는 호흡에 양팔을 뻗어 하늘을 쳐다봅니다. 상대방은 두 팔을 앞으로 쭉 펴줍니다. 마시는 호흡에 제자리로 돌아오고 내쉬는 호흡에 번갈아 바꿔가며 실시합니다. 뻐근한 어깨를 풀고 구부정한 등을 펴준다는 느낌으로 진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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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동작입니다. 등을 마사지하는 느낌으로 딱딱한 등을 부드럽게 풀어줍니다. 서로 마주 보고 앉아 무릎을 세워 양쪽 손바닥을 맞댑니다. 마시는 호흡에 한 사람이 손바닥을 밀어내어 상대방의 몸을 뒤로 넘깁니다. 몸 전체를 둥글게 말아 넘어지는 것이 아닌, 굴러가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내쉬는 호흡에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서로 번갈아 가며 실시합니다. 몇 번 반복한 뒤 둘이 서로의 손바닥을 동시에 밀어내며 실시해볼 수도 있습니다.
부부 체조 이렇게 해보세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 또 각각의 신체적 차이로 인해 같은 운동이라도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더욱이 부위별로 더 신경 써줘야 하는 동작이 있을 수도 있겠죠. 이럴 때면 서로가 “몇 번 더 해봐”라며 챙겨주고 신경 써주는 것이 좋을 거예요. 정확한 자세와 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서로의 운동에 대한 의지를 북돋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때, 시원해? 아파?” 하며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고 알뜰히 살펴봐주는 운동 파트너가 되어보아요!
조태상ㆍ심선미 부부는…
미국 폴스타 필라테스 자격증을 비롯해 자이로토닉, 자이로키네시스 등 국제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강사다. 조태상씨는 한양대학교 체육과 졸업 후 수원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심선미씨는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삼성동에 위치한 J&S 필라테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산과 불임을 필라테스로 극복한 경험을 살려 병원과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글&진행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민영주 ■자료 제공 / J&S 필라테스(02-555-9242) ■의상 협찬 / 아디다스 퍼포먼스(02-2186-0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