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남편에게 지쳤어요”
이OO 주부
♥나이 50세 ♥직업 전업주부 ♥자녀 2남(20대) ♥남편 60세, 무직 ♥특이사항 5년 전 자궁적출 수술로 인한 폐경
주부 현재 저희 부부는 관계가 전혀 없어요. 각방을 쓰고 있죠. 남편은 그동안 단 한 번도 먼저 하자고 제안한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섹스는 야하고 좋지 않은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젊은 시절에는 꽤 불만이었지만 이제는 폐경을 해서인지 저도 욕구가 점점 없어져요.
배정원 마지막 섹스가 언제였나요?
주부 2년은 됐어요. 두 달 전에 제가 무료해서 한 번 해보자고 시도했는데 입구에서 잘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성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http://img.khan.co.kr/lady/201306/20130618152428_1_bubu_sex1.jpg)
[성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주부 그런 것을 써가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도 자존심이 있으니까요. 제가 참을 만큼 참다가 “오늘 저녁에 사랑할래?”라고 어렵게 말을 꺼내면 남편은 “준비가 안 됐으니 다음에 하자”라고 말해요. 섹스는 밥 먹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요? 왜 제가 항상 남편에게 일일이 떠먹여야 하는 건가요?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배정원 남자들의 몸은 30대 후반을 지나면서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내려가요. 60세가 넘어서는 6개월 동안 섹스를 하지 않으면 발기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물론 규칙적으로 섹스를 하면 전혀 문제가 없지만요. 현재 남편은 섹스를 하지 않은 지 꽤 됐으니 정말 발기에 문제가 있어서 섹스를 피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일단 부부는 같은 침대를 쓰셔야지요.
주부 각방이 편해요. 홀아비 냄새가 나서 싫어요.
배정원 홀아비 냄새는 남편 혼자 잘수록 더 나는 거예요. 일단 합방하시고 ‘우리는 영원한 동반자이고 당신과 함께 가고 싶다’라는 마음을 전하세요. 남편이 내성적이고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랐다면 먼저 섹스를 하자는 얘기를 못하실 수도 있어요. 어차피 여태껏 먼저 하셨으니 아내께서 한 번 더 손을 내밀어보세요. 많은 부부를 상담해온 결과 섹스리스 부부는 한 번이 중요해요. 한 번 하고 나면 관계가 회복되는 경우가 많아요.
주부 그러다 진짜 발기에 실패하면 어쩌죠?
배정원 비아그라를 복용하도록 해보세요. 비아그라는 절대 위험하고 이상한 약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고혈압 치료제로 만들어졌어요. 고혈압 치료제의 부작용 중 하나가 발기가 잘되는 것인데, 이 비아그라 성분이 유난히 발기가 되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아예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기로 한 거예요.
주부 2년이나 지났는데 다시 시작하기가 쑥스럽네요. 좋은 방법 없을까요?
배정원 남성도 준비가 돼야 해요. 갑자기 하자고 들이대면 시험 보는 것 같은 긴장 상태가 될 수 있으니 아내께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에로틱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함께 본다든가, 남편을 안마해주듯이 마사지를 해주세요. 샤워하고 나오면 누워보라고 한 다음 마사지를 가장한 스킨십을 하는 겁니다. 따뜻한 손의 기운을 전해보세요. 남편의 이곳저곳을 만지다 보면 분명 경직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거기가 성감대예요.
주부 한 번도 그런 생각으로 남편을 만져본 적이 없네요.
배정원 처음에는 어색하고 간지럽다고 하겠지만 속으로는 좋아하실 거예요. 왜 섹스 감각을 회복해야 하는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여성은 섹스를 안 하면 자궁경부협착(질이 붙어 좁아지는 증상)이 일어날 수 있어요. 심한 경우 자궁경부암 세포진 검사를 하느라 면봉을 집어넣었을 뿐인데도 피가 나오는 경우도 봤습니다. 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은 사정을 해야 해요. 사정은 전립선염을 예방하고 발기는 음경의 실핏줄로 피가 돌면서 산소를 공급시키지요. 용불용설. 몸의 기관은 계속 써야 병들지 않아요.
이 모 주부를 위한 배정원의 맞춤 팁!
1 삽입이 힘든 경우에는 아스트로 글라이드, 페미라이드 자이젤리 같은 안전성 면에서 승인을 받은 윤활제를 구입해 사용하세요.
2 보들보들한 실크 슬립을 입고 주무세요. 살이 닿아야 스킨십을 하겠죠. 스킨십은 섹스의 전 단계입니다. 또 부부는 꼭 같은 침대에서 함께 주무셔야 합니다. 자녀들에게도 좋은 결혼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3 남편을 위한 속옷, 소녀 취향으로 준비하세요. 이 모 주부의 남편은 노출이 심하고 야한 속옷 취향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의 속옷을 구입하세요.
“6개월 차 신혼에 섹스 횟수 열 번, 너무 적은 거 아닌가요?”
최OO 주부
♥나이 31세 ♥직업 방송작가 ♥자녀 없음 ♥남편 34세, 애널리스트 ♥특이사항 3년 연애 후 결혼생활 6개월 차
주부 저희는 결혼한 지 6개월 된 신혼부부예요. 그런데 성관계는 열 번이 전부입니다. 연애할 때는 2주에 한 번씩은 했던 것 같은데 결혼하고 나서는 그보다 더 적다니! 둘 다 섹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스킨십도 자주 하는 편인데 섹스만 안 해요.
배정원 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주부 둘 다 일이 바쁘다 보니 서로 날을 맞추기가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패스’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배정원 아내께서 한 발 양보해서 ‘오늘 내가 피곤하더라도 이 사람이 원하니까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요? 두 사람은 바쁜 것보다는 섹스 자체를 재미없어 하는 것 같아요. 섹스하는 시간은 길어야 30분 내외잖아요. 남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섹스를 하고 푹 자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어요. 남편이 피곤해할 때는 아내가 주도해서 애무도 하고 흥분시켜보세요. 섹스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에요.
주부 저도 너무 적은 횟수가 걱정돼서 결혼한 친구들에게 횟수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꽤 자주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제 남편이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라고 할 때마다 ‘혹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남자들이 이유 없이 안 한다고 하면 이상한 거 아닌가요?
배정원 34세면 한창 왕성하게 성관계를 할 수 있는 나이죠. 아마 바빠서 안 하다 보니 그런 상황에 익숙해진 것일 수도 있고 간단하게 자위행위를 하고 만족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주부 또 하나 고민은 남편이 요즘 혼자 소파에서 잠이 드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거예요. 술을 많이 마시고 들어온 날은 그냥 잠들어버리기도 하고, 코골이가 심해서 저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소파에서 자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침대보다 소파에서 자는 날이 많아졌더라고요.
배정원 그래도 같이 자야죠.
주부 괜찮으니까 침대에서 자라고 했더니 제가 잠든 새벽에야 침실로 들어오더라고요.
배정원 결혼 생활을 하는 데는 두 사람만의 규칙이 있어야 해요. 소파는 이야기하는 곳, 침대는 잠자는 곳, 식탁은 식사하는 곳, 이런 식으로 정해놓지 않으면 생활 자체가 헝클어져요. 이런 상태에서 만약 아기가 생기면 남편의 침실은 아예 소파가 될 거예요. 부부가 연애도 길게 했고 친밀감도 높은 것 같으니 아내께서 주도적으로 남편을 이끌어 섹스의 재미를 찾아보는 건 어때요? 남편을 팬티만 입혀서 침대에 묶는 거예요. 그렇다고 아프게 꽁꽁 묶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분만 느껴질 수 있도록 하라는 거죠. 눈을 가리고 “오늘은 내가 갖고 놀 테니까 가만히 있어”라고 말해보세요. 또 얼음을 입에 물고 남편의 몸을 자극해보세요. 취향에 따라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차가운 자극을 좋아합니다.
주부 실제로 그렇게 해도 될까요? 마치 영화나 책 속 이야기 같아요(웃음).
배정원 섹스를 점잖게만 접근하는 게 문제예요. 외국의 성 상담가들은 서먹해진 부부들에게 침대 속 다양한 장난을 가르쳐줘요.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자극적이고 흥분될 겁니다. 신혼 시절은 다시 오지 않아요. 아이나 다른 가족 등 방해 요소가 없으니 둘이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에요. 신혼기에 두 사람만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놓아야 권태기가 왔을 때 사탕을 꺼내 먹듯 ‘아, 그런 시절도 있었지’ 하고 회상하며 무사히 넘어갈 수 있는 거예요.
주부 섹스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바쁘다는 이유로 너무 무심했던 것 같아요.
배정원 섹스는 하면 할수록 시너지 효과를 더 누립니다. 지난번 섹스가 좋았다면 다음 섹스를 기대하게 마련이에요. 그저 룸메이트처럼 무심하게 지내다 아기까지 생기면 더 어려울 수 있어요.
최 모 주부를 위한 배정원의 맞춤 팁!
1 소파와 침실의 용도를 정확히 구분해서 사용하세요.
2 서로를 흥분시키는 것은 부부의 의무입니다. 신혼기에는 더욱! 샤워를 한 후 야한 속옷을 입는다든가, 남편이 좋아하는 향의 향수나 보디크림을 써보세요.
3 신혼기에 두 사람만의 추억을 만들어놓으세요. 늘 ‘어떤 장난으로 이 사람을 즐겁게 해줄까’ 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 섹스리스로 고민하는 분들을 모시고 배정원 소장님의 개별 상담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솔루션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메일(ladykh@khan.kr)로 이름과 주소, 연락처, 사연을 보내주시고
제목에 [섹스리스 고민]이라고 적어주세요. 신원은 철저히 보장해드립니다.
![[성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http://img.khan.co.kr/lady/201306/20130618152428_2_bubu_sex2.jpg)
[성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섹슈얼리티 코치’로 불리는 성 전문가.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보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에서 성교육 및 성상담을 시작했으며, 2004년에는 군인 성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국방부 장관 감사장을 받았다. 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제주도 ‘건강과 성 박물관’ 초대 관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성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 세종대학교에서 ‘성과 문화’, ‘연애와 결혼 관계론’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유쾌한 남자, 상쾌한 여자」, 「여자는 사랑이라 말하고 남자는 섹스라 말한다」가 있다.
■정리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영길, 조민정 ■도움말 / 배정원(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02-6203-0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