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남편 육아 맨 만들기
출산 후 여성들의 90%가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한다고 한다. 그중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불공평한 가사 분담. 경제적 어려움은 그 다음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설거지 2배, 세탁 4~5배, 쇼핑 3배, 식사 준비 2배, 청소가 6배쯤 늘어난다고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런 일들은 아이를 돌보면서 ‘추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까지 태어났다면 수치는 곱절 이상이 된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남자의 인생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는 결혼생활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남자들이 아빠 역할에 더 적극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남편이 보다 적극적으로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고 감정적으로 후원해줄수록 아내는 더욱 행복해지고 또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아이에 대처하는 아빠들의 자세
첫째 아이 때 없던 형제들 간의 미움과 질투가 아마도 가장 큰 걱정거리일 것이다. 이는 방치하지 말고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어야 한다. 첫째 아이에게는 새로 생긴 동생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자신이 누나 혹은 언니, 형, 오빠가 됐다는 사실에 잠시 흥분한다. 하지만 이내 동생이 자신에게 득보다 해가 되는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동생이 잠시 왔다가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뒤에는 더욱 좌절하게 된다. 그래서 분노하고, 울고, 짜증을 내고, 질투를 하고 급기야 때리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다시 아기가 되려고 한다. 아기처럼 말하고, 손가락 빨고, 잘 가리던 용변도 옷에 실수를 해버린다. 더 많이 안아달라고 떼를 쓰고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울어버린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화를 내기보다는 그런 감정이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는 것이 좋다.
① 처음부터 육아에 동참시켜라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 아이에게 바로 전화를 해주고 퇴원해서 집에 오면 동생을 안아보게 하라. 병원에 있는 동안에도 아이를 오게 해 새로 태어난 동생을 보여줘라. 동생이 가족이 됐음을 인식시키고 동생 돌보기와 관련된 간단한 심부름을 시키는 것도 좋다.
② 강요는 하지 말라
아이에게 동생의 기저귀를 갈게 하거나 목욕, 수유, 유모차 밀기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청하는 건 좋은 방법이다. 단 절대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동생이 더 중요하고 자신은 아이를 돌보는 데 필요한 존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③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라
무엇보다 동생은 귀엽지만 같이 있을 때 즐거움만을 주는 존재가 아님을 알려줘라. 처음 얼마 동안 신생아는 먹고, 울고, 싸기만 한다. 동생이란 원래 그런 존재임을 말해주고, 큰아이의 어릴 때 사진을 보여주며 그때 엄마, 아빠가 얼마나 사랑해주었는지를 이야기해줘라. 동생과 함께 외출할 땐 사람들이 동생에게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사실도 미리 귀띔해주는 것이 좋다.
④ 구체적으로 동생 돌보는 법을 지도하라
동생을 어떻게 안고 다뤄야 하는지를 직접 보여줘라. 그리고 인형을 갖고 연습하게 하라. 분유를 먹인다면 젖병을 들고 동생에게 우유를 먹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 혼자서 동생을 만지거나 안지는 못하게 주의를 줘야 한다.
⑤ 인내심을 길러줘라
아이가 동생을 질투하면 그 감정을 꾸밈없이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라.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하는데, 그럴 때 “너보다 동생이 더 관심을 받아서 화가 나니?”라는 식의 질문을 던지고 그 감정을 그림으로 그리게 해라. 아이가 퇴행 행동을 보이더라도 “나이가 몇 살인데 그러니!”라고 혼내기보다는 둘째가 절대로 할 수 없는, ‘형’, ‘언니’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해라. 예를 들어 “네 동생은 신발도 혼자 못 신는다”, “미끄럼틀도 못 타” 등을 언급하며 언니, 형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강조하라.
⑥ 첫째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라
아이에게 동생이 태어났어도 엄마, 아빠의 사랑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 같이 동화책을 읽고, 산책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놀아준다.
⑦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세워 가르쳐라
아이들은 동생을 직접 안고 돌보고 싶어 한다. 어느 정도 큰 아이라면 무조건 금지하지만 말고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해보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동생을 안을 때에는 항상 머리를 받쳐주고, 언제나 조심해야 하며, 동생을 안고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도한다.
아빠들에게 추천하는 고난도 달래기 전략
집 안 청소하랴, 첫째 아이와 놀아주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아내를 위해 퇴근 후 30분 정도 둘째 아이와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가 돼보는 건 어떨까? 물론 우는 아이를 달래려다 아빠가 먼저 울고 싶어질 수도 있다. 온갖 방법을 다 써봐도 안 통할 때, 그런 순간을 위한 ‘고난도 달래기’ 전략을 공개한다.
1 아기는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바뀔 수 있다. 아기를 안고 계단을 오르내려보자. 즐거운 움직임과 흥미로운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해주는 것이다.
2 비치볼 혹은 짐볼에 아이를 엎어놓고 가만히 조심스럽게 흔들어본다. 아기가 자신을 불쾌하게 했던 이유를 잊어버리고 기분 전환이 돼 울음을 그칠 것이다.
3 공기 방울이 들어가면 신생아의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아기를 반듯하게 눕혀놓고 자전거를 타듯이 다리를 앞뒤로 움직여주거나 양 무릎을 가슴께로 끌어올렸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기는 배에 압력이 가해져 발생한 가스를 분출한다.
4 엄마의 배 속을 그리워하는 아기들도 있다. 이럴 때에는 아기를 카시트용 캐리어에 앉힌 다음 손잡이를 잡고 앞뒤로 가만히 흔들어보자. 아기가 자궁 속에서 느끼던 밀착감과 움직임을 가장 비슷하게 느끼게 해주는 방법이다.
■글 / 김지윤 기자 ■참고 서적 /「육아 천재가 된 코믹 아빠」(게리 그린버그 저, 명진출판), 「초보 아빠 육아 스쿨」(아민 A.브롯 저, 황소자리) ■일러스트 / 박채빈